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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孫子兵法)과 국가 경영전략

장종현 국민대 겸임교수/전 SK네트웍스 중국사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9월 09일 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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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현 국민대 겸임교수
#. 손자병법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 

손자는 BC 5세기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오(吳)나라를 춘추 5패에 올려 놓은 병법가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시 손자가 지은 손자병법을 추천 도서로 권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잘 대변하는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손자의 사상을 논할 때 가장 유명한 전략은 단연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하지 않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전쟁의 기본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가진 몽골의 원나라(1271~1368)는 전쟁을 통해 세계 제국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내막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침공 전 단계에서 외교적 방법으로 항복을 권유하고 불응할 경우 철저한 응징으로 영토를 확장했는데 대부분의 국가는 몽골에게 자진 항복을 했고 이로 인해 빠른 기간 내에 전쟁을 회피하면서 세계 제국을 완성할 수 있었다.

# 고구려의 몰락과 대영제국의 교훈

 고구려는 AD 668년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멸망했는데 그 당시는 동아시아의 패권을 결정하는 전국시대(戰國時代)로 당시 동아시아의 최강국 중의 하나로 중국의 수나라, 당나라의 침공을 슬기롭게 방어하는 70년간의 외침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국가 경제는 피폐하게 되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아 국가재정이 건실한 신라에게 패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몽골과 더불어 세계사에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대영제국도 18세기 이후 모든 전쟁에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강대국이었으나 19세기 광대한 영토와 세계 패권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 프랑스 등 강대국과 지속적으로 전쟁을 한 결과 지금은 세계 패권국의 영광을 미국에게 물려 주는 결과를 가져 왔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나폴레옹을 천신만고 끝에 제압한 영국은 미국의 독립전쟁에서 철수한 아픈 기억을 만회하기 위해 1812년 미영전쟁을 일으키고 미국은 워싱턴이 영국군에게 점령당하는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지금의 캐나다와 국경선을 확정하는 등 미국과 전쟁에서도 우위를 점한 바 있다. 지금의 미국 대통령궁이 백악관으로 불리는 이유는 미영전쟁 당시 영국군에 의해 불탄 대통령궁을 흰색으로 덧칠 한데서 유래하고 있다.

 지금 세계의 패권국인 미국 역시 2차 대전 이후 극심한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세계의 모든 이데올로기 국지전인 중동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아프간전쟁 등을 겪으면서 경제는 위축돼 사실상 세계 경제 패권을 독일과 일본에게 내주었으나, 1985년 일본과의 플라자 합의로 환율을 압박해 경제 패권을 회복함은 물론 중국의 개방을 통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1991년 소련의 몰락을 유도해 지금은 세계의 유일한 패권국으로 우뚝 서게 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선택한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끽하고 있다.

# 동아시아 시대의 도래와 한국의 선택

 21세기 초반 세일가스 혁명으로 석유 자급에 성공한 미국은 전통적 패권 경쟁국인 러시아를 완전 제압하고 일대일로를 통한 세계 리딩 국가로 부상을 선언한 중국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 전통적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의에서의 전쟁위험은 현저히 감소한 반면 중국과 미국의 이권이 충돌하는 동아시아의 지역 불안정성이 고조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민의 약 20%에 달하는 20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홍콩 사태는 이 같은 위기의 일단을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로 야기된 경제 전쟁은 경제전쟁을 넘어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 이어져 한일 간 갈등은 동맹의 단계에서 사실상 적대국으로 변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한국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최초로 독도 방어훈련을 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으며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 군사기지 조기 반환 요구로 미국이 날카로운 반응을 하는 등 한미 간의 동맹국 간 결속은 예년 같지 않은 냉랭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시대의 도래로 한반도의 국제적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한국은 과연 손자가 생각한 전략적 국가경영을 하고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으로부터 이 같은 전략이 나온 것인지에 대한 판단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은 선택하고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국가 경영전략의 최우선 목표는 국익이라는 관점이 중요한데 현재의 반일 분위기가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지 되돌아 볼 단계가 되고 있다. 친일파를 적폐로 규정하고 일본에게 죽창 들고 저항하자는 위험한 발언이 정치지도자들에게 통용되는 현 시대에 독립 운동의 상징인 김구(1876~1949)선생의 코멘트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친일파는 매국노와는 다르며 주변국과 친한다는 것은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이다"라는 말은 국가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국가 지도자다운 면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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