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는 새로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한 노인주택이 있다. 휠체어로 이동 하게 계단을 없애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화장실 벽에 손잡이도 단다. 본인 집에 머무르고 싶다면 간병인이 출퇴근해 돌본다. 나이가 들거나 장애가 와도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스웨덴의 노인정책 목표다. 핀란드는 사회주택으로 주거불평등 문제를 풀어나간다. 저소득층과 노숙인, 장애인, 청년, 노인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한번 입주하면 원할 때까지 살 수 있고, 월세를 내지 못해도 홈리스가 되지 않도록 주택보조금을 준다. 모두가 함께
특별한 문화공간이 있다. 문화충전소라 불리는 이곳의 특별함은 접근성과 공간 활용성 그리고 주체와 프로그램에 있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고, 함께 모여 배우고 즐긴다. 때론 공연이 펼쳐지고,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든다. 진지한 토론이 펼쳐졌다가 금세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요리교실도 열린다. 이 모든 게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다목적’이란 말이 이보다 잘 어울릴까 싶다. 그곳을 주민들이 이용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주거지에서 가까워야 한다. ‘내 집 앞 15분 거리’를 내세운 이유다. 서구에서 3년여에 걸친 시도 끝에 드디어 1
가히 살인적인 더위다. 우리 서구도 살수차를 활용한 물살포 작업과 주위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포그 시스템, 무료 생수 냉장고와 시원한 무더위쉼터 운영에 손 선풍기 등 편의 물품 전달까지 폭염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 대책에는 공통점이자 모순이 있다. 폭염을 이겨내기 위한 결정적인 도구가 에너지 사용이라는 점에서다. 에너지를 쓰면 쓸수록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폭염으로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구조다. 전 세계가 모두 나서 ‘2050 탄소중립’을 외치는 가운데 에어컨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든 날을 보내며 ‘과연 탄소 저감이
‘해보니깐 되더라’라는 큰 희망은 동네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모두 함께 참여하려면 일상과 가까워야 했고,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했다. 먼저 인천 최초로 재활용 전용봉투를 제작해서 배포하고 배출실명제를 시행해 무단투기를 줄여나갔다. 무단투기가 극성인 곳을 위주로 성상별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클린하우스도 설치했다. 지난해까지 68대를 설치했고, 올해 32대를 추가해 총 100대를 운영하려고 한다. 재활용품 수거 횟수도 주 1회에서 3회로 대폭 늘렸다. ‘동네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며 반기시던 주민분들의 반응이 무엇보다
인천 서구의 현안이라 하면 대부분 수도권매립지뿐인 줄 안다. 나도 그랬다. 2015년 4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올 때까지만 해도 서구 환경 문제는 수도권매립지만 잘 풀어내면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서구를 마주하면서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현실은 참담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단일 매립지인 수도권매립지도 그렇거니와 동네마다 쓰레기는 넘쳐나고, 악취 민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데다 방치된 하천은 냄새와 쓰레기가 가득해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었다. 이뿐 아니다. 다른 지자체였다면 한 곳도 쉽게 들어서지 못했을
내 삶은 어릴 때부터 평범치 않았다. 본디 가난했던 데다 형제자매들은 많은데 아버님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사고로 다리를 하나 잃어 평생을 목발에 의지해 사시다 보니 일을 할 수 없었다. 어머님 또한 끙끙 앓는 몸을 이끈 채 힘겹게 일하셨다. 그러다 보니 나와 형제들은 사는 걸 각자 해결해야 했다. 생계가 어려우니 공부는 뒷전이었다. 학교가 파하면 리어카를 끌고 가 논밭일을 하고, 점방에서 차표와 물건을 팔면서 각종 심부름을 했다. 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도장을 파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새벽에는 30여 가구에 신문도 돌렸다.
민선 7기가 3주년을 맞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 있다면 바로 약속을 잘 지키는 거다. 무엇보다 구민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이행하는 게 첫 번째다. 유대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책인 「탈무드」에는 ‘아이에게 무언가 약속하면 반드시 지켜라. 지키지 않으면 당신은 아이에게 거짓말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된다’라는 문구가 있다. 소위 정치인이 되면서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가 여럿 생겼다. ‘약속’, ‘책임’이 대표적이다. 정치 새내기로 민심을 처음 접하면서 주민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가왕’ 조용필의 전설적인 명곡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에는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라는 구절이 있다. 도입부 내레이션이 매력적인 이 노래 가사를 얼마 후면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하얀 산’이란 뜻을 지닌 킬리만자로라는 이름 자체를 새로 지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안타깝게도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두 발로 직접 걸어본 곳이라 애틋함이 더 크다. 2002년 10월, 유엔(UN) 내 환경전담기구인 유엔
지난 14일 신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했다. 기획재정부에서 일 잘하기로 유명하고 소문난 ‘예산통’인데다 국무조정실장 당시 뛰어난 현안 조율 능력을 발휘한 분으로 정평이 나 있기에 새로운 희망을 안고 기대해 본다. 인구의 90%, 10명 중 무려 9명이 도시에 거주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도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과 교통, 이 두 가지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곳이 공교롭게도 내가 단체장으로 있는 인천 서구다. 이미 인천에서 인구 1위인 55만 도시이자 내륙 면적도 1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큰 30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절정이자 가족 간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가정의 달 5월이다. ‘집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의 가화만사성을 다시 한번 떠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선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시대 흐름을 이해하면서 서로의 장점은 북돋워줘야 한다. 직장에서도 모임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두루 통용되는 가르침이다. 그 중 핵심은 세대 간 화합이 아닐까 싶다. ‘90년대 생과 함께 생존하기 위한 가이드’를 풀어낸 「90년생이 온다」가 세간의 화제를 모은 이유도 그러하다.
올해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처음 맞는 나무 심기 원년이다. 산림청은 국민 모두가 나무 심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 함께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구촌 최우선 어젠다가 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바로 나무 심기다. 그 첫걸음은 어떻게 해야 잘 뗄 수 있을까? 나무를 많이 심는 것만이 정답일까? 양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환경에 이로운 수종을 고르는 거다. 산소 배출량과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나무를 선별해서 심으면 효과를 극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 직후인 1947년 자서전인 「백범일지」를 통해 다른 나라의 침략과 약탈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문화라 했다. 행복한 삶 또한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언급했다. 나 역시 구정 전 영역에 걸쳐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된 얘기다. 환경부 재직 시절인 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16차 당사국 총회(COP16)에 정부 대표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사실 이 회의는 인류 사회 존속과 직결된 환경과 관련해 ‘하루빨리 보존해야 한다’와 ‘당분간은 개발이 먼저’라는 국가 간 의견이 첨예한 갈등을 겪는 장이다.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사이에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에 없던 현상이 일어나는 중이다. 충북 제천의 한 농원은 몇 해 전 한라봉, 천혜향 등 만감류 수확
‘인천 서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어디에 있어요?’라고 되물어본다. 나도 그랬다. 3년 전, 팔자에 없는 선거에 나서면서 지도부터 펼쳐봤다. 참 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땅은 넓고 인구도 인천에서 많은데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다. 소비 역시 대부분 관외에서 이뤄졌다. 서울은 21%, 경기는 45%, 인천은 53%인 역외소비율이 서구에선 대략 추산해도 60%가 넘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비율도 월등히 높았다. 전체 기업체 중 82%에 달하는 소상공인(2만5천 곳)과 중소기업(7천 곳)이 서구에 몰려있었다. 문제
살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순간들 중엔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슴 아린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팍팍해진 삶은 그 순간들을 더 빈번하게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혹한기를 이겨낼 온정 역시 달아올랐단 거다. 희망과 나눔이 더해져 기적을 이뤄내고, 끈끈한 인연도 만들어냈다. 지역화폐 서로e음 앱에 기부 기능을 결합시킨 서로도움은 이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나눔 플랫폼이다. 캐시백을 보다 뜻깊게 사용하고 싶다는 구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서로e음을 나눔의 공동체 화폐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서
# 워킹맘 A씨는 오전 6시부터 발을 동동 구른다. 아침은 식탁 위에, 점심은 도시락통에 나눠 담고 눈도 못 뜬 애들을 식탁에 앉힌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마치고 ‘밥 챙겨 먹어라’, ‘온라인 학습 늦지 않게 접속해라’, ‘학원 제시간에 가라’, ‘가스불은 절대 켜면 안 된다’ 등 당부사항을 쉴 틈 없이 쏟아내며 현관문을 연다. 회사에서도 종일 애들 걱정에 머리가 아프다. # 초등학교 4학년인 B군은 등교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부모님은 맞벌이에 외동이다 보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따분하다. 학교라도 가야 엄마 아빠 퇴근을 기
더불어 사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취약계층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꾸준한 배려가 동반돼야 한다. 조금 더딜지라도 함께 가도록 기다리고 보폭을 맞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근 방문한 사회적기업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이 힘들고도 어려운 길을 10년 넘게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윤기상 대표가 이끄는 이곳은 전체 직원 중 무려 90%가 장애인을 비롯해 어르신, 다문화 등 취약계층이다. 취약계층 비율이 다른 사회적기업 대비 월등히 높다. 지금은 직원이 98명에 달하지만 2010년 설립 당시만 해도 7명에 불과했다. 복사용지
브라질의 남부 도시 꾸리찌바(Curitiba)는 ‘꿈의 도시’이자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다. 한때는 양적인 팽창에 집중했지만 공기가 탁해지고, 길가가 쓰레기로 더러워지고, 녹지 부족으로 주거지가 황폐화되면서 ‘시민을 위한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는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의 도시혁신 철학과 강한 의지가 있었다. 창의적인 시도에 모두의 실천이 더해졌다.마치 인천 서구를 떠올리게 한다. 서구 역시 수도권매립지, 소각장, 발전소, 아스콘 업체 등 각종 환경유해 시설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 왔다. 무
인천 서구 하면 냄새 나고, 먼지 많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환경은 전국 꼴찌 수준이었고, 민원은 악취와 미세먼지로 넘쳐났다. 민선 7기 첫 번째 과제로 ‘클린서구’를 내세운 이유다. 정책을 만들어낼 전담조직과 예산이 필요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클린도시과, 생태하천과를 신설하고 환경관리과, 자원순환과, 공원녹지과 등 유관부서를 하나로 모아 이를 총괄하는 환경안전국까지 새로 만들어 환경개선 사업을 계획, 과감히 투자를 시작했다. 먼저 악취 제로를 위해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를 개소했다.
이맘때면 더 그리운 분이 있다. 고(故) 이태석 신부님이다. 영화보다 더한 삶을 사셨던 신부님은 마지막 눈 감는 순간까지도 사랑과 나눔을 널리 전하고 가셨다. 내겐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분이다. 어느새 선종 11주기를 맞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신부님은 늘 내 옆에서 힘이 돼주신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그중 한 번의 기회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인 톤즈에 간 것, 그곳에서 이태석 신부님을 만난 것임을 나는 잘 안다. 그 이후로 내 삶엔 큰 변화가 생겼다. 톤즈에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