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평택항 관리부두 일원에 조성된 항만친수공간의 전망대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개방시간임에도 자물쇠로 잠겨 있어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청원경찰이 열어 주고 있다.
▲ 지난 10일 평택항 관리부두 일원에 조성된 항만친수공간의 전망대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개방시간임에도 자물쇠로 잠겨 있어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청원경찰이 열어 주고 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평택항 관리부두 일원에 조성한 항만친수공간이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긴 채 허술하게 운영되면서 수십억 원대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15일 평택해수청에 따르면 2010년 기본 실시설계를 거쳐 2013년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66억3천200여만 원을 들여 평택시 원정리 평택항 관리부두 일원을 친수공간으로 재정비했다.

친수공간은 이용객들이 자유롭게 물에 접근해 휴식이나 관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당시 관리부두 재정비사업 계획은 기존 노후된 모래부두의 이전에 따라 지역주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수립됐다.

평택해수청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 간담회 및 주변 시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부두 주변 공원 현황 ▶마을회관까지의 거리 ▶포승읍 인구 등을 고려해 친수공간의 필요성을 검토했다. 이어 현재 위치에 200여m 구간의 친수호안과 함께 주민 편의를 위한 주차장, 해안광장 등을 갖춘 친수공간을 마련했다.

친수호안은 제방이 물에 의해 침식되는 경우를 방지하고 방문객들이 물가에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하지만 친수공간을 찾는 시민들의 수는 상당히 적은 상황이다. 추석 연휴 전인 10일 오전 10시 40분께 취재진이 찾은 친수공간에서는 시민들을 전혀 만나 볼 수 없었다. 또 친수공간은 하절기(4∼9월)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운영돼야 함에도 불구, 해안광장에서 전망대로 가는 입구는 자물쇠로 잠겨 있어 출입이 불가능했다.

친수공간을 감시하는 청원경찰에게 이를 문의하자 "워낙 찾는 사람이 없어 요청할 경우에만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청원경찰들은 해당 공간에서의 사진 촬영 가능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관리 매뉴얼조차 허술하게 마련돼 있다.

심지어 친수호안을 가까운 거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좌석으로 들어가는 철제 문은 오랫동안 이용되지 않아 잔뜩 녹슬어 있어 윤활제를 뿌리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평택해수청의 주민 수요 계산 실패에 따라 수십억 원대 세금이 허투루 쓰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평택해수청 관계자는 "기본 실시설계 당시 항만 유휴 공간을 개방해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추세였다"며 "앞으로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택=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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