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인천시의 노숙자 재활프로그램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한마디로 길바닥에서 잠을 자야하는 노숙자들에게는 추위가 자칫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한 상황일진데 그들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각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노숙자 쉼터는 재활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인데다 `밥만 주면 그만'이라는 식이라니 관계당국이 과연 그들을 정상화시켜 사회로 환원시킬 의사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게다가 날씨가 영하권에 육박하면서 아직도 거리를 전전하는 노숙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관계당국은 정확한 수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내 지하상가 등에는 매일 밤 추위를 피해 잠을 청하려는 노숙자들이 삼삼오오 몰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노숙자가 숨지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가 파악한 인천지역 노숙자는 동구 13명을 비롯, 남동구 32명, 계양구 27명 등 모두 72명이며 부랑인 수용시설인 서구지역 은혜의 집에 400여명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직도 길거리를 전전하며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하겠다. 비근한 예로 인천지역 동인천 지하상가만 해도 하루 많게는 15명 상당의 노숙자들이 매일 잠을 자기 위해 모여든다니 관계당국의 통계는 탁상행정임이 드러난 셈이라 하겠다. 게다가 지난 19일에는 노숙을 하던 한 노숙자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니 앞으로 이들을 방치할 경우 또 다른 인명사고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관계당국도 노숙자들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민간단체가 나서자 1인당 월 14만원이라는 터무니없이 쥐꼬리만한 예산을 지원해 어려움을 겪게 한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숙(露宿)이란 야숙(野宿)이라고도 하며 한마디로 한데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물론 상당수는 집에서 어려움을 겪다 가출형식으로 집을 나와 전전하기 일쑤지만 그들도 처음부터 분명 노숙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집을 떠나 거리를 전전하다 보니 이미 심신은 쇠약해져 있고 이제는 자기 한 몸조차도 추스릴 힘이 없어 날로 피폐화 돼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다시 정상적인 사회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타인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들도 엄연히 한국인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을 진데 이제라도 그들을 위한 합리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당국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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