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찰이 되면 어떤 경찰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 속의 경찰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그보다 많은 강력범죄 속에 안전하고 다정한 경찰이 되고자 합니다."

인천남동경찰서 간석지구대 2팀에서 3개월간의 실습기간을 마치고 지난 22일 실습생 딱지를 뗀 정성호·권태준 순경의 포부는 남다르다. 이들에게 처음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보던 각종 사건사고들은 그저 남의 일처럼 느꼈다.

하지만 경찰관의 꿈을 키워 경찰 실습생이 돼 일선현장에 근무하면서 홀몸노인 고독사,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 보이스피싱, 강도, 성폭행, 주취자, 절도 등 많은 유형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충격과 당혹함의 연속이었다.

정성호 순경은 실습생기간 중 극단적 선택 신고자 현장 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엄마가 이상하다"는 7살짜리 아들의 다급한 신고에 선배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고,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들어오면 바로 죽을 것"이라는 협박이 들렸다.

일단 엄마를 더욱 자극하지 않는 분위기를 반던 후 한편으로는 엄마를 설득하고, 한 팀은 거실에 있는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 아들의 신변을 안전하게 확보했다. 이어 엄마가 지니고 있는 칼을 빼앗으며 마무리된 사건이었다.

이어 권태준 순경에게는 70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으로 평생 모은 3천만 원을 날릴 뻔한 것을 막은 사건이었다.

은행에서 다액 인출자가 있다고 해 현장에 출동했다. 할머니가 여러 가지 질문에 횡설수설하는 것을 이상히 여겼다. 30여 분간 설득 속에 딸이 대출업자에게 붙잡혀 있다는 보이스피싱을 확인한 후 딸과 직접 통화를 시켜주면서 3천만 원 인출을 막은 사건이었다.

이제 진짜 경찰이 된 정 순경과 권 순경은 "실습 기간 중 선배님들에게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늘 시민들과 함께하는 경찰이 되겠다"며 "남동경찰서 로고에 맞는 안전하고 다정한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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