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건축학 = 하세가와 다카시 지음. 박이엽 옮김. 나뭇가지에 둥지를 트는 베짜기새는 출입구를 자기 몸의 크기에 꼭 맞춰 만든다. 출입구가 크면 어미가 드나들 때 빛의 명암이 생기지 않아 새끼가 입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호박벌의 둥지는 애벌레가 자람에 따라 차츰 부풀어오른다. 애벌레의 크기에 맞게 부지런히 리모델링을 한 결과다.

살기 편한 둥지를 만들기 위한 50여종에 이르는 동물들의 지혜와 노력을 소개한 책. 저마다 사는 곳은 달라도 자신의 환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둥지를 만드는 동물들처럼 인간도 자연과 조화된 집을 짓자는 게 건축평론가인 저자의 주장이다. 현암사刊. 264쪽. 7천500원.

▲둘이 아닌 세상 = 이찬훈 교수(인제대ㆍ철학) 지음. 이 교수가 거쳐온 철학적 사색의 여정을 보여주는 철학 에세이. 1부 '실존과 인생'과 2부 '인간과 사회'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실존적 문제를 다루면서, 젊은 시절 이 교수가 심취했던 니체와 마르크스 철학이 부딪히게 되는 한계를 드러내보인다.

3부 '불이사상과 미래문명'에는 현대문명 속에서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단순한 사회제도의 변혁을 넘어 문명 전체의 방향을 돌리는 거대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생태주의와 동양철학에 집중하는 이 교수는 이를 위한 논리와 가치를 '둘이 아님'이라는 불이사상이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후刊. 256쪽. 1만2천원.

▲우라야스 도서관 이야기 = 다케우치 노리요시 지음. 도서관운동연구회 옮김.

일본의 우라야스라는 작은 도시에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한 준비과정을 맡은 초대 관장의 경험담을 엮은 에세이. 도쿄(東京)와 1시간 거리의 신도시로 성장한 우라야스에 사회교육을 담당하는 공립도서관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해가는 과정이 자세히그려져, 공공도서관에 대한 개괄적 이해에 도움을 준다. 한울刊. 20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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