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이 27일 새벽 0시(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아서애시코트에서 벌어진 쥐스틴 에넹(벨기에)과 사만사 리브스(미국)의 여자단식 1회전을 공식 개막전으로 2주간 열전에 돌입하는 이번 대회는 남녀 단식에 각각 128명이 출전, 정통 하드코트의 최고수를 가린다.
 
총 상금은 단일 스포츠이벤트를 통틀어 최고액인 1천617만4천200달러이고 단식우승 상금은 성평등 원칙에 따라 남녀가 90만달러로 같다.
 
특히 메이저대회 사상 최초로 이형택과 조윤정, 전미라(이상 삼성증권) 등 모두 3명의 한국 선수가 동반 출전해 그 어느 때보다 국내팬들의 관심이 크다. 이들은 대회 둘째날 첫 경기를 갖는다.
 
2년 전 본선에 첫 출전하면서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지난해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세계랭킹 81위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한 `16강 재현'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첫판에서 랭킹이 13계단 아래인 마디 피시(94위·미국)와 맞붙게 됐고 2회전에 오를 경우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 호주오픈 챔피언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이 부상으로 불참해 적어도 32강까지는 어려운 상대가 없는 점도 행운이다.
 
올해 21살로 2000년 데뷔 이후 아직 단 1개의 타이틀도 따내지 못한 피시는 올 시즌 6승8패를 기록하는 등 여러 모로 이형택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현재 이형택과 함께 뉴욕에 머물고있는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이형택의 대진운이 좋은데다 컨디션 또한 최고조에 이르러 8강 진출까지도 바라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여자 선수들의 2회전 진출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세계랭킹 106인 조윤정은 세계 51위인 마구이 세르나(스페인)와, 프로 데뷔 이후 처음 메이저대회 본선에 오른 전미라(155위)는 아시아 최강(19위)인 아이 스기야마(일본)과 첫판을 치르게 됐다.
 
그러나 김일순 코치는 “두 선수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예선처럼만 한다면 좋은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윌리엄스 자매(미국)의 자존심을 건 대결과 황제 즉위를 눈앞에 둔 `황태자' 레이튼 휴이트(호주)의 대회 2연패 여부.
 
여자단식은 두 자매가 3차례 연속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집안 싸움'을 벌일 것인지, 그리고 동생 세레나가 언니 비너스를 3차례 연속 좌절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랭킹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세레나와 비너스는 톱시드와 2번시드로서 결승이전에는 만날 수 없다.
 
세레나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비너스는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지난해 이곳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뒤 줄곧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해온 휴이트는 올 시즌 윔블던에 이어 이번 대회마저 제패한다면 사실상 황제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면서 완전한 세대 교체를 이루게 된다.
 
피트 샘프라스, 앤드리 애거시(이상 미국),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 패트릭 라프터(호주) 등의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 속에 휴이트가 대회 2연패와 함께 메이저대회 2연속 우승을 거머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