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벌에 나선 촉한의 승상 제갈량이 병을 얻어 오장원에서 죽고, 사마의는 승전장군이 돼 돌아왔다. 위나라는 천하통일이라도 한 듯 한껏 들떴다. 황제 조예는 토목공사를 일으켜 승전 축하를 하려 했다.

 오랜 전란에서 겨우 해방된 백성들에게는 고역이었다. 결국 조정의 공경대신들까지 동원돼 나무를 깎고 흙을 날랐다.

 이때 동심과 사도라는 인물이 상소문을 올렸다. "일찍이 성인께서 말씀하시기를 ‘임금이 신하를 예의로 대하면 신하는 충성으로 임금을 모신다’고 했습니다. 충성으로 섬기지 않고 예로서 대하지 않으면 나라가 어찌 제대로 서겠습니까. 신은 이 상소로 죽게 될지 모릅니다만 제 자신이 보잘것없으니 죽는다 해도 나라에 손해날 일은 없겠지요."

 조예는 짐짓 크게 격노했고, 주위에서는 "죽어 마땅하니 참하소서" 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용서해줬다. 적이 사라지면 태평성대가 오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쥐어짜는 새 정책이 있을 뿐이라는 역사의 진실을 새삼 일깨운다 하겠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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