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선 20여 척이 LNG인수기지와 인천대교 인근 해역에서 전어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어획량은 1척당 1~2kg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소래포구에서 조업을 떠나는 어선.  <남동구 제공>
▲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선 20여 척이 LNG인수기지와 인천대교 인근 해역에서 전어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어획량은 1척당 1~2kg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소래포구에서 조업에 나서는 어선. <남동구 제공>
올해 가을 전어(錢魚)가 말 그대로 돈 없으면 못 먹는, 돈 되는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는 도통 잡히지 않는다. 자연산을 맛보기란 쉽지 않다.

15일 연안부두, 소래포구 등 어시장에 따르면 전어 1상자(1㎏기준)가 연안부두에서 2만5천∼3만5천 원, 소래포구에선 3만 원가량이다. 그나마 인천에는 전어 물량이 가뭄에 콩 나듯 해 경매시장조차 열리지 못하는 형편이다.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만 1상자당 소매가 3만∼3만5천 원에 팔리고 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1∼11일 전어 1상자 평균 시세는 1만7천3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04원에 비해 63%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31일 전어 1상자 시세는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기준 9천100원으로 지난해 동기(3천500원) 대비 160% 상승했다.

연안부두의 한 상인은 "추석 당일까지 1㎏에 3만5천 원씩 팔았다"며 "지난해보다 가격이 급등해 사 먹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5t 미만의 소래(20척)와 월곶(15척), 오이도(20척) 등 전어 잡이 어선들이 LNG인수기지와 인천대교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고 있지만 1척당 전어 어획량은 1∼2㎏이 고작으로 기름값(10만 원)도 건지지 못한다. 강화 인근의 어선 50여 척은 전어를 포기한 채 젓새우(추젓) 조업으로 돌렸다.

이러다 보니 인천의 전어 잡이 어선들은 충남 태안 앞바다로 내려가 조업하는 실정이다. 태안 앞바다는 2007년 기름 유출 사고 이후 5년 정도 조업을 하지 않아 개체 수가 늘었다는 게 어민들의 얘기다.

소래포구의 한 어민은 "물량이 없어서 경매 자체를 열지 못하고 있다"며 "소매가에 팔아도 산다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 물량을 소화하기 바쁘다"고 설명했다.

대형 마트에서도 전어회를 구경하기 어렵다. 이마트는 지난해 전국 대부분 점포에서 전어회를 시세에 따라 판매했지만 올해는 물량 부족으로 약 50개 주요 점포에서 채소 등을 함께 버무린 전어회무침만 팔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도 어획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올해 대형 마트에서 전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인천의 한 전어 도매상은 "전어와 병어는 그동안 꽃게와 광어 등에 비해 값이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어방류사업에서 빠져 있는데다가 남획으로 인천 앞바다에서 씨가 마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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