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표심 잡기뿐 아니라 방송3사의 시청자 잡기 경쟁도 뜨겁다.

15일 오후 6시 투표 마감 1-2시간 전에 시작하는 '제17대 총선 개표방송'에 더많은 시청자를 더 오랫동안 붙잡으려고 묘안을 짜내고 있다.

개표방송은 크게 6시 정각 예측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어 오후 6시30분께 시작될 개표집계와 함께 속속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개표현황 방송, 그리고 이후 총선분석과 총선을 맞은 민심을 전달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된 방송으로 진행된다.

■예측조사 결과 발표 = 개표방송에서 방송사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특히 지난 16대 총선에서 방송3사가 예측했던 1당이 실제 개표 결과 뒤집힌 데다 전체 227개 지역구 중 KBS-SBS는 21곳, MBC는 23곳에서 1위를 잘못 예측해 체면을 구긴 처지여서 이번 17대 총선은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KBS-SBS는 미디어리서치ㆍTN소프레스, MBC는 한국리서치센터와 각각 손잡고 예측조사를 진행중인데 3차에 걸친 사전 전화조사와 출구조사 대상인원을 사상최대로 늘려잡고 더 정밀한 예측을 필요로 하는 출구조사 대상 선거구도 전체 선거구의 절반인 120여곳으로 확대했다.

투표일 직전에 벌일 243개 선거구 대상 사전 전화조사로 파악할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해 15일 오후 6시 17대 국회의원 299명의 의석분포를 발표한다.

다만 출구조사가 3%포인트 정도의 오차범위를 전제로 한 것이고 16대 총선의 실패도 있는 터라 A당 몇석, B당 몇석 등으로 확정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다.

KBS.MBC.SBS 등 방송3사 모두 예측조사 결과 '경합'으로 나타난 지역을 어떻게 발표하느냐에 고심중이나 무리하게 당선자를 가리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개표현황 방송 = 방송사들은 이르면 오후 6시30분께 개표작업이 시작되고 전자개표기 도입 확대와 투표율 저하 등을 감안해 개표시간을 최장 3시간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후 10시께 전국 243개 지역구의 선관위 공식 개표집계가 마무리되지만 각 방송사들이 자체 시스템을 통해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당선유력', '당선확실' 등으로 당선자를 예측한다.

사전 전화조사와 출구조사 결과에 시시각각 더해지는 개표 데이터를 더해 추세를 판독해내는 방식이다.

KBS 선거방송기획단 이성완 주간은 "'K-디시전' 시스템을 통해 개표가 3∼5%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당선유력이라는 결과를 시청자들에게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경합' 지역은 자칫 잘못 판독할 수 있어 신속성보다 정확성을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도 당선예측프로그램인 '윈-윈시스템'을 가동해 개별 선거구의 당락을 최대한 빨리 예측하고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최종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미리 짐작해볼 수 있는 '이대로 가면'이라는 예상데이터를 표출해 보여줄 계획이다.

SBS도 예측시스템을 통해 당선자를 미리 가늠하는 한편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한 문자메시지(SMS)를 도입, 시청자의 의견과 궁금한 지역구 개표상황을 실시간 소개하는 '쌍방향 방송'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한다.

■개표방송에 '재미' 요소 추가

당선자 예측조사 결과 발표와 개표현황 방송이 정확성과 신속성을 중시하는 반면 나머지 시간의 방송은 재미를 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이번 방송3사 개표방송의 특색이다.

물론 이 시간에는 총선 판세 분석과 향후 정국 전망 등 총선 분석과 함께 17대 국회에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 등 풍부한 정보를 담으려는 노력도 병행한다.

KBS는 예능국 PD들에게 가상 스튜디오를 맡기는 한편 시간대별 전략을 세우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하느라 신경을 썼다.

선거 열기의 현장을 '체험, 삶의 현장'처럼 방송하고 '좋은 나라 운동본부'의 출연진이나 인기 개그맨을 보조 MC로 내세우기도 한다.

MBC는 16시간 생방송 전체를 3D 개념으로 설계, 3차원의 입체영상을 곳곳에서 선보이며 컴퓨터 그래픽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예측조사 결과와는 별도로 3천명씩을 대상으로 벌인 추적조사와 행태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들을 보여줌으로써 정보의 깊이를 더하겠다는 방침이다.

SBS는 개표당일 밤 정치현안을 중심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후보자 조사와 유권자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SBS는 방송 화면의 아랫부분과 옆부분에 동시에 자막을 운용함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등 시청자들의 원하는 정보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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