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다음세대에 대해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론핵물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다음 세대, 특히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나의 청소년 시절 ‘뫼비우스 띠’와 같은 무한반복 사고의 고통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영적 세계는 무엇인가? 사후 세계에서 인간을 포함한 생물체는 어떠한 존재인가? 인간 능력의 생물학적 한계는 어디인가? 자연과 우주는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진정한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등등. 나의 질문은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선 지금에서도 쉽게...
미래연구에 있어 가장 객관적인 자료 중의 하나는 인구다. 인구의 구성과 변화는 그 사회의 변모를 나타내는 단순하면서 명확한 지표다. 인구구조와 소비 흐름의 변화로 경제 예측을 하는 해리 덴트는 최근에 발간한 「인구 절벽(The Demographic Cliff)」이라는 저서를 통해 국가의 인구 증가 정점 이후에 일어난 다양한 버블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는 22년 후 한국이 일본의 사례처럼 디플레이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 1971년 출생인구가 정점을 이뤘으며, 2018년은 47년 되는 해이다. 해리 던...
1925년 러시아 작가인 알렉산더 베리야프는 「도웰 교수의 머리」라는 소설을 썼다. 이 소설에는 분리된 신체 부위의 생명유지와 관련한 의학적 문제를 연구하면서 남성의 머리와 여성의 몸을 결합하는 실험을 수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소설을 배경으로 1984년 ‘도웰 교수의 증언’이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설과 영화와 같이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그려졌던 사건이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최근에 신경외과 교수인 세르지오 카나베로와 런샤오핑이 ‘헤븐 프로젝트’(HEAVEN Project)를 진행하고 있는데, 헤븐은 ‘The H...
‘미래(未來)’의 사전적 의미는 ‘올 날이나 때’이다. 어원적으로 살펴보면 ‘미(未)’는 르완다어의 mira (to swallow)에서 유래됐으며, ‘삼키는 것’ 즉 ‘드러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래(來)’는 보리(麥)에서 유래되었는데, 한자 ‘맥(麥)’은 ‘추수하여(來) 갈아서 음식을 만드는(夕) 것’을 의미하며, 한글 ‘보리’는 ‘타작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추수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보리는 가을에 심어 다음해 봄에 추수하므로, ‘미래’는 아주 먼 시간보다는 ‘곧 다가올 가까운 시간’의 의미를 갖게 된다. 미래...
2018년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한 해를 시작할 때 기대와 우려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심경이다. 작년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물러나게 한 사건은 지방선거가 있는 올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어떻게 표출할 지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하게 한다. 전 세계는 각국 리더십의 다양성으로 인해 국제정세의 예측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세계 평화와 자국의 이익이라는 양 갈래에서 모든 국가들은 마치 줄타기하는 듯한 곡예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모든 국가...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선서 후 첫 번째 업무지시로 일자리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일자리 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4월 실업자 숫자가 116만 명이 넘어섰고, 각종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 당선된 대통령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 위원회 설치를 지시했으며, 미래부가 주관부서로 선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3D 프린트’를 ‘스리 디 프린트’로 읽어야 하는데, ‘삼 디 프린트’로 읽어, 상대 후보들에게 집...
대학 캠퍼스에서는 봄꽃의 향취가 진동하고 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수줍게 피어 있으며, 벚꽃은 화려하리 만큼 활짝 피고 있다. 이런 봄꽃의 자태가 우리의 정신을 홀리듯,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도 국민들의 정신을 빼앗고 있다. 박근혜 탄핵에서 촉발된 대통령 선거는 처음에는 문재인 대세론으로 쉽게 끝나는 듯했지만, 현재로는 안철수의 뒷심이 무시 못하는 지경에까지 왔다. 선거판은 유력한 문재인을 기반으로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 등의 경쟁구도로 가고 있었으며, 현재로는 그 경쟁자로서 안철수가 부상하고 있다. 얼마 전 설문조사는 안...
20세기 후반만 하더라도 과학기술의 변화로 인한 미래사회의 예측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를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학자들이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흥밋거리로 듣거나 먼 미래에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낮은 사건으로 치부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30년 전에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과학기술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미래예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출판된 ‘세계미래보고서 2055’에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미래학자들이 뽑은 2016년 현실이 된 30년 전 예...
지난 10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인용 사건이 발생해 이정미 헌법 재판관은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판결의 내용을 떠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통’의 대명사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는 자기 진영의 ‘소통’의 산물이라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통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중국 노나라의 사상가인 묵자는 인간관계의 기술 7가지를 제시했다. 1) 지혜로운 사람은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릴 줄 안다. 2) 아첨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는다. 3) 겸허한 태도로 ...
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제47회 다보스포럼이 진행됐다. 미래연구가로서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해 준다는 의미에서 주의 깊게 본다. 올해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현재 대통령 탄핵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더욱 의미 있는 주제인 것 같다. 올해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지금까지 다보스포럼이 어떠한 주제를 다뤘는지에 대한 지식은 과거의 추동력이 현재를 거쳐 미래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지난 7일에 인천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제4 차 산업혁명과 건축의 미래"라는 인천건축도시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발표자와 패널들, 관중까지도 전부 건축과 관련된 대학교수이거나 건축가, 건축 평론가였다. 나는 미래연구가라는 타이틀로 패널로 참석했다. 제4 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지 2~3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제4 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건축의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발표자 중에 한 명인 성균관대 건축학과 김성아 교수는 새로운 미래의 건축 방식으로 BIM(Building ...
지난주, 설악산 단풍 소식이 계속적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올 여름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의 긴 시간 사용으로 전기요금을 걱정했던 때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단풍 소식을 듣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접하게 된다. 기온이 떨어짐에 따라 파란 잎이 빨갛게, 노랗게 변하는 현상을 단풍이라 한다. 인간이 보기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절경에 해당되지만, 사실 식물 입장에서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다. 지혜로운 자는 단풍을 보며, 추운 겨울이 올 것을 예상하고 그 준비를 하지만, 미련한 자는 아름다운 단풍 ...
인류 문명 패러다임의 변화는 농경사회 6천 년, 산업화사회 200년, 정보화사회 50년이라 부르며, 우리는 후기정보화사회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산업혁명 관점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는 18세기 기계화 기반의 제1차 산업혁명, 19세기~20세기 초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대량생산 기반의 제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한 지식정보 기반의 제3차 산업혁명을 지나, IBCA를 이용한 만물초지능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IBCA’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빅 데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네덜란드의 합리주의 철학자인 바뤼흐 스피노자 역시 같은 말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과연 ‘사회적 동물’의 함의는 무엇일까? 그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인간의 특성을 규정한 것인가? 아니면 인간은 독립적인 삶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인간들은 어떠한 상황이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인간 DNA에 담겨있는 생존본능일지도 모르겠다. 19세기 말 활동...
물리학자들은 자연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스핀 양자수’라는 물리량을 통해 두 가지로 구분한다. 스핀 양자수가 정수이며 ‘보손(boson)’이라 하고, 반정수이면 ‘페르미온(fermion)’이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이 페르미온에 해당되고, 광자, 중력자, 글루온 등이 보손에 해당된다. 페르미온의 에너지 분포는 ‘페르미-디랙’ 통계를 따르고, 보존의 에너지 분포는 ‘보즈-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데, 이로 인해 두 입자들은 특이한 성질들을 보인다. 페르미온은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해 동일한 원자...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6월 ‘인터넷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물인터넷 기반의 신산업 시장 확대와 해외 진출 지원 및 연구개발 추진 계획을 밝혔으며, 2014년 5월 ‘사물 인터넷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비전으로 초연결 디지털 혁명의 선도 국가 실현을 목표로 2020년까지 국내 시장규모 30조 원으로 확대, 평균 매출액 1천억 원의 Top50 전문기업 육성, 이용 기업 성과 30% 향상하는 생산성-효율성 향상으로 잡았다. 기본계획안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는 "산업혁명(오프라인), 정보화혁명(온라인)을 거쳐, 모...
인간이 동물과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문명을 이루는 것이다. 동물과 곤충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들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들은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이 존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발견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자연 현상을 관찰한다. 관찰된 자연 현상들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세운 기준에 의해 기록된다. 이 기록 결과는 어떤 연구자가 관찰하든 같은 자연 현상에 대해 동일해야 한다. 따라서 과학에서는 ‘관찰’보다는 ‘관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
인류의 문명은 인간의 창의적 발명이나 발견을 통해 격변적 변화를 경험했다. 세계 4대 발명품으로 알려진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은 각각 나름대로의 패러다임 변환을 주도했다. 종이의 발명은 정보의 기록을 통해 조상들이 경험했던 삶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후손들이 발전적 삶의 패턴을 강구하게 했다. 특히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이론을 창출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화약의 발명은 전쟁에 있어 새로운 전략을 가능케 했고, 화약의 화력이 전쟁의 승리까지 담보했다. 이는 현대까지 무한경쟁의 무기 개발에 영향을 줬다. 나침반의...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끝난 다음 날,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며 복잡계 물리학자로서 뇌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김승환 교수는 "패러다임의 전환도 일어날 겁니다. 문화 충격, 교육의 변화, 산업계의 변신 등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한 줄기로 모일 것입니다. 앞으로 어디로 그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해야지요. 반짝 이슈가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인터뷰를 했다. 그의 관심사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며, 새로운 중장기 과학교육종합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알파고의 등장은 ...
철학의 사유는 물질의 존재 자체와 그 존재에 대한 인식이다. 존재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형이상학(metaphysics)’을, 인식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인식론(epistemology)’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형이상학’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본질이나 존재의 근본 원리를 사유나 직관을 통해 연구하는 학문"이고, ‘형이상학’의 용어는 기원전 1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 저작물을 편집하던 안드로니코스가 사용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에서는 사물들의 본성에 관한 문제를 다뤘고, ‘형이상학’에서는 더 넓은 의미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