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字萬劃(만자만획)/萬일만 만/字글자 자/劃그을 획

공부하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경망하고 교만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여(汝) 강변에 무식한 재산가가 있었다. 한번은 초(楚)지방의 선생을 모셔다 아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한 획을 긋고 "이것은 한 일(一)자다"라 하고, 두 획을 긋고 "이것은 두 이(二)자니라."하고, 세 획을 긋고 "이것은 석 삼(三)자니라."하고 가르쳤다.

 아들은 기뻐서 붓을 내동댕이치고 부친에게 달려가 말했다. "아버지, 이제 다 배웠어요, 더 이상 배우지 않아도 돼요, 선생님을 그만 돌려보내셔도 돼요."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대견히 생각하고 선생님에게 약간의 보수를 주고 돌려보냈다. 하루는 재력가 영감이 친구 만(萬)씨를 초청하여 잔치를 벌일 생각으로 아들에게 초청장을 쓰도록 했다.

 한참을 지나도록 써오지 않자 영감은 아들을 찾아가 재촉했다. 아들은 화를 내며 "많은 성씨 중에 하필이면 만(萬)씨라니오! 아침부터 쓰고 있는데 이제 겨우 오백획 썼어요."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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