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냉전 유산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DMZ(비무장지대)의 효용과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DMZ를 바라보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인식이 큰 차이를 보였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7월 16∼26일 한국인 500명, 중국인 150명, 독일인 150명 등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DMZ 정책의 주요 방향과 시사점을 담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본 DMZ의 이미지와 가치’ 보고서를 15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 DMZ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북한’이 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휴전선’(6.8%), ‘남북 분단’(6.0%), ‘지뢰’(5.4%), ‘평화’(5.0%) 순이었다.

한국인은 ‘북한’(8.6%), ‘남북 분단’(8.4%), ‘지뢰’(8.4%) 순으로 답했다. 중국인은 ‘평화’(12.0%)를, 독일인은 ‘모르겠다’(10.7%)를 최우선으로 답해 차이를 보였다.

DMZ의 가치요소를 8개(생태자원, 문화자원, 관광자원, 경제자원, 분단 상징, 전쟁 상징, 평화 상징, 남북 통합 상징)로 추려 물었더니 ‘분단 상징’(75.5점/100점 만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인은 ‘생태자원’(82.4점)을 월등히 높은 요소로 꼽았지만 독일인은 ‘분단 상징’(73.9점), 중국인은 ‘전쟁 상징’(71.2점)을 높게 평가했다.

DMZ 관련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 질문에는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추진’(80.5점)을 가장 많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평화누리길 조성’(71.9%), ‘평화공원 조성계획’(70.3%), ‘평화의 길 조성(68.9%) 순으로 답했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독일인 응답자 75.8%가 DMZ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인 방문율(50.4%)에 비해 상당히 높아 매력적인 관광지로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정훈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인은 DMZ의 생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 자연보호를 우선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DMZ의 비전은 보전에 중점을 두고 수립하고 관광상품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 DMZ에 대해 ‘독특하다’는 응답이 67.2점으로 브랜드 자산 지표 중 가장 높게 나타난 만큼 DMZ가 가진 차별성과 독특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DMZ를 국제적인 관광목적지로 브랜딩할 필요가 있다"며 "(가칭)DMZ 관리청을 설치하고 DMZ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정책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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