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영북농협 총기강도 사건의 용의자가 현역 육군상사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부대에서 총기를 들고나와 백주에 은행을 턴 범죄자가 태연하게 군대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적군에게 향해야 할 총구를 우리 시민에게 겨누고 엉뚱한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군인상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육군 00부대 소속 전모(31)상사를 포천농협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검거,조사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고 사건 당일 사용한 총기와 탈취한 현금중 일부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한다. 군인들이 탈선사고가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역군인의 신분으로 이처럼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고 태연히 군부대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번 사건은 평소 군부대의 총기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졌다면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총기관리 강화와 책임자 문책 등 철저한 사후 대책이 요구된다. 전상사는 총기 손질을 이유로 범행 전날 K1소총을 인출한 뒤 총기관리 규정을 어기고 뒤늦게 탄약고에 반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전에 근무하던 부대 사격장에서 빼돌린 실탄을 범행에 이용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군의 총기.탄약 관리가 얼마나 엉망인지 짐작된다. 금년초 수방사와 해병대에서 총기.실탄을 탈취 당하는 망신스러운 일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은채 더 큰 사건이 발생한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군의 사건처리 방식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이 범행에 사용된 용의차량을 전상사가 렌터카 업소에서 대여받은 사실을 확인, 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몇 차례 공조수사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협조가 이루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의 수사로 범인이 잡혔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사건이 미궁에 빠질수도 있었다고 하니 군의 비협조적 자세를 나무라지 않을수 없다. 군은 성역도 아니고 범죄자의 은신처가 될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상사 개인의 범행동기가 무엇이든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성실하게 국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군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사기를 떨어뜨려서는 안되겠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과 기타 정황으로 미루어 전상사 외에 1명 이상의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군경의 긴밀한 협조 아래 공범 여부를 비롯한 마무리 수사를 통해 사건을 조속히 종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군의 명예를 더이상 추락시켜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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