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곧 사랑할 기회를 갖고 있음을 뜻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랑의 유무에 따라 삶이 즐겁기도 하고 절망적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우리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할까요?

 저는 사랑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규정해봅니다. 이렇게 규정하면, 사람이든 자연이든 자신의 일이든 간에 대상을 ‘귀하게’ 여길 때가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의 자존감은 높아지고 자신감 역시 충만해질 겁니다. 이것이 ‘나’를 더더욱 노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결국 나는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상대방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지혜 이야기」에는 유행을 선도해온 피에르 카르뎅의 젊은 시절 일화가 소개돼 있습니다.

 유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차 세계대전으로 부친의 사업이 망하자 힘겨운 나날을 보냅니다. 부친은 사업에 재기를 하지 못했고 어머니 역시 생계를 꾸려나갈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온 가족을 부양해야만 했습니다. 성실한 탓에 회계 직원으로 채용됐지만 월급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엔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변변한 옷을 살 수도 없어 자신이 직접 옷을 지어 입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옷을 재단하고 만드는데 흥미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홀로 파리의 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자신의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 타개할까를 고민하고 있을 때, 화려하게 차려 입은 백작 부인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어디서 샀어요? 아주 멋있군요."

 "제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직접 만들었다고요? 계속 노력해보세요. 앞으로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낯모르는 백작 부인의 이 칭찬의 말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1년 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의류점을 열었고, 재능을 인정받아 영화 ‘미녀와 야수’의 의상 제작을 맡았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쇼까지 열게 됩니다. 그 이후 승승장구했습니다.

 누군가를 귀하게 여길 때 우리는 그를 ‘관찰’하게 됩니다. 관찰하면 할수록 그를 더 잘 알게 되고, 그의 재능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를 칭찬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그 결과는 그의 놀라운 성장으로 이어질 겁니다.

 「바보 되어주기」라는 책에 내과의사인 남편이 아내와 나눈 밥상머리 대화가 나옵니다.

 "똑같은 날 위장병으로 병원을 찾아온 환자가 둘 있었소."

 "한 달간 치료를 받았다는 두 부인들 얘기인가요?"

 "그래요. 그런데 한 사람은 몰라보게 건강해졌고, 한 사람은 별 차도가 없었어요."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했는데도 그래요?"

 "그렇소. 단지 차이점이라면, 건강을 되찾은 부인의 남편은 식탁에서 음식을 즐겁게 먹었고, 별 차도가 없는 부인의 남편은 늘 불만스럽게 먹었다는 것뿐이에요."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며 그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곧 사랑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들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은 더 견고해지고 이때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작은 이야기」에 늘 꼴찌만 하는 어느 모자(母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엄마는 아들이 등수가 오를 때마다 만 원씩 주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네가 만 원을 받아가는 게 네겐 그리 쉽진 않겠지?"

 자존심이 상한 아들은 이를 악물고 공부해 성적이 올랐고, 만 원을 내미는 엄마에게 아들은 말합니다. "엄마, 만 원 대신에 저를 꼭 안아주면서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라고 말해주면 안 되나요?"

 사랑은 상대를 키워줍니다. 또한 험한 세상을 견디게 해주는 힘입니다. 그런 사랑이 온 누리에 그윽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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