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만 할까. 인천시의 경기장 내 버스 차고지 조성 검토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는 내년 7월말로 예정된 전면적인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앞두고 차고지 확보에 한창이다. 지역 내 버스 공영차고지가 4곳뿐이라서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이렇다. 차고지가 적은 데다 외곽에 있다 보니 손님이 없는 상태로 버스가 차고지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이는 결국 연료 낭비와 배차시간 증가, 운행 횟수 감소 등 문제를 야기시켜 버스 준공영제 재정이 많이 들어가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진다는 이유에서다.

 박남춘 시장도 나섰다. 박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버스 차고지가 지역 곳곳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같은데도 노느니 차고지로 검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면적(62만3천856.4㎡)이 넓다 보니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경기장은 노는 곳이지 놀고 있지는 않다. 꾸준히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고 있고 시민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이곳은 넓은 부지를 비롯해 수용 인원 규모가 크고 주차장은 일반 차량 1천798대, 장애인 65대, 경형 39대, 대형 74대 등 총 1천978대를 수용할 수 있어 메가 스포츠 이벤트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기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여기에 넓은 부지를 강점으로 각종 시설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그동안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와 KBS 미디어파크 조성 등에 도전했고, ‘더 잘 놀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관광단지 지정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시 버스정책 담당부서는 버스 차고지 확보를 위한 경기장 현황조사를 마쳤다. 관련 부서와 사용 협의를 진행한 후 오는 12월까지 버스 차고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장 획기적인 경기장 활용방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향후 가능성마저 무시한 채 차고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적합한 방법인지 묻고 싶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천 2030 미래이음 교통분야 설명회’에서 다시 한 번 버스 차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은 천연가스 버스, 전기버스가 있어서 매연이 거의 없다"며 "버스 차고지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 한가운데 들어와야 주민들도 편하고 버스 배차 시간도 잘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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