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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UN 환경총회의 지역별 준비회의 격인 ‘제4차 아·태 환경장관포럼’이 2020년 9~10월 중 4일간 국내 도시 중 한 곳에서 진행될 예정인가 보다.

 개최 도시 선정을 위한 1차 제안서 제출 결과, 인천·부산·수원·제주·대구·경주·여수·순천 등 8개 도시가 경쟁에 나섰고 최종 후보지로 인천, 부산, 수원이 선정됐다고 한다. 조만간 후보지 실사단이 각 도시를 방문, 엄정한 평가 후 결론을 낼 모양이다.

 현재 UN 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가 격년으로 열리며 교차해서 지역별로는 지역별 장관급포럼이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나이로비에서 제4차 UN 환경총회가 열린데 이어 제4차 아·태포럼이 한국에서 내년에 개최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환경 이슈에 대한 공동 논의와 지역별 환경 현안 집중토론이 진행될 계획이다.

 아·태지역 41개국 관계자와 국제기구, NGO 등 모두 500여 명이 이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가 제4차 아·태 환경장관포럼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이 국제교류에 있어 주요 국내 거점이자 회의의 취지가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도시라는 것이다.

 인천은 공항, 항만, 전통 산업단지로 대표되는 고도성장의 도시이며 빠른 확장 과정을 거친 역동의 도시이다. 아울러 섬과 바다, 갯벌을 끼고 있어 풍요로운 자연환경이 공존하는 도시, 가치 높은 생태자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간 우리의 삶터에서 도시화와 산업화의 그늘을 보았고, 역으로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 또한 경험했다.

 시민사회의 역량 강화와 큰 보폭의 활동이 존재했고 다채로운 연대, 협력체계로 고유한 시민자산을 축적해왔다.

 인천은 다양한 논의를 위한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 발전을 보여주고 미래 환경을 열어가는 지표도시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그러한 면에서 회의의 인천 유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타 지자체와 경쟁을 뛰어넘어 인천에서의 개최가 최종 결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회의에선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한 대응’이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란다.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경향이 유지될 경우 2050년까지 120억 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노출돼 자원 이용을 저해하고 사회,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에 비춰 매우 적절한 선택이다.

 주제에 비춰보더라도 회의의 인천 개최는 더욱 당연한 판단일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섬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철새를 보호하며 갯벌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순간들이 떠오른다.

 다만, 일회성 행사로 ‘2020년 아·태 장관포럼’ 유치에 힘을 보탤 수는 없다. 국가적으로 이 회의가 유엔환경총회의 결의 이행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중앙·지방정부 역할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인천시는 유치에 대한 희망을 품되 그 결과에 관계 없이 지속가능한 도시 인천, 풍요로운 생태환경 도시 인천으로 확고히 정책을 전환해 나가는 과정을 만들어 내야 한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바닷모래 채취와 갯벌매립, 저어새 등 멸종위기 생물, 생물종다양성, 도심 S자녹지축,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중요하고 시급한 환경의제, 정책과제, 갈등 요인들이 산적한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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