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수준 향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의 영향으로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공연문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무대공연의 완성도를 높여 주는 무대장치 제어시스템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유럽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무대장치 제어시스템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외국 업체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토종 기업 ㈜하온아텍을 찾아 경쟁력을 살펴본다.

# 하온아텍의 기술력

1994년 ㈜원산정공으로 창립해 2012년 상호를 변경한 ㈜하온아텍은 인천시 부평구 부평북로 242에 사옥을 두고 공연장 무대장치만을 전문적으로 설계·제작·시공하는 국내 최고의 무대장치 전문업체다.

▲ 김영무 대표이사.
무대장치 제어시스템은 오페라, 뮤지컬 등의 공연에서 장막 전환 시 빠른 무대 전환이 가장 중요한데, 무거운 세트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과정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컨트롤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한 무대장치 제어시스템이 필요한데, 하온아텍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분산제어시스템(AXIS Control)을 도입해 정밀도를 높였다.

김영무 대표이사는 "기술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견지하던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R&D사업 32억 원을 지원받아 독자적 기술 개발을 취득하는 성과를 올렸다"며 "이와 더불어 국내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유럽 기준으로 독일에서 수여하는 안전무결점인증서를 취득, 유럽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온아텍이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독립 제어기술을 활용한 분산제어기반 무대장치 제어시스템’은 지난 1월 2019년도 제4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 해외 진출

현재 국내 공연장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1천100여 개로, 이미 규모 면에서 완성된 시장 형태를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무대장치 관련 시장은 연간 신축 2∼3개, 리모델링 사업 10여 개로 한 해 매출 600억 원 이하의 다소 작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연간 30여 개의 공연장을 신축하고 있는 나라로 시장성이 매우 크다. 국내 한 기업이 무대기술을 수출한 이래 기술적인 면에서는 완성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컨트롤 관련 기술이 없어 유럽 제품을 쓰고 있다.

하온아텍의 스마트 스테이지 컨트롤 시스템은 유럽 제품보다 30%가량 가격이 저렴하며 운영기술 이전을 위한 트레이닝센터 설치, 무상 업그레이드, 인접 국가로서 거리적 장점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필리핀 로겔 그룹에 올해 말까지 150만 달러 장비 납품 수주 계약을 마친 상태다. 동남아 시장은 현재 소득수준이 낮아 공연장 수요가 작다. 하지만 국민총생산(GNP) 3천 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공연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므로 잠재적 시장으로의 가능성을 높이 봐야 한다.

김영무 대표는 "R&D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수입 대체 효과를 봤다"며 "하지만 기술 개발 이후의 성공 사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홍보 등이 미흡해 아쉽다"고 말했다.

유정훈 기자 nkyo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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