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에이스 마크 키퍼(기아)의 역투냐, 아니면 최원호(LG)의 설욕전이냐.
 
한국시리즈행 티켓의 향방을 가릴 플레이오프 최종전(11월1일)의 양팀 선발로 예고된 두 선수중 무게의 추는 전적으로 키퍼쪽으로 기울어 있다.
 
올 시즌 외국인투수로는 처음으로 다승왕(19승)에 오른 키퍼는 LG와의 대결에서도 3승1패에 방어율 2.91을 기록하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구원투수의 난조로 아깝게 승리를 놓치기는 했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선발 등판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최원호는 올 시즌 기아를 상대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5번 선발등판했지만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4패만 기록했으며 방어율도 8.05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연장 11회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악연을 이어갔다.
 
최원호로서는 이날 승부가 그동안의 일방적 열세를 한번에 만회할 절호의 찬스인 것.
 
하지만 한 판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마지막 혈투에서는 `부담'이라는 변수가 끼어들어 지난날의 통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객관적 전력상 압도적 우위라는 전망에도 최종전까지 끌려온 기아의 마지막 카드로 던져진 키퍼는 그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불펜진이 허약한 팀 마운드 사정상 기아의 최종전 승리를 위해서는 그가 완투에 가까운 피칭을 해야 하기때문에 어깨가 더욱 무겁다.
 
그러나 최원호는 팀이 4차전을 잡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든든한 불펜진도 뒤를 받치고 있어 5회까지만 온 힘을 쏟아 2∼3점 정도로만 막으면 성공이라 한결 여유가 있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분위기는 LG쪽으로 넘어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격력이 비슷하다고 볼 때 기아가 투수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최원호가 중반까지 얼마나 키퍼와 대등하게 던지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