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원일씨가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의 평전을 썼다. 동방미디어가 출간한 「발견자 피카소」가 그것이다.

최근 피카소 관련서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 책은 나름의 차별성을 갖고 있다. 소설가가 소설기법으로 피카소의 삶과 예술에 접근하려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미술에 상당한 식견을 쌓은 작가로 꼽힌다. 지난 2000년에 낸 「그림 속나의 인생」은 그의 미술적 관심을 보여준 저서였다. 「발견자 피카소」는 그 후속 작업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미술감식안을 바탕으로 피카소의 발자취를 추적해나갔다. 무명화가의 궁핍했던 젊은 시절에서 전쟁과 사랑의 고통을 겪으며 이를 예술혼으로 승화시켜간 중장년과 노년기의 불꽃같은 삶을 170장에 달하는 사진과 함께 펼쳐낸 것이다.

책은 '청색시대' '분홍색시대' '입체주의의 태동기' '분석적 입체주의에서 종합적 입체주의'로 구성된다. 김씨는 시기별 화풍을 근간으로 피카소의 내면을 훑고간 소용돌이들을 파헤친다. 죽마고우 카사헤마스에서 시인 장 콕토, 화가 모딜리아니까지 인간적 교류와 유대에 대해서도 더듬었고, 경쟁자인 앙리 마티스와의 예술적 대결과 동반자인 브라크와의 연대도 다뤘다.

작가는 서문에서 "집필 착수 다섯 달만에 1천100장을 쓰기는 글쟁이 40년만에 처음이었는데 이는 '일이 곧 휴식'이라는 피카소의 정력이 이끈 결과"라며 "피카소는 끊임없는 성찰과 탐구를 통한 자기확대, 타고난 건강과 자동기계처럼 쉴 줄 몰랐던 성실성, 너무 솔직해 오히려 인간적인 진정한 자유인이었다"고 평가했다. 336쪽,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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