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끼는 곳이 바로 인천시 서구 검단지역일 것이다. 2012년 봄, 검단사거리 인근에 터를 잡았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다. 인천시 끝자락에 자리해 교통이 다소 불편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2016년 7월 개통되면서 불편함은 많이 해소됐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검단사거리로 가다 보면 열차가 지상 검암역에서 지하 독정역으로 내려가기 바로 전 눈앞에 한적한 풍경의 ‘한들마을’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줬다. 하지만 몇 년 전 철거가 시작되더니 지금은 아파트촌이 시야를
어릴 적, 오랜 기간 어업활동을 했던 원로분들이 어개류들은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바닷물의 물참 시간 중 여섯물~열물 사이, 음력으로 15일~19일·30일~4일에 구름이 많고 흐린 날씨에 수산물 어획량이 많이 늘어난다는 만석동 원로분들의 경험담도 들었다.이러한 경험담을 뒷받침해 주는 연구를 일본 학자들이 했다. 태양빛 반사율이 강한 흰색·회색·적색·황색 계통은 어개류들에게 공포감을 줘 모여들지 않고, 청색·녹색·자색·흑색처럼 어둡고 옅은 색의 음영한 곳으로 어개류들이 모이는 습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
MZ세대 디지털 문화풍속이 대한민국 관광트렌드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MZ세대는 4차 산업 혁명의 대표적 산물인 인공지능 AI의 진화에 힘입어 일과 휴식을 일상처럼 즐기는 세대가 됐다. 언필칭, MZ세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다. 특히 세계적 감염병인 코로나19가 관광산업을 송두리째 절벽으로 몰아붙이던 시기에 홀연히 나타나 신개념 관광트렌드를 주도하는 신흥 관광레저 소비자 집단이다.그들은 기성세대의 삶에 대한 인식, 취미와 습관,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그들만의 독특한 가치관을 구현하는 혁신적 공간을
우리가 사는 포천에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자연유산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유산이 자리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포천문화원에서 근무하며 포천 관내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연구할 기회가 있었다.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삼국시대 반월산성, 근대 포천성당과 방어벙커까지 포천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조사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잘 보존·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지역 문화사를 연구·전시·교육하는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은 ‘포천’을 표현하는 정체성이 되고, 포천 사람들에게는 자
정몽주는 고려의 학문을 이끌었다. 고려가 문헌의 나라로 불리게 된 것도 정몽주에 의해서였다. 학자들이 유학자 계통을 저술할 때 당당하게 먼저 거론되는 인물이 고려의 정몽주이기도 했다. 성리학의 창시자 정몽주가 죽자 고려도 멸망했다.1337년 12월 경상도 영천군 동우항리에서 출생한 정몽주의 어릴 때 이름은 몽란이었다. 모친이 잉태했을 때 꿈에 난초분을 품었다고 해서 몽란으로 불렀다. 어깨 부분에 북두칠성을 닮은 7개의 점이 있다고 했다. 9세 때 모친의 꿈에 흑룡이 배나무에 오르는 꿈을 꿔 몽룡이라 했다. 관직에 오른 후 몽주라 했
인천의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변화했는지 실감하게 된다. 특히 바다에 접한 인천은 여러 곳이 매립되는가 하면 복개되기도 하면서 택지나 공장부지 등으로 바뀌어 이전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장소도 많이 생겼다. 지금은 동구 화도진축제 주요 행사 장소 중 하나로 이용되는 수문통 복개 도로가 과거에는 하천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볼 때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이 잘 나타난 작품들을 검토해 보는 것은 나름대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누더기 삼베 홑이불 덮고/ 땀에
문학산 우물에 관한 기록은 설화와 조사보고서 그리고 역사서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1984)라는 설화집에는 "그 우물이 몇 길이나 되는지 모르지. 깊지, 아주 그런데 물맛이 가을에 가 먹어 봐두 그것이 물맛이 좋구 내년 봄에 가서 먹어 봐두 그 물맛이 좋다 이런 얘기야… 그 전에 그 물이 짰다 이 말이여"라는 진술이 있다.이경성이 주도했던 「학익동 문학산 방면 고적조사보고서」(1949)에는 현장 답사 기록과 논평이 실렸다. 우물의 위치와 현재 상태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우물과 관
프랑스의 아시아 학회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을 고려대 박대재 교수가 찾아내 공개했다. 아시아 불교미술을 연구한 게티 학자가 탁본을 도서관에 기증해 소장한 것을 찾아낸 것이다.프랑스 국립도서관에도 프랑스인 동양학자 샤반이 기증한 탁본이 있다고 한다. 서구 지역 학자들이 고구려역사를 연구했다는 물증이다. 1905년 광개토대왕비의 현장에는 연구자들 중에 서양인이 있었다는 여러 자료들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샤반 또는 게티 학자로 추정한다.고구려 전성시대 북만주 수천리와 요동 칠백리는 분명 우리 영토였다. 언젠가는 반드시
고려는 대장경 판각을 세 차례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고려대장경은 1011년 법장으로만 판각됐다. 부인사에 보관된 대장경 부기에 신라에서 판각됐다는 속전도 있다 한다. 1232년 몽고군 침입으로 분멸된다. 두 번째는 1086년 대장경 발원이 있었다. 세 번째는 1237년 발원 후 1248년 대장경이 완성된다. 불교 수행자들이 공부하기 쉽도록 법장·경장·논장으로 분류된 고려대장경이 해인사에 보관됐다. 고려대장경 간행 1천 년이 되는 2011년 경남 남해군에서 불교계의 기념 법회가 있었다. 법회 강연에서 불교서지 학자 박상국
2009년 고고학자들은 독일 남부에 한 동굴에서 독수리의 날개뼈로 조각된 피리를 발견했다. 섬세하게 조각된 피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로 알려졌는데 사람들이 약 4만 년 전부터 음악을 만들어 왔음을 보여준다.과학자들은 음악을 듣는 것은 우리에게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유익하다고 말한다. 음악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결속력이나 사회적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우울증 치료에도 쓰인다. 이렇듯 음악은 늘 우리 곁에서 친구로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함께 성장해 왔다. 이러한 음악을 상업화하고 발
세월은 나이 속도로 흘러간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올해는 1월 초부터 병·의원을 드나들어 그 말이 더 피부로 느껴진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약국을 운영해 병·의원을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주팔자에 83세까지 산다는 말만 믿고 자신만만, 웬만한 검진조차 받지 않았다. 약국에 매달리다 보니 시간이 없어 기초 질병은 자가 치료했다.심지어 코로나19 말미 감염조차도 알아서 처리했다. 피로가 쌓였지만, 부고를 받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거의 매일 영안실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조문을 가지 말라고 주변에
얼마 전 김성제 의왕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지방행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공로자를 시상하는 행사로, 숙원사업인 의왕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에 적극 나서 지지부진했던 의왕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2026년 2월 준공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인 의왕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되면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잡고 의왕시 문화예술 수준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예회관은 공공에서 운영 중인 공연, 전시 등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4년 주목할 트렌드를 ‘분초사회’라고 말한다. 분초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의 시간을 철저하게 조각내서 모듈(module)화시킨다. 이는 남는 시간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2024년은 경제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확실하게 넘어가면서 ‘시간은 곧 돈’인 사회가 시작된다는 것이다.분초사회는 플랫폼 사회로 접어들면서 시간을 밀도 있게 쓰게 된 현대인이 더욱 시간의 가성비를 강조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시성비(시간+가성비)라고도 한다. 일을 많이 해서 남은 여가 시간이
수년 전 단군문화포럼과 단군학자료원 주관으로 색동옷을 입은 단군 영정을 공개하는 전시회가 서울 천도교 본부에서 열렸다.이는 1883년 시주한 그림으로 밝혀졌는데, 충청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부여 단군 영정보다 오래된 것이다.단군(아호, 이름:환왕검)은 나라를 건국하고 국호를 조선이라 했다. 조선과 동명은 태양의 국토임을 표현한 것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나라라고 해 중국 고대 국가에서 조선과 함께 일역·일출·일동이라는 별호로 지칭했다. 우리 고대 선인들은 생명과 광명의 상징으로 여겼던 태양과 별에 제례를 올렸다. 태양과 별은 부활을 의
산업혁명이란 기술에 의해 산업 분야는 물론 사회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기계가 지능을 갖기 시작하고 인간의 모든 면을 넘어서는 가운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예술 분야만은 인간이 가진 다양한 능력 중에서 ‘창의성’과 ‘감성’이 필요하기에 AI와 로봇 기술이 인간을 쉽게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문화예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며 위기와 변화에 직면했다. AI 화가들이 유명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AI 화가는 구글이 개발한 딥드림(Deep Dream)이라는 AI로 1
인류는 수천 년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를 형성했다. 이러한 문화는 지역, 시대, 인종, 종교에 따라 크게 다르며, 잠시 반짝하고 끝나는 유행과는 구별된다.예를 들어 석기시대에는 도구와 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회구조와 생활 방식이 변화했으며, 농경시대에는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식생활과 생활환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과 생산 방식이 등장하면서 경제와 삶의 형태가 크게 변했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현재 역시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이렇듯 문화의 변화는 시대 변화에 따라 같이 변하고
납 신(申)자의 신으로 표기하는 지명으로는 강화도 신성동, 충남 해미 신기리, 강원도 신석리, 경북 안동 신석리, 경북 경산 신석리, 상주 신곡리, 평남 순천 신평동이 있다.우리나라에 원숭이가 들어온 시기는 조선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백제·고려·조선에서도 원숭이와 관련된 지명·능묘·건축물·도자기·공예품을 볼 수 있다. 개성 개풍군 만수산에 고려태조 왕건의 현릉이 있다. 능묘 주위 12각형 호석 각면엔 12지상 원숭이가 있다. 경북 영주 봉황산에 자리한 고려시대 건축물 부석사 무량수전과 조사당 건물은 기둥 두공 부분에 원숭이 한 쌍이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설화 중 ‘삼 년 고개 설화’가 있다. 이 설화는 대체로 "넘어지면 삼 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고개에서 어떤 사람이 넘어지게 되고, 이에 삼 년밖에 살지 못함을 알고 걱정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해 준 어떤 사람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하게 끝을 맺는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유형의 설화는 전국적으로 채록된 수가 적지 않을 뿐더러 한때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을 정도였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이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과 일본에도 전해지는 이 유형의 설화는 해결책을 제시한
일장기에서 파생한 일본군 군기는 흰 바탕에 태양빛이 16줄로 퍼져 나가는 문양이다. 언제 누가 욱일기라 지칭했는지 모르나 일본의 명칭은 군기다. 일제 때 조선총독부에서 우리 청년들을 지원병으로 강제 징집한 훈련소 깃발도 같은 것이었다. 일장기의 붉은 태양은 힘·열·광선을, 흰 바탕은 고결·순결·평화·냉정·정의를 의미한다. 지금 사용하는 일장기는 1300년대 일본 관군이 사용하던 깃발이 최초였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정한 국기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해 대정관 포고 제57호로 관군이 사용하던 군 깃발을 일장기로 제정했다. 일장기는 욱일승
중국 고대 국가에서는 국조명의·연호·칭호 따위로 서로 논쟁하는 일이 많았다. 민중 의견은 수렴하지 않고 관청 주도로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동식물 이름을 두고도 많이들 싸웠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기도 했다. 중국 춘추시대에 궁궐에서 처음 보는 작은 동물이 잡혔다. 이름을 몰라 모두가 궁금해하던 중 궁궐에서 일하는 종군이라는 사람이 "「이아」라는 책에 기록됐는데, 이 동물의 이름은 ‘쥐’입니다"라고 알려 줬다. 임금은 종군에게 박학사라는 칭호를 줬다. 그때부터 「이아」는 「시경」과 함께 존중 받는 책으로 대접 받았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