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인천지역 정치인, 특히 집권 여당인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행보가 이중·삼중 베일에 가려 있어 같은당 동료들조차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통합21에 입당한 것으로 발표된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이들이 소속된 지구당 역시 탈당여부를 확인하는 인천시지부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고 있어 또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민주당의 분열은 시지부장을 역임한 박상규 의원이 당내 중도파에서 후보단일화추진협으로 노선을 바꾼 뒤 중동옹진지구당과 남구을지구당 위원장 등 지구당위원장 2명과 전직구청장 4명 등 대표주자격 6명이 민주당을 탈당,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로 직행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인천지역 민주당 인사들의 경우 일단 박 의원 등 다른 원내지구당위원장들과 함께 후단협에 몸담을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국민통합21로 직행해 충격을 준 데다 이들에 이어 전·현직 구청장과 군수, 전·현직 시·구 의원 등 그동안 거론되오던 상당수 인사들이 뒤를 이은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탈당 자체를 부인하는 등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한다는 데 있다. 어찌된 셈인지 입당이 발표된 당사자는 탈당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민주당 인천시지부조차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힘 있는 정당에 자신을 의탁하는 철새정치인들을 보는 게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야당에서 집권여당으로 옮겨간 지역정치인들이 수두룩한 게 인천정치판의 역사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탈당 자체를 부인하면서 한 발은 민주당을 남겨두고 한발은 다른 정파에 내미는 작금의 양다리 걸치기식 행태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떳떳치 못해도 대부분은 자신의 정치철학을 내세우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는 형식이라도 갖춰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을 떠난 지역정치인들은 어느 누구 하나 지역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탈당과 입당을 부인하다가 슬그머니 서울로 올라가 입당 선언을 하고 그 사실조차 숨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당위원장과 핵심당직자들이 탈당계는 만들어 놓고 확실한 선택을 위해 여론을 떠보고 있기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올만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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