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전통시장. 여느 해보다 빨리 찾아온 민족 대명절 한가위. 풍성한 가을걷이와 수확의 기쁨에 더해 저렴하게 준비하는 제수용품과 먹을거리의 즐거움이 있는 장터.

 대형 마트만 아는 아이들에게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정의 재미와 다양한 먹을거리를 가르치는 삶의 현장인 경기도내 전통시장으로 떠나 보자.

 본보는 추석 차례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이 담긴 삶의 현장을 보여 줄 수 있는 고양 원당시장, 용인 중앙시장, 평택 통복시장, 의정부제일시장, 광명전통시장 등 도내 대표 전통시장을 추천한다. <편집자 주>

# 고양 원당시장

 추석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 전통시장 중 가장 생동감이 넘치는 덕양구 성사동 원당시장은 30년 역사의 전통시장으로, 상인들은 시장을 찾는 모든 손님들을 가족 같이 반갑게 맞는다.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란 입소문과 함께 삼송신도시 및 일산신도시 주민들까지 원당시장을 찾아 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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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소와 과일, 생선과 고기, 닭, 두부, 참기름, 건어물뿐만 아니라 제수용품까지 고루 진열돼 있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라오는 떡집도 눈에 띈다.

 원당시장의 좁은 골목길 여기저기를 돌다 보면 추석 차례상 준비는 걱정없다. 시장에 생동감과 활기가 넘치며 상인들이 친절해서 참 좋고, 싱싱한 채소류와 생선 및 육류 등 다양한 상품이 매우 싸 추석 차례상 준비에는 제격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양철용 원당시장 상인회장은 "한때 대형 마트에 밀려 큰 위기를 겪었지만 모든 상인들이 단합해서 저렴하고 싱싱한 농수산물을 갖추고 단골들을 많이 확보했다"며 "이번 추석 명절에는 원당시장을 꼭 한 번 찾아 달라"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도 지난 4일 원당시장을 찾아 "원당시장이 대형 마트보다 가격경쟁력도 앞서고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신뢰를 얻은 만큼 시도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 용인 중앙시장

 용인 중앙시장은 처인구 김량장동 133의 1 일대 3만8천여㎡ 터에 자리잡은 60년 역사의 전통시장이다.

 상설시장이어서 언제 어느 때 방문해도 장을 볼 수 있는데, 매월 0과 5로 끝나는 날에는 인근 금학천변을 중심으로 정기 5일장인 김량장이 열리기 때문에 중앙시장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용인경전철 김량장역 전역이 시장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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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개의 전문식당이 들어선 순대골목으로 유명하며, 떡집과 만둣집이 모인 테마골목도 형성돼 있다.

 한때 용인 최대의 쇼핑센터로 유명했던 청한상가 지하에는 공방들이 밀집해 있다. 2002년부터 공영주차장, 아케이드, 도로 정비, 조형물 설치, 점포 이미지 개선 등 시설현대화사업이 추진돼 고객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최적의 시장환경을 조성했다.

 용인 중앙시장은 유통구조 변화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고자 고객 무료 배송 서비스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형 마트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인기 상품을 공동구매해 원가 이하로 고객에게 판매하는 특가판매사업과 공동쿠폰제도 실시하고 있다. 봄·가을에는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장기자랑, 먹기대회, 감사세일행사, 경품행사 등도 마련한다.

 용인 중앙시장 구성도 다양하다.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음식점(한식·중식·일식·양식·음료·주점), 가공식품, 의류, 신발, 잡화, 떡방앗간, 반찬, 마트·슈퍼, 생활용품, 미용·화장품, 병원·약국, 한의원(약방), 혼수·보석, 휴대전화·기타소매업 등을 망라한다.

 중앙시장 내에서 유통되는 상품권과 전국 전통시장에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408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이번 추석 중앙시장을 찾으면 저렴한 가격에 제수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 평택 통복시장

 추석을 맞아 평택시 통복동에 위치한 통복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모습으로 손님맞이 준비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케이드 공사로 인해 잠시 영업이 중단됐던 일부 구간의 상점은 추석 제수용품 구입을 위해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주변 환경정비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젊은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진 ‘청년숲(몰)’ 통로 중간 중간에는 톡톡 튀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설치하고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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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연 좁은 골목의 떡집 안은 떡을 찌는 하얀 연기가 가득하고 쉴 새 없이 오색의 송편과 각종 떡들이 빚어져 나오고 있다. 길 건너 과일가게에서는 사과·배·포도 등 과일 상자를 판매대로 옮기느라 바쁜 모습이다.

 육류 및 수산물 골목에서는 소고기, 조기 등을 구입하려는 시민들과 상점 주인들 간 주고받는 이야기와 웃음소리로 마치 잔칫집 분위기다. 반찬과 즉석음식 골목에서는 일부 반찬들이 판매대에 진열되기 바쁘게 팔리기도 하고, 특히 먹음직스러운 전이 가득한 전집에서는 밀려드는 주문으로 직원이 뜨거운 불 앞에서 쉬지도 못한 채 열심히 전을 부치고 있다.

 통복시장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통복시장으로 가자’라는 의미의 통토day를 열고 있다. 물건 구매 목적이었던 기존의 전통시장에서 벗어나 트윙클 붙임머리, 마크라메 등 체험활동과 흥겨운 음악이 어우러진 버스킹 공연과 함께 호기심을 자아내는 마술공연이 진행돼 통복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크게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평택=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 의정부제일시장

 경기북부지역 대표적 전통시장인 의정부제일시장은 인근 동두천·포천·양주와 서울북부권에서도 찾는 대규모 시장으로 추석 명절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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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 태평로 73번길 20에 위치한 의정부제일시장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4년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피란민들이 간단한 채소와 밑반찬거리 등을 팔며 형성됐다. 과거부터 의정부와 양주·동두천 등 북부지역에 ‘큰집’을 둔 가정이 많아 명절에 제수용품과 각종 과일, 떡 등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광경은 ‘고향’의 정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총 600여 개의 점포와 노점을 갖췄으며, 고객의 동선과 편의성을 고려해 시장 출입구를 기준으로 가·나·다·라동으로 분류돼 있다. 식품 및 방앗간 등 제수용품은 주로 ‘다’동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평일은 물론 명절 때 특히 붐비는 곳은 ‘부산떡집’이 유명하다. 50년 전통으로 직접 빚은 송편 등 각종 떡을 배달·판매한다. 제일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참기름집 ‘황해제유’도 방앗간 특유의 고소함을 풍기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정부 맛집으로 부담없는 맛과 가격으로 유명한 ‘곰보냉면’을 비롯해 각종 노점에서 떡볶이와 순대 등 추억의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제일시장은 지난 6월 경기북부지역 최초로 상설 야시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특히 북부지역에는 4만 명의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최근에는 이주민가요제 등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오는 20∼22일 이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전통시장 가을축제 ‘Market in Asia 2019’를 선보이며 한가위 정서를 이어갈 예정이다. 야시장 부스를 활용해 아시아 각국의 명절음식을 소개하며, 특히 22일에는 한국 및 아시아 10개국 200명이 참여하는 전통의상 퍼레이드도 열린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 광명전통시장

 광명전통시장은 1970년 12월 21일 광명사거리에 만들어진 시장이다. 당시 의류 상권과 가구점, 먹자골목, 금융기관, 병원 등이 광명사거리 주변 광명2~4동에 걸쳐 위치해 있어서 광명시 대부분의 의식주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현재 국내 전통시장 중 7번째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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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장은 1995년 12월 31일 발생한 화재로 시장 일부가 전소돼 한동안 피란민시장을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을 겪어야 했다. 이후 통로 천막 및 황색 소방선을 완비하고 가게들을 정비해 1998년 재개장했다. 2006년에는 현대화사업을 통해 비를 막아 주는 플라스틱제 천장을 설치하고, 점포들도 정리된 지금과 같은 깔끔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참여정부 시절 추진했던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덕을 톡톡히 보며 시장 간판 현대화, 시장 상품권 사업 등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2017년 5월 공영주차장이 완공돼 소비자들의 편의를 증대하고 있다.

 광명시장은 전국 7대 규모의 전통시장에 걸맞게 고객 쉼터, 짐 보관함, 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먹거리를 구입해 쉽게 먹을 수 있고, 시장을 구경하다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대형 마트를 연상케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시장 안에는 닭강정, 떡갈비, 빵, 꽈배기, 만두, 국수, 죽, 전, 즉석어묵 등 군것질거리가 유난히 많다.

 이번 한가위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훈훈한 인심을 더한 광명시장에서 장을 보며 각양각색의 먹거리를 즐기길 추천한다.

광명=김영훈 기자 yhk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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