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송도 쉐라톤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400회 새얼아침대화에서 ‘한중 관계와 한반도 형세’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 추궈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송도 쉐라톤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400회 새얼아침대화에서 ‘한중 관계와 한반도 형세’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추궈홍(邱國洪)주한 중국대사가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는 성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멀어진 한중 양국 관계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며 시진핑(習近平)주석의 조속한 방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쏠린다.

5년 6개월째 재임 중인 추 대사는 지난 11일 송도 쉐라톤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한중 관계와 한반도 형세’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근현대 국가 관계에서 경제적 수단으로 제재해 상대를 굴복시킨 전례가 없다"며 "한민족은 자존감이 높고 의지가 강한 민족이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역사 문제를 이유로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은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로, 피해자가 조금은 지나친 요구를 한다 해도 가해자는 겸허하게 대해야 한다"며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 피해자로서 당연히 한국 입장에 선다"고 피력했다.

사드 사태 이후 비교적 멀어진 양국 관계를 언급하면서도 관계 회복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추 대사는 "저는 한중 관계를 ‘이혼하면 안 되는 부부 관계’로 본다"며 "부부 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이나 이견이 생길 수 있고, 평생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정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은 수교한 지 27년이 됐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문자 기록이 있는 시간까지 수천 년의 교류 역사가 있다"며 "관계가 좋을 때는 상대방에게 기대할 필요가 없지만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비관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 대사는 "정치적인 신뢰 관계를 확대하는 데 최고위층 간 신뢰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시진핑 주석이 빠른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추 대사는 "중국은 홍콩 반환 이후 현재까지 홍콩의 자치 문제에 대한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평화적 시위는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으나 폭력시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은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해 서구 언론이 지나치게 비판적인 것은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400회째를 맞은 이날 새얼아침대화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송영길·안상수·홍영표·윤관석·유동수·박찬대·맹성규·이정미·민경욱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니 어느덧 33년의 세월을 넘어 새얼아침대화가 400회가 됐다"며 "어려운 일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박하지만 진정한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으로 앞으로도 사람을 키우는 일을, 시도하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해 나가자"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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