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인 갑룡초등학교(학생 수 800명) 운동장이 배수 문제로 침수<사진>돼 사용이 중단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방치되면서 학사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15일 "올 3월께 배수관로가 지나가던 곳의 토지소유주 A씨가 사유재산권을 행사한다며 관로를 막아 비가 많이 내릴 때는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운동장이 침수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청 및 군청에 문제점을 보고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며 "태풍 ‘링링’이 닥친 이달 초에는 학교운동장 전체가 침수돼 수영장처럼 변했으며, 5일 만에 물이 빠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운동장 사용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병설유치원도 입구가 물에 잠겨 본관 강당을 임시로 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오는 25일 개최 예정인 가을운동회도 다함께 치를 수 없어 강당에서 학년별로 개최하는 체육행사로 변경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학교장은 "7월 29일 집중호우로 운동장이 침수되자 교육청과 읍사무소에 시설 보완을 긴급히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태풍 ‘링링’으로 학교 운동장 전체가 침수되는 사태를 맞게 됐다"며 관계 기관의 시급한 대책을 요구했다.

공문을 받은 강화읍사무소는 "문제가 된 우수시설은 갑룡초에서 배출되는 우수만을 처리하는 부대시설로 교육청에서 시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맞서고 있어 갑룡초 운동장 침수 문제 해결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동네 이장 B씨는 "올 3월께 토지소유주가 배수로를 막아 침수가 우려되므로 학교 측에 배수로를 새로 만들어 우수 처리할 수 있도록 3명의 토지소유주들에게 사용승낙서까지 받아줬으나 아직까지 공사를 하지 않은 채 공문만 보내 방치하는 등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도 "학교 운동장이 침수돼 몇 달째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한 것은 책임 있는 교육행정이 아니다"라며 "그로 인해 꿈과 추억을 만드는 가을운동회마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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