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파촉 공략에 나섰을 때였다. 파촉의 장수 냉포가 사로잡히게 되자 항복하면서 입 발린 말을 했다. "죽은 목숨을 살려주신다니 어찌 감복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지금 파촉의 장수 유궤와 장임은 저와 생사를 함께하기로 한 사이입니다. 풀어주신다면 그 둘을 설득하여 낙성을 바치겠습니다."

 유비는 크게 기뻐하면서 냉포를 보내 줬다. 그때 위연이 말했다. "저런 놈은 놓아주면 안 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유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인의로 상대를 대하면 그 사람은 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결과는 위연의 말처럼 됐고 나중 냉포는 재차 사로잡혀 처형되고 말았다.

 난세의 인간과 치세의 인간은 행동거지나 상황에 따른 감정이 같을 수 없다. 태평성대였다면 인간의 심성으로 대하고 응답하겠지만 어지러운 세상이 되면 얄팍한 속임수에 잔꾀가 횡행하고 배신조차 서슴지 않는 것이 인간사다.

 온갖 공방에 그야말로 난세의 인간군상 같은 모습이 확연하다.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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