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203 흥국사는 1991년 10월19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43호로 지정됐다.
 
흥국사 도량을 자세히 돌아보면 극락구품도란 전체 화면을 9등분하여 극락세계를 묘사 해놓았다.
 
흥국사 요사채 안에 봉안된 가로 205㎝, 세로 146㎝ 크기의 이 극락구품도는 아미타 사상에 입각하여 극락정토의 아미타 회상 장면과 왕생 장면을 상품·중품·하품으로 나누어, 상하좌우 각각 3등분한 9면에다 묘사했다.
 
아미타 회상 장면은 상단의 3면과 중단의 가운뎃면 등 모두 4면에 걸쳐 T자 모양으로 구성하였는데, 화면의 상단 가운뎃면에 그려진 아미타불과 보살·10대 제자 등, 오른쪽면의 타방보살극락정토참예도, 왼쪽면의 성중극락정토참예도가 보인다. 또한 중단의 가운뎃면에는 극락정토를 장엄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전·연못·보수·구름·사자·코끼리 등을 묘사했다.
 
왕생정토 장면은 중단 오른쪽에 상품의 극락정토로부터 중상품·중중품(中中品)의 왕생정토, 왼쪽은 중품하생인(中品下生人)이나 하품왕생인의 극락정토, 하단의 가운데에는 상품인 또는 중품상·중인의 왕생정토, 오른쪽에는 중품하생인 또는 하품왕생인의 왕생정토, 왼쪽은 하품중생인이나 하생인의 왕생연못으로 나뉘어있다.
 
각 화면의 구성이 짜임새가 있으며, 색채는 전체적으로 짙은 녹색과 밝은 황토색에 홍색·백색·청색을 가미하였고 필선은 모두 가늘다. 인물들과 연화·극락조·구름 등은 섬세하면서도 유연하게 처리됐으며, 인물들의 얼굴과 자세도 생동감이 있다.
 
산을 몇 개의 선으로만 처리하고, 나뭇잎을 빗살문으로 표현하는 등 산수 표현은 도식적인 느낌을 주지만, 공간의 깊이감을 살리기 위해 장식적인 구름을 배치하는 수법은 남양주시 흥국사의 팔상도나 나한도에서도 보이며, 특히 흥천사 극락구품도(1885년)는 이 그림과 같은 모본을 사용했고 화법도 유사하다.
 
따라서 19세기 후반 양주 흥국사를 근거지로 활동했던 금곡당 영난의 유파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