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LG가 맞붙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가 26일 막이 오른다.
 
97년 한국시리즈 이후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양팀의 대결은 이종범(기아)과 이상훈(LG)의 카리스마 충돌 외에도 많은 흥밋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상반된 스타일의 벤치 싸움과 안방마님 대결, 그리고 띠동갑이 펼치는 마무리대결이 그중 몇가지다.
 
▶벤치 싸움 김성한 감독이 이끄는 기아가 올시즌 희생번트를 댄 경우는 8개 구단중 가장 적은 45번이다. 반면 김성근 감독의 LG는 기아의 두 배가 넘는 93번의 희생번트 작전을 성공시켰다. 상반된 두 감독의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경기를 풀어나가는 성격은 다르지만 두 감독 모두 내로라하는 승부사임에는 틀림없어 올시즌 대타 작전으로 많은 재미를 봤다.
 
하지만 대타 요원을 뽑아내는 방법은 다르다. 김성한 감독이 당일의 선수 컨디션을 우선으로 삼는다면 김성근 감독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따라 통계적으로 가장 강한 선수를 내보낸다.
 
▶안방마님 싸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포수가 어느 때보다도 바쁠 것 같다. 양팀 모두 최강의 기동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 다행히 LG 조인성과 기아 김상훈은 각각 도루저지능력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도루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 이라고 지적하는 가운데 조인성은 도루왕 김종국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최고의 난적이고, 김상훈은 대부분의 선수가 도루 능력을 갖고 있는 LG의 파상공세를 막기위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띠동갑' 마무리 대결 LG의 뒷문을 단속할 이상훈(31)과 불펜이 약한 기아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린 김진우(19)는 12살 차이가 나는 띠동갑이다.
 
나이차 만큼이나 경력도 달라 이상훈은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모두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마무리투수 중 한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선발로 12승을 거둔 김진우는 시즌 막판 3차례 시험 등판한 것이 마무리 경험의 전부다.
 
하지만 김진우는 빠른 공과 낙차 큰 변화구를 가지고 있어 마무리투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고졸 신인인 그가 플레이오프 같은 큰 무대에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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