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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현학익2-2블럭인 옛 대우전자 부지. /기호일보 DB
인천시가 세운 용현·학익구역 기본계획이 뭉개지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노림수에 걸려들어 용도변경을 해 준 2-2블록(준주거·상업)은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주거용지(6블록)에는 중고차매매단지가, 첨단물류단지 자리(1-3블록)에는 레미콘공장이 들어오는데도 ‘강 건너 불 구경’이다.

5일 ‘인천시 남구 용현·학익구역 기본계획 최종보고서(2006년 9월 작성)’를 보면 용현·학익지구 가운데 센트럴파크를 조성하고 인근 인하대학교와 해안을 연계해 주거용지 74만9천㎡(26.1%), 상업용지 13만3천㎡(4.6%), 공공시설 14만7천200㎡(51.2%) 등의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했다. 또 준주거용지 9만9천㎡(3.4%), 첨단산업용지 14만4천㎡(5%), 업무용지 21만2천㎡(7.5%), 여가휴양용지 6만4천㎡(0.9%)로 각각 계획됐다.

시는 당시 대우일렉 본사 및 R&D센터를 지역 내 이전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조건으로 대우일렉의 공장부지인 2-2블록의 공공용지 부담 비율을 낮추고 토지용도를 공업용지에서 주거용지로 바꾸기로 했다. 또 2007년 대우일렉의 요청에 따라 회사 본사와 공장을 인천검단산업단지로 이전하기로 하고 단지 내 부지 17만3천570㎡를 조성원가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2020 도시기본계획’에도 들어간 약속이었지만 대우일렉은 2009년 광주로 이전하면서 시를 배신했다. 시는 주거용지로 바꾼 2-2블록을 다시 공업용지로 환원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끝내 하지 못했다. 현재 이 땅의 개발사업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놓고 보성과 원마운트가 대립하고 있다.

6블록에는 계획과 달리 대규모 중고차단지가 들어선다. 남구는 지난달 27일 학익동 401-58 부지 7천356㎡에 중고차단지 건축심의를 열어 조건부 의결했다. 주변 아파트 단지를 고려해 옥상에 나무를 심는 등의 조치를 하면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6블록은 강원아스콘이 땅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1-3블록에는 첨단물류와는 거리가 있는 레미콘공장 공사가 한창이다. 남구가 지난 1월 학익동 587-56·57 부지 3천886㎡에 건축허가를 내줬다. 현재 토지용도인 준공업지역이라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용현·학익구역은 개발지침상 기본계획에서 제시하는 기본 틀을 유지하도록 돼 있다. 또 토지소유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 시행을 추진하지 않으면 인천도시공사 등이 직접 참여해 공공개발을 할 수 있는 ‘일몰제’를 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구에서 건축허가 내주는 것을 제한하지 못한다"며 "기본계획은 가이드라인 성격이기 때문에 꼭 그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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