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워킹맘 김혜경(35·여)씨는 올 추석 차례상을 어떻게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직장에 다니면서 추석 전에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 일을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김씨는 직접 음식을 하는 대신 명절 상차림 세트 구매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음식 장만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여줘 부담 없이 추석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씨는 "아직 시부모님께 말씀을 드리진 못했지만 이번 추석처럼 기간이 짧은 경우 한 번쯤은 상차림 세트를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음식만 준비하다가 가족들과 제대로 된 시간을 못 보내는 것보다 필요한 음식을 구매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석을 앞두고 간편하게 명절 음식을 구입하는 가정이 늘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역시 고객들의 변화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29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올 추석에 선보일 명절 관련 가정간편식(HMR) 자체브랜드(PB) 제품 물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늘렸다.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시작일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6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명절 상차림 관련된 가정간편식 매출이 전년 추석 대비 약 30%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도 해가 갈수록 간편 상차림과 관련된 제품의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판매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전 세트요리, 미역국, 소고기 뭇국 등 추석 제수음식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역시 명절 간편 상차림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고사리·도라지·시금치·콩나물·무나물 각 250g으로 구성된 ‘나물세트’를 4만9천 원에, 완자전·깻잎전·고추전·꼬치산적·동태전·대구전·새우전·애호박전 각 250g으로 구성된 ‘전 세트’를 7만9천 원에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을 선호하며 추석 명절 음식과 관련된 가정간편식 수요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며 "명절 상차림과 제수음식 관련 PB를 다양하게 선보여 고객 수요에 발 맞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