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무용단의 내한공연이 오는 4월15∼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1984년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와 함께 한국에 왔던 그가 20년만에 다시 서울을 찾는 것.
 
이번에는 록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라디오헤드(Radiohead), 시거 로스(Sigur Ros)의 음악과 동행한다. 그의 나이(85세) 등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뉴욕의 BAM 극장에서 초연된 커닝햄 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작 `Split Sides'를 비롯해 1992년 타계한 평생의 정신적·일상적 동반자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Ground Level Overlay'(1995), 그리고 신비롭고 시적인 이미지의 `Pond Way'(1998) 등을 공연할 예정이다.
 
`Split Sides'는 세계적인 록그룹 라디오헤드와 시거 로스가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작품. 특유의 몽환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라디오헤드와 아이슬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밴드 시거 로스는 이 작품을 위해 새로운 창작곡을 연주했다. 시거 로스는 그 때의 연주를 `바바티키디두'(ba ba ti ki di do)라는 스페셜 싱글 앨범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안무를 포함한 모든 구성요소들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음악도 라디오헤드와 시거 로스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각 요소가 보이는 순서가 공연 당일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주사위를 던져 그 순서대로 공연을 조합하는 것. 머스 커닝햄이 심취해 있는 선사상과 주역 64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Ground Level Overlay'는 인간의 신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결코 무게를 주고받지 않으며, 모든 것이 멈춰 있으며 동시에 전진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0과 1의 연속체인 것이다.
 
`Pond Way'는 자연 그대로의 이미지가 시적으로 울려퍼지는 듯한 춤이다. 마음속 깊은 곳 가장 아름답고 신비롭고 신선한 느낌이 오래가는 작품이다. `Pond Way'는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그림 배경과 동양화의 요소가 가미된, 커닝햄만의 독특한 실험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음악을 담당한 Brian Eno는 국내에 `By This River'라는 곡으로 잘 알려진 뮤지션. 1970년대 `Ambient'라는 음악장르를 만들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의 위촉으로 제작돼 1998년 초연됐다.
 
공연시각 목.토요일 오후 6시, 금요일 오후 8시. 입장권 4만·6만·9만·12만원.
 
☎537-0300(www.i-fine.co.kr), 1588-7890(www.ticketlink.co.kr), 1544-1555(www.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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