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 에인절스가 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본 데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신인 투수 3인방의 대활약이 있었다.
 
그들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차례로 등판한 존 랙키(24)와 브랜던 도넬리(31), 그리고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다.
 
나이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마이너리그에 머물다 올 시즌 처음으로 빅리그에 진입한 연봉 20만달러짜리 신참들이다.
 
먼저 선발 등판한 랙키는 불과 4개월 전까지는 해도 빅리그 진입이 목표였던 평범한 마이너리그 선수였지만 지금은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드시리즈 최종전 승리투수로 변신했다.
 
신인이 최종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1909년 베이브 애덤스 이후 93년만에 처음이다.
 
당초 선발이 예상됐던 라몬 오티스가 손목을 다쳐 대신 투입된 랙키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을 이겨내며 5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랙키는 “믿기지 않는다. 얼마나 기쁜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랙키에게 집중됐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이 낳은 최고의 신데렐라는 로드리게스다.
 
지난 9월에야 빅리그로 올라온 로드리게스는 정규시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중간계투로 나와 모두 5승을 따내며 지난해 랜디 존슨이 세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날도 8회 등판해 배리 본즈를 볼넷으로 내보내긴 했지만 리치 오릴리아와 제프 켄트, 베니토 산티아고 등 자이언츠의 중심타선을 삼진 3개로 잠재우며 1이닝을 막아 홀드를 기록했다.
 
또한 이날 랙키에 이어 6회 등판,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의 다리를 놓은 도넬리도 서른이 넘은 나이에 꽃을 피운 중고 신인이다.
 
긴 마이너리그 생활끝에 올 시즌 처음으로 빅리그에 진입한 도넬리는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는 등 월드시리즈에서 중간계투로 5경기에 등판해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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