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영화 '데드 맨 워킹'의 모델이자 원작자인 헬렌 프리진(64) 수녀가 다음달 1일 방한, 사형제 폐지를 위한 메시지를 전파한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헬렌 수녀는 방한 당일 오후 2시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날 오전 10시 30분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뒤 두 차례 강연을 갖는다.

이어 3일 오전 11시 30분 천주교 대구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를 면담하고 대구교구 성 김대건기념관에서 강연한 다음 일본으로 떠난다.

헬렌 수녀의 이번 방한은 생명운동을 핵심으로 하는 사형제 폐지운동을 펼쳐온 천주교 주교회의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헬렌 수녀는 사형수의 목숨을 살려주는 것을 넘어 피해자와 가해가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화해와 용서를 통한 생명문화를 뿌리내리자는 사형제 폐지운동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주교회의측은 전했다.

대선 이후 정권이양 과정에서 사형이 대거 집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성도 헬렌 수녀 초청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헬렌 수녀는 1985-1995년 미국 사형제 폐지연합이사회에 몸담아 활동해왔다.

사형집행을 앞둔 살인범과 만나면서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사형집행 절차에 눈을뜨게 됐고 그 경험을 「데드 맨 워킹: 미국 사형제도에 대한 목격담」이라는 책으로 써내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은 1996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돼 헬렌 수녀 역을 한 수잔 서랜든에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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