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산업단지에 공장을 둔 A사는 추석 연휴 전 주말(7∼8일)에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틀 동안 주야간 2교대로 50여 명이 정상 근무한다. 이 회사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A회사 대표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가동하지만 평일보다 1.5배 늘어나는 인건비가 부담인 건 사실"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임금 관련 부담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추석 이후가 더 두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소기업 10곳 중 5곳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고용환경 변화와 매출 부진의 악재 속에 추석 연휴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8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55%의 기업이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밝힌 기업 비중이 지난해(51.9%)보다 3.1%p 높아져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사정 곤란 원인으로는 ‘인건비 상승’이 5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판매 부진 54.7%, 판매대금 지연 회수 25.3%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중소기업 평균 2억1천2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업들이 확보하지 못한 부족 자금은 평균 5천900만 원으로 필요 자금 대비 부족률은 28.3%로 집계됐다.

중소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추석 자금 조달 방법으로 결제 연기(51.7%)를 택했다. 이어 납품대금 조기 회수(37.9%), 금융기관 차입(30.8%) 등이 뒤를 이었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한 기업도 30.3%에 달했으며, 사채로 부족 자금을 보전하겠다는 기업도 7.8%에 달했다.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 지급 예정 업체는 55.4%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추석 연휴 평균 휴무일은 3.9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추석 자금 사정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투자 및 수출 부진 지속, 내수 침체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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