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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은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그동안 힘들게 지은 농사의 수확을 거두는 의미 있는 날이다. 하지만 추석이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불경기에 기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내수 침체와 함께 최강급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때문에 전통시장 등이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디플레이션 공포 속에서도 체감 추석 물가는 오히려 상승해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81%로 지난해 8월 대비 상승률이 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수점 세 자릿수까지 따지면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률이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0% 밑으로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농식품과 기업 간 상생협력 차원에서 ‘추석선물은 우리 농식품으로’라는 홍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올해 추석도, 지난 설에 대한상공회의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설을 앞두고 우리 농식품 소비 확대를 위한 공동 캠페인을 전개한 것처럼, 상호 간 농업·농촌에 대한 애정과 깊은 관심을 갖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석선물 홍보 캠페인을 주관하고, 특히 명절에 우리 농식품 소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농식품 소비촉진 운동을 벌인다면, 농수산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동시에 농업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농기업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추석과 설은 농식품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기업들이 우리 농식품 소비 진작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뜻을 모았다.

 이러한 캠페인은 광역시 소재 상공회의소에서 지자체와 상생 협력해 캠페인 확산을 모색함과 동시에 주요 지역 상공회의소에 이르기까지 함께한다면 지역 우수 농식품 소비도 촉진할 수 있다. 여기서 상생협력이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21세기의 농식품 산업과 기업의 상생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특히 식품산업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계가 가야할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웰빙이라든지 건강식품 부문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수한 생산지를 발굴하고 협업해 전략상품을 개발·판매하는 것도 기업과 농식품 산업이 상생하는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자체별로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농업인도 새 전략을 구상해 환경에 민첩하게 적응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이 바로 ‘파레토 법칙’을 적용한 귀족마케팅이다. 이 용어를 경영학에 처음 사용한 사람은 조지프 주란이다.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전체 부(富)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말은 또 20%의 구성원이 그 조직에서 80%의 일을 한다든지, 전체 농식품 중 20%가 80%의 매출을 차지한다는 뜻도 있다.

 우리 농업인들도 새로운 마케팅, 즉 파레토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이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산업에 있어서 20:80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산업의 농식품을 살펴보고, 그들의 수익성을 조사한 후, 수익성이 높은 것에서부터 차례로 나열해봐야 한다. 올 추석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의 고통을 덜어주고, 100%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식품이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는 넉넉한 한가위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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