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다. 이해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 반발이 거세며, 그 여파에 환자들의 고통도 커진다. 이에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비상 상황이다.필자는 인천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으로서 지역 필수의료 과제 해결을 선도해야 할 책임이 있고, 대학에서 의학교육 보직을 맡기에 급격한 정원 증원의 역작용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 위기 상황이 잘 수습돼 지역 필수의료 기반은 굳건해지고, 의사들이 마음껏 진료하는 환경이 만
유엔환경위원회가 정의한 ‘지속가능성’은 ‘미래 세대들의 수요 충족 가능성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현재 수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알려졌다. 즉, 현 세대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자원을 소진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남겨 둠을 의미한다.주한미군기지 반환에 따라 300만㎡에 이르는 용산 부지 자원이 현재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 필요와 미래 세대 필요 사이를 조율해야 하는 책임을 졌다. 이 엄청난 가능성의 부지를 생태공원으로 전환하는 큰 방향성이 정립된 이 상황은 ‘지속가능한 부지 활용’을 위한 초석이 놓였음을 의미한
1922년 12월 30일 건국된 세계 최초 사회주의국가인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은 그로부터 68년 11개월 26일이 지난 1991년 12월 8일에 해체되고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은 철저하게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 만들어진 국가였다. 국가의 모든 정책은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 수립되고 실행됐다.실제로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은 1960년대까지 서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국가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경제성장이 멈췄다.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 발
네이처가 지난해 말 ‘2023년을 빛낸 과학계 인물’에 처음으로 비인간을 지명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을 몰고 온 OpenAI가 그 주인공으로, 과학 발전과 진보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꿨다는 게 선정 이유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가운데 하나인 챗GPT가 교육현장에 끼친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인간의 언어정보를 대량 학습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출현은 인간만이 리터러시 주체가 아님을 물리적으로 증명한 선언이자, 사고와 표현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인간의 고유한 언어능력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교육의 무효성을 제기한 도전적 사건이
대한민국은 세계 젊은이들이 오고 싶은 나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름답고 매력적인 우리의 예술과 문화가 이끄는 한류 덕분이다. 2021년 현재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외국인은 110만 명, 그 중 결혼이주자가 40만 명 정도 된다. 그리고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은 750만 명 정도다.한반도 인구의 10% 정도 우리 민족이 해외에 거주하는 거대 공동체 집단으로 ‘디아스포라’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주민과 재외동포는 향후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돼 총괄기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
지난해 8월, 큰딸 결혼식에서 나는 축사 겸 덕담을 하면서 4대 성인(공자·붓다·소크라테스·예수)을 소환했다. 결혼이 얼마나 지난한 과제인지를 언급하면서 4대 성인의 결혼생활을 유머러스하게 거론한 것이다.공자는 70 평생 집을 떠나 온 천하를 유랑했고, 붓다는 그 좋다는 왕관도 버리고 가출 같은 출가를 했으며, 소크라테스의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은 크산티페를 악처의 대명사로 만들었고, 예수께서는 선배들의 간난산고와 같은 결혼생활에 질려서 아예 독신을 고수하셨다고 했다.이처럼 결혼생활이란 4대 성인조차도 극복하지 못한 난제지만, 그럼
붕당(朋黨)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당(黨)을 이르는 말이다. 대선(大選)이니 총선(總選)이니 선거철만 되면 뜻을 함께 할 당인끼리 당(黨)을 만든다는 말이 언론을 뒤덮는다. 지금의 정당(政黨)정치 근원이라 할 붕당(朋黨)은 어디서 온 말일까?중국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가 「붕당론(朋黨論)」에서 진정한 붕당을 말한 데서 연유한다. "무릇 군자(君子)는 군자와 더불어 길(道)을 같이함으로써 벗(朋(붕), 朋黨(붕당))을 삼고, 소인(小人)은 소인과 더불어 이익(利)을 같이함으로써 벗(붕당)을 삼나니, 이는 자연스러운 이
전한 말기 4대에 걸쳐 천하모(天下母)로 떠받들어지다가 조카 왕망(王莽)의 찬탈로 왕조가 바뀌는 일을 겪은 후 효원태황태후 왕정군(王政君)이 다음과 같이 회한의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정언에 요언이 뒤섞여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2천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왕정군의 이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그 시사점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용어 또는 개념 정리부터 명확하게 하는 게 필요한 듯싶다. 정언(正言)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은 바른 말 또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천시는 2025년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준비를 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힌 도시는 인천, 부산, 제주, 경북 경주다.1990년대 구소련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경제적 이해관계 중심으로 일어난 세계 질서가 바로 세계화(globalism)와 지역주의(regionalism) 현상이었다.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아시아·태평양(아태) 경제협력체)은 아태 지역의 경제성장, 협력,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포럼이다. 21개 회원국으로 구성한 AP
우리나라는 2024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드디어 1천만 명에 도달하고, 2025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20년 한 해에만 국내 65세 이상 노인 3천39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전체적으로는 한국의 노인자살률(인구 10만 명당 46.6명)은 OECD 국가(평균 17.2명) 중에서도 압도적 1위다.인류 역사를 통틀어 노인을 위한, 노인의 시대가 있었을까? 불과 60여 년 전인 1960년대 평균수명이 52.4세였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오늘날과 같이 100세를
아시아는 세계에서 인구 밀집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물 자원 수요가 점점 높아진다. 도시화와 산업 발전, 인구 증가, 삶의 질 향상으로 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자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진다. 농업, 산업, 가정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물은 적절한 계획과 관리 없이는 심각한 부족과 오염 문제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돌발 홍수, 가뭄 따위 자연재해로 인한 물 문제가 심각한 차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물 관리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이 절실한 과제가 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물 안
거대한 도전과 변화. 우리 시대를 특징 짓는 단어다. 첨단 과학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은 우리 일상에 커다란 파장과 균열을 일으켰으며, 이제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디지털 문명이라는 패스트트랙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더욱이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무너뜨리고 디지털 공간 활성화를 촉발시켰다.이러한 측면에서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 개념은 현대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직면한 사회적 변화와 도전에 적극 대응하려는 지적 시도다. 디지털 시민성은 디지털 리터러시
필자는 인천시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과 보건복지부 지정 인천금연지원센터를 주관하며 시민의 건강 행태 개선을 위해 나름 노력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연구실 코앞에는 커다란 야외 흡연구역이 두 곳이나 있다.한때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골초였고 지금은 대학병원 특실병동에서 4박 5일의 무료 금연캠프를 운영하기에 흡연에 빠진 대학생과 동료 교직원들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가끔 그들에게 다가가 금연을 하셔야 하고, 어떤 방법이 좋은지를 진지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겸연쩍게 웃으며 자리를 피할 뿐이다. 흡연이라는 치
최근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좌석 옆 모니터를 켜는데, 선택사항 중 Live TV(TV생중계)라는 회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일정과 겹쳐 US 오픈 테니스 남자 결승전 경기를 시청하지 못하게 돼 아쉬웠는데, 비행기 안에서 생중계로 실시간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다니….정보통신 분야에서 30여 년간 일한 필자지만 오늘의 정보통신기술 발전 속도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요즈음 인간은 정보통신기술 발전 속도가 그것을 이해하는 속도보다 빠른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필자가 대학을 졸업할 시기(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2050년에는 65% 이상이 도시에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몰개성한 고층건물들로 이뤄진 도시는 필수불가결한 환경이 됐음에도 왜 우리 대다수는 감정과 창의성을 고양시키지 못하는 질 낮은 경관의 장소 속에서 살아야만 할까?공간환경에는 인간의 감정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강력한 힘이 있다. 창 밖 풍경이 다르면 병이 낫는 속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밝혀낸 1984년의 로저 울리히의 기념비적 연구는 인간의 마음과 건강에 미치는 공간환경의 중요한 영향력을 강조한다."우리는 건물을 만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2003년 출범 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송도, 청라 그리고 영종으로 구성된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각각 다른 목적으로 매립을 시작한 후 복잡한 여러 차례 계획 변경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송도지구는 1984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 인구 25만 명의 위락관광·주거기능 해양도시를 목표로 구상해 시작했다.청라지구는 1980년 쌀 자립화를 위해 민간기업의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그리고 영종지구는 1990년 신공항입지 부지로 확정됨에 따라 해양종합관광휴양지로 시작했다. 초기 배경과 목표와는 달리 현재 모습은 큰 차이를
토드 로즈는 발달심리학 전문가로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교육·두뇌·지성 프로그램과 개인학 연구소를 맡았다. 중학교 시절 ADHD 장애 판정을 받고 부진한 성적으로 고등학교 중퇴 후 최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며 생활보호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절하게 생활했다. 그는 이후 독학으로 대학 검정시험 GED를 통과해 야간 수업을 들으며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인간발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세계 최고의 교육학자가 됐다. 지금은 세상 모든 사람이 충족된 삶을 누리고, 살아갈 기회를 제공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신 활동을 한다.그는 「평균의 종말」이라는
「머니볼(Moneyball:the Art of Winning an Unfair Game)」은 경제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의 경영학 서적이다. 이 책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Oakland Athletics) 단장 빌리 빈(Billy Beane)이 스몰 마켓의 팀을 데이터 기반 팀 운영이라는 전략을 통해 리그에서 승리하게 만든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자본 차이를 내재한 불공정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경영 전략으로 이야기한다. 경영학 서적이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 잘 알려졌고, 경영학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기존 26.3%에서 40%로 높인 안이 발표됐고, 현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의지와 계획이 담긴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2030년 NDC 40% 목표 달성을 위한 산업 부문별 적극적인 탄소 감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최근 기업 생산활동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기업들의 필수 경영 전략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
챗GPT를 위시한 AI(인공지능) 기술이 산업과 생활, 교육 전반에 파고드는 속도가 가히 위협적이다. 이에 발 빠르게 충북교육연구정보원은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적용될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고, 교육부는 2025년부터 현장에 적용될 AI 디지털교과서를 초·중·고 모두 검정으로 발간하기로 하는 등 AI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시킨다.정부는 지난 13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를 목표로 9천9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 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4가지 계획이 포함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