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불똥이 인천지역 주류업계로 튀고 있다. 롯데주류에서 판매하는 ‘처음처럼’ 소주가 일본 기업 지분이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일반 가게에서 팔리지 않은 주류 반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인천지역 C주류 유통업체의 경우 ‘처음처럼’ 판매량이 지난 6월 1천200여 짝(1짝당 30병), 7월 1천180여 짝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21일까지 판매량은 400여 짝으로 크게 줄었다.

C업체 관계자는 "‘처음처럼’, ‘클라우드’ 등 롯데주류에서 유통하고 있는 제품의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근에는 하루 3∼4짝씩 반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처럼’ 소주의 생산·유통사인 롯데주류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내걸었다. "롯데주류에 일본 아사히가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롯데주류는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로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등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대한민국 기업이다"라며 "특히 ㈜롯데아사히주류는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가 합작한 판매법인으로 일본 아사히 맥주 등을 국내에 유통·판매하는 법인일 뿐이다"라고 공지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는 일본식 주점(이자카야) 등에도 미치고 있다.

연수구 송도동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A(43)씨는 최근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이 줄자 매출이 바닥을 쳤고 임대료도 못 낼 처지다. 지난달 A씨의 가게 매출은 3천만 원가량이었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매출은 90%가량 줄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A씨는 "체인점 형태의 이자카야 상황은 모르겠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일식 가게들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폐업신고나 업종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평의 한 일식집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B(38)씨는 지난달 대비 60% 가까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했다. B씨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따른 우리나라 국민들의 극일 감정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맥주 및 소주(사케)를 메뉴판에서 제외시켰고, 국내 고급 소주 등으로 대체해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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