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의회가 계획한 해외 출장길이 가시밭길이 될 것 같다. 붉은 수돗물사태로 인한 주민피해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외유성 일정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9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기획총무위원회와 복지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짧게는 6박8일, 길게는 7박9일 일정으로 해외시찰에 나선다.

기획총무위원회는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두바이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복지도시위원회는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캐나다를 방문한다. 이들은 1인당 350만 원씩 총 4천900만 원의 세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방문할 나라에서 진행할 일정이 논란이다. 기획총무위원회는 두바이에서 전통시장 운영현황과 우수사례를 파악할 예정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시청을 방문하고 스페인에서는 복지센터를 찾을 예정이다. 복지도시위원회는 캐나다를 방문해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 그리고 노인복지 시설을 방문한다.

이에 대해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는 외유성 일정이라며 계획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수 전통시장을 살필 곳이 많은데 전통과 문화가 전혀 다른 두바이 전통시장을 찾는다는 것도 문제인데다 스페인과 캐나다의 도시재생과 복지시설 등에서 무엇을 보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출장기간 중에 포함되는 주말에는 특별한 행사도 없는 부실한 일정에 5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주민들은 지난 두 달간 붉은 수돗물 사태 등으로 처참한 생활을 보냈고 지금도 소송비용까지 내가며 수돗물과 전쟁 중"이라며 "의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해외여행에 가까운 출장을 꼭 가는 게 맞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의회 관계자는 "여러가지 어려운 점은 있지만 서구의 상황과 잘 살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정이 되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