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단장 이태주)은 11월 1-16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 1, 2부를 국내 초연한다.

리처드 2세로부터 왕위를 찬탈, 봉건주의 영국을 근대 사회로 바꾸는 데 기여했던 헨리 4세 치하의 정치적 혼란상을 다룬 사극이다. 그간 국내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희극은 자주 공연됐지만 사극은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작품 제목은 '헨리 4세'지만 실제 주인공은 그의 아들로 훗날 '헨리 5세'가 되는 '핼' 왕자다.

극중 핼 왕자는 어린 시절 밑바닥 인생의 서민들과 어울리며 기행을 일삼는다.특히 뚱뚱하고 늙은 술고래 '폴스태프'는 핼 왕자의 친구와 같은 존재. 그러나 핼은 왕에 오른 뒤 폴스태프를 외면한다.

결국 핼의 행동은 정치적 야심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꾸며진 겸손함'이었던 것. 극은 이를 통해 정치인들의 이중성과 위선을 드러낸다.

이때문에 극단은 작품의 부제를 '왕자와 폴스태프'라고 붙였다.

「헨리 4세」는 셰익스피어가 쓴 두 개의 4부작 시리즈 가운데 나중에 쓰여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리처드 2세에서 헨리 7세에 이르는 영국사를 사극으로 정리했고 그의 사극은 당시 역사 교과서로 사용되기도 했다.

첫 4부작은 「헨리 6세」 3부작과 「리처드 3세」였고 두번째 4부작이 「리처드 2세」「헨리 4세」 2부작, 「헨리 5세」다. 이중 두번째 4부작은 악하지만 정통성을 지닌 왕을 폐위시키는 '반란'의 결과를 3세대에 걸쳐 다루면서 왕권과 복종, 질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헨리 4세」 2부작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돼 있어 한 작품만 떼어내 공연되기도 한다. 서울시극단은 이번에 2편을 한꺼번에 공연하면서 5시간 분량의 작품을 2시간 40분으로 줄였다.

연출은 극단 청우의 대표 김광보가 맡았다. 서울시극단으로서는 99년 이근삼 작「공룡의 발자국을 찾아서」 공연시 최용훈 연출을 기용한 이래 3년만에 맞는 젊은 연출가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한국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작품상 등을 탄 김 연출자는 무대장치와 의상을 간소화하고 빠른 진행으로 연출한다.

번역과 각색은 이 단장이 했다. '세계 명작 희곡' 시리즈의 하나로 올리는 작품.

6-8일 수능 수험표를 가져오는 수험생에게는 전석 5천원의 혜택을 준다.

공연시간 월-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토요일 오후 3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3시. 1만-1만 5천원. ☎ 399-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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