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이 첫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5년여 만에 정부 심사를 통과해 지역 발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서 기준을 크게 밑돌아 사업이 무산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터여서 그 기쁨은 더욱 크다. 어디 이뿐인가.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GTX-B노선은 쾌적하면서도 빠른 속도와 지역발전 기대감까지 한껏 부풀리고 있다. 일반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덕분에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해 인천과 서울 중심부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총 80.1㎞ 구간을 단 50분 내에 주파할 수 있다고 한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단 26분에 도착할 수 있어 그야말로 초스피드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여기에 노선이 지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추 역세권 개발 기대도 커지고 있다. GTX-B노선이 지나는 송도는 각종 개발 계획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동구는 남동산단의 스마트 산업단지 전환 가속화를, 부평구는 부평 문화의거리와 대규모 지하상가를 기반으로 한 관광 활성화 등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GTX-B노선 예타 통과 하나만으로 지역이 온통 장밋빛 기대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기대가 있으면 우려도 있는 법이다. GTX-B노선 개통이 인천으로의 인구·관광객 유입보다는 서울·경기 등 타 지역으로 유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인구는 인천보다 집값이 싸면서도 서울 이동이 편리한 경기도로 유출될 수 있고, 관광객 역시 인천을 뺀 서울과 경기도만 오갈 수 있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시장 과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배제할 수 없다. 송도는 GTX-B노선의 예타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이미 부동산시장이 들썩였고 매물도 거둬들인 상태다.

 사업 착공을 위한 예산 확보도 과제다. 전체 사업비 5조7천351억 원의 60%는 민간사업자가 조달하고 나머지 40%는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된다.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민간사업자는 기대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3조4천400여억 원이나 되는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만큼 경제 상황이 따라줘야 한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5년간의 과정이 그랬듯이 2025년 개통을 앞두고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만약의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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