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나의 어린 시절 유일한 놀이터는 자연뿐이었다. 당시 마땅히 가지고 놀 만한 대상이 없었던터라 동네 아이들은 여름이면 소나무와 참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나 사슴벌레, 초가을이면 푸른 하늘을 수놓는 고추잠자리, 그리고 시냇물을 보금자리 삼아 헤엄치던 이름 모를 물고기 등 그야말로 자연을 대상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5.06
-
근래 농업분야의 해외투자 자유화와 기업의 해외농업 투자에 대한 비판시각 완화로 농업분야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해외 농업개발 사업은 대체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진행되어 왔던 해외 농업개발사업의 유형은 사업형태와 사업내용에 따라 두 가지로 대별된다. 1960년대부터 남미를 중심으로 국가가 주도해온 &ls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4.22
-
자연은 놀라운 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 출근길에 지친 몸으로 사무실에 막 들어섰을 때 책상위에 놓인 작은 녹색식물을 보며 미소를 지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연의 산물인 녹색을 보면 눈의 피로가 풀리는 것처럼 우리 눈은 본능적으로 녹색을 편안하게 느낀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환자를 시각적으로 안정시킬 목적으로 수술실 의사나 간호사들이 녹색 가운을 착용한다.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4.08
-
완연한 봄이다. 자연은 봄을 만나 생명의 싹을 피우지만, 새봄이 왔다고 마냥 좋아만 할 일도 아니다. 봄의 산뜻함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춘곤증 등의 계절병에 속수무책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춘곤증은 겨울철보다 신진대사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 이유는 갑작스런 대사의 항진으로 겨울보다 여러 영양소의 소모가 현저히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분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3.25
-
봄이 오는 길목이다. 강바람은 이미 차가운 기운을 잃고 꽃향기 헤치고 봄소식을 실어오고 있다.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희망을 키우고 있었던 모양이다. 들녘에선 벌써부터 따스한 햇볕이 속삭이고 있고, 조금 있으면 신록향기 그윽한 봄나물이 지천으로 뒤덮여 코끝을 자극할 것이다. 그리해서 농산촌 마을은 온통 달콤한 꽃향기로 가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3.11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다음 달 6일이다. 이때 농촌의 봄은 드디어 시작된다. 씨 뿌리는 수고가 없으면 결실의 가을에 거둘 것이 없듯 경칩 때부터 부지런히 서두르고 씨 뿌려야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이처럼 경칩은 봄의 상징이며, 농사의 시작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논밭 속에 놀고 있는 흙들이 많다. 이는 우리 농촌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2.25
-
설 명절이다. 마음이 고향으로 달려간 순간, 꿈에 본 내 고향, 고향열차, 고향이 좋아, 고향아줌마, 타향살이, 고향무정 등 고향을 소재로 한 그리운 대중가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매년 산자락 넘어가는 귀향열차 속에 비친 고향은 일찌감치 앵초가 마중나온 듯 하고, 내장산을 낀 고향 시내에선 귀성객을 맞이할 차비를 서두르고 있는 떡방앗집 풍경이 눈에 선하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2.11
-
보름여 있으면 설날이다. ‘설’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면 사람들은 설레임, 기다림, 그리움 같은 아름다운 감정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설날이 가까워지면, 서울로 돈 벌러 가신 삼촌이 어떤 선물을 사오실까 하는 기대감에 밤잠을 설친 기억이 있다.당시의 선물들은 종합선물 세트나 새 고무신, 의복 등이었다. 또래끼리 이 골목 저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1.28
-
2010년은 호랑이 해다. 예로부터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호랑이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한테 호랑이의 이미지는 고정돼 있지 않고 극과 극이다. 포악하고 무서운 동물이면서 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이기도 하다. 기개 넘치고 늠름하기도 하지만 까치나 여우·토끼에게 골탕 먹는 우스꽝스러
오피니언
기호일보
2010.01.14
-
-
-
바깥기온이 차갑다. 어느새 겨울이 찾아온 모양이다. 세월이 멈춰선 듯 고즈넉한 고향을 떠올리고 있노라니, 불현듯 어릴 적 고향마을회관 거울 위에 붙어있던 ‘밀레의 만종’ 그림이 생각난다. 당시 그림은 지금까지도 가슴속에 행복의 이미지로 아로새겨 주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밀레는 일생 동안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12.03
-
농업(‘健康’)이냐, 국익(國益)이냐? 이 말은 농업보존과 경제성의 딜레마를 선명하게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러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국익당은 정서적으로나 현실적인 면에서 유리하나, 농촌당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경제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애시 당초 완벽한 농업보존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금의 농촌사정은 다르다.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11.19
-
농업은 하늘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만큼만 영위할 수 있는 생업이다. 계절이 허락하지 않으면 어떤 작물도 꽃을 피울 수 없다.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다.하늘을 의지하고 사는 농업인은 그 어떤 경우라도 자만하지 않고 천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저 묵묵하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면서 하늘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11.05
-
세상은 속도와 전쟁 중이다. 우리 사회는 불과 1∼2분 사이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리고, ‘느리다’는 말이 ‘불편하다’는 말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하루하루 ‘속도와의 전쟁’을 치르듯 살아가는 이들에게 ‘빠름’은 경쟁력이자 주도권의 상징이 됐고, 속도를 지배하는 사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10.22
-
한국 산업은 60년대 초 철광석에서 70년대 섬유, 80년대 중공업, 90년대 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전화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만약 국내 대기업이 10년마다 이어지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한국은 현재 위치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손에 필요한 것은 희망의 나침반이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신의 마음처럼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10.08
-
추석이다.고향마을이 보인다. 억눌렀던 마음은 고향 풀벌레의 화음만으로도 술술 풀리는 실타래처럼 가볍기만 하다. 숲과 농원을 껴안은 고향마을엔 잠시 잃어버렸던 웰촌의 향수를 다시 피어오르게 한다. 불현듯 어릴 적 추억 속의 내 고향 추석풍경이 떠오른다. 가족 친지와 함께 차례를 지낸 다음 성묘를 마친 뒤 또래 아이들과 철없이 뛰놀던 황금들녘, 뒷동산 대나무를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09.24
-
공무원이 한국인의 선호 직업 1위를 차지한 지 오래고, 대학생활은 대기업 취업에 필요한 ‘스펙’ 쌓기에 잠식당했으며 거의 모든 직장인이 실직의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해비타트’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09.10
-
세계의 식량 생산량은 수요를 초월한 지 오래다. 그런데도 식량이 모자라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나라가 꾀 많다. 왜 그럴까? 지구촌 한쪽에서는 생존 대신 이윤 창출을 우선시하는 반면 지구촌 다른 한편에서는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 없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즉, 굶주림의 근본 원인은 식량과 토지의 부족이 아니라 ‘식량의 무기화’에 있다.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08.27
-
우리 민족의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동쪽의 의술의 거울이 되는 보배’란 뜻이다. 그리고 ‘동쪽나라의 의술의 본보기가 되는 책’이라고 의역할 수 있다. 아무튼 ‘동양의학의 본보기가 될 귀한 보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한 제목을 지었을 거라 생각된다. 초간본 기준 총 5편 25책인
오피니언
기호일보
200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