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가 아닌 먹는 백신(vaccine)으로 홍역을 예방할 날이 멀지 않았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은 최근 호주에서 실시된 먹을 수 있는 홍역 백신의 동물 실험에 대한 성과를 인터넷 홈페이지(www.niab.go.kr)를 통해 소개했다.
 
호주 `맥팔래인 의료 재단(Macfarlane Burnet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and Public Health)'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홍역 백신 바이러스 단백질을 함유한 담배 식물체를 육성한 다음 이 식물체의 즙을 쥐에게 먹인 결과 일반 식물체즙을 먹인 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홍역 항체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동물 실험 결과가 바로 인체 효과로 이어지진 않지만 먹는 백신 개발의 원리적 증거는 충분히 갖춰진 셈이라고 호주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해마다 아프리카 유아 80만명이 전염성이 강한 홍역으로 숨지는 것을 감안할때 먹는 백신의 개발은 나름의 타당성을 갖고 있다.
 
홍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화된 형태의 홍역 바이러스를 주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전기가 부족해 외딴 지역에서는 홍역 백신을 냉장 저장할 수 없다.
 
또 백신 주사를 위해서는 숙련된 의료 인력과 청결한 주사기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부족하고 무엇보다 백신 생산비가 비싸 개발도상국 홍역 예방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호주 연구진은 진정한 먹을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상추와 벼에서 홍역바이러스 단백질을 발현시키고 있으며 이들 식물체는 유아들에게도 먹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먹는 백신이 경제적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유전자 조작 작물 사용 승인과 함께 사용량에 대한 규정 수립은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라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먹는 백신에 대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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