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노련미의 대결'

현대와 LG가 격돌하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신구 마무리 투수인 조용준(23.현대)과 이상훈(31.LG)의 활약이 승부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팀이 모두 선발진에 비해 탄탄한 불펜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불펜을 이끌 핵심 멤버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부산아시안게임 드림팀 멤버로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의 금메달을 일궈냈지만 불과 열흘 남짓만에 팀의 운명을 걸고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정규시즌에서는 패기를 앞세운 새내기 조용준이 한 수 앞섰다.

조용준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30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열었고 기복없는 활약 끝에 역대 신인 최다세이브 기록(9승5패28세이브)을 세우며 구원왕(37세이브포인트) 타이틀을 차지했다.

LG를 상대해서도 8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동안 삼진 13개를 뽑아내며 1실점으로 막아 1승4세이브, 방어율 0.73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를 거쳐 지난 5월 국내 무대로 돌아온 '야생마' 이상훈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포스트시즌행을 이끌었다.

복귀 이후 21경기 무패행진을 펼쳤던 이상훈은 9월들에 주춤하기는 했지만 막판까지 비교적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7승2패18세이브(25세이브포인트)로 구원 부문 4위를 차지했다.

현대전에서도 6경기에 등판해 8⅔이닝동안 6안타 2실점으로 1승1세이브, 방어율 2.08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의 기록상으로는 조용준의 활약이 이상훈보다 두드러졌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산전수전 다 겪었고 포스트시즌 경험도 풍부한 이상훈이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조용준보다는 한결 심리적으로 안정될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지난해만 봐도 배영수(삼성)와 전준호(현대) 등 정규시즌에서 맹활약했던 어린 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는 맥없이 무너지는 등 포스트시즌에서는 담력과 경험이 실력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등장한다.

하지만 조용준은 시즌 내내 두둑한 배짱을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을 했고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믿음직한 활약을 보여줘 현대 벤치의 변함없는 신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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