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가히 IT공화국이다. 가정마다 개인 PC 보급은 말할 것도 없고 거리 곳곳에 흥행하는 PC방, 국민 대부분이 소지하는 스마트폰은 타 국가들과 상대적으로 비교하기에 무색할 정도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아이들조차 어디서든지 마치 자신의 신체 일부인 양 스마트폰을 애지중지한다. 어쩌다 소지하지 못했을 경우엔 죽기라도 할 듯이 안절부절 못한다. 그래서 혹자는 스마트폰을 오장칠부(五臟七腑) 중의 하나라고 서슴없이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돼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고, 정보를 검
초월초등학교에 부임하던 날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학교 주변 차량들의 끊임없는 행렬, 상가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꽤 많았던 것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일부 구간은 보행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하게 차도로 비켜 걷는 아이들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덜컥 걱정이 앞섰다. 아침마다 교통경찰관을 비롯한 녹색어머니, 안전지킴이 등 안전활동을 하고 있지만 늘 신경 쓰게 된다. 때문에 학교장으로서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만9건의
얼마 전 옛 제자가 새로운 근무지로 필자를 찾아왔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제자로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만남이라 너무도 놀랐다. 그 인연은 필자가 교직에 들어 선 후 2번째로 근무하던 1990년 초 무렵이니 거의 30년 만이다. 앳된 얼굴의 청소년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어 기억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새록새록 많은 사실이 떠올랐다. 대화 중에 그동안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에서 IT분야 전문가로 살아온 모습이 역력히 느껴졌다. 이제는 이사 직위에 올라 연륜이 묻어나는 언행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서 잔잔한 울림을 줬다. 어떻게 아직도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알아 줄 정도이고, 교육열이 높았던 그때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고 먹고살기 힘들어도 출산율은 높아서 당장 끼니가 어려워도 자녀 교육이 모든 것의 우선순위가 돼 지금의 먹고 살 만한 나라를 이뤘다. 하지만 요즘은 교육계 위에 완장을 찬 진보계열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획일적인 기계적 평등으로 학교 현장은 멍들고 있다. 부모의 재산이나 사회적 영향력과 무관하게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개인별 학습 능력 차이는 무시하고 진보 교육 시스템에 따라 누구나 전국의 모든 학교가 교육 여건이 같
인류 역사와 함께 도시의 발달은 눈부시다. 특히나 한국전쟁 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은 대한민국의 경우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도시화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데 최근엔 그 도시 발달의 여파로 어느 곳이나 원도심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간다. 문제는 그 후유증이 원도심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서히 기우는 가세(家勢)처럼 소리 없이 찾아 온 학교의 노후화와 공동화 현상은 이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본교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학교다. 원래 인천지역은 서울에 인접해 인
일상생활 중심으로 디지털 기기 이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더 이상 은행을 직접 방문하거나 원하는 물건을 사려고 일일이 매장을 방문해 발품을 팔지 않는다. 명절 기차표 예매를 위해 역에서 긴 줄을 서는 대신 앱을 통해 티켓을 발권하고 모바일 뱅킹으로 송금하면 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많은 식당에서 주문을 키오스크(무인 주문 시스템)로 받고, 현금을 전혀 받지 않는 카페까지 생기면서 무인기기에서 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결제하지 않으면 커피 한 잔을 마시기가 어렵게 됐다.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바꿔 놓았지만 급속히 변화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누구나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그것은 죽음과 세금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으로 끝일까? 필자가 볼 때 또 하나가 있다. 이것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에게서 자신을 격리시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이제 짐작이 갈 것이다. 바로 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이다.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away)’에서 혼자서 배구공과 말다툼하는 톰 행크스를 봤다면 고립된 상태에서조차 사람은 갈등 관계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학교에서...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학교는 영원한 모교이며 학우는 영원한 동문이다. 누구나 모교에 대한 기억은 남다르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에 따라 잠시 거쳐 간 인생의 간이역으로 남기도 하고, 반면에 인생에서 위대한 도전을 향한 꿈을 키워 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모교에 대한 긍정적인 추억이 많은 사람들은 학창시절 주인정신으로 무장한 당사자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학생에게는 모교에 대한 주인의식과 또 학창시절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보려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여기엔 본인과 ...
촛불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민들 다수는 적폐청산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지지를 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5년 임기 말까지 적폐청산이 지속될 것 같다는 점에서는 피로감과 함께 부담을 느낀다. 그리고 어떤 정책에서는 지지를 거두고 싶어 한다. 대표적으로 대학까지 감시하고 통제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는 국민들의 생각은 단호하다. 오히려 교육부를 폐지하는 편이 좋은 교육을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자유 민주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쉽게 찬동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기...
요즘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년의 남자가 젊은 직원들과 대화에서 말 모양이 그려진 커피 잔을 들고 ‘라떼(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모 기업의 광고 ‘꼰대’담론은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고령사회를 넘어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65세 인구가 20% 이상)’로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더불어 급속한 IT 혁신으로 인한 고용 수요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와 직업 변화를 촉진하며, 전 생애에 걸친 개인의 지속적인...
우리말에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귀여운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머리가 크고 나면 자기 할 일을 먼저 챙기니 그것이 섭섭한 부모의 심정을 나타낸 말일 것이다. 현실적으론 소위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지라도 서로를 정확하게 알 만큼 삶을 공유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은 남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매일 이별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말은 오늘날 더욱 의미가 있다. 이런 사실은 마치 ‘늑대다’라고 매번 외치는 목동에게 처음에는 가족적인 신뢰를 갖고 몇...
지금 학교 현장은 학생 지도를 위한 선생님들의 학생 상담이 끊이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한때 한 반 학생이 60여 명 이상이던 학급이 이젠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략 20~30명으로 담임 선생님으로서 학생 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 홀가분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나, 학생별 변화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고 한다. 예전 한반 60명 이상 학급에서 양부모가 다 계시지 않는 결손가정 학생이 1~2명 정도이고 더욱이 이혼한 가정의 학생도 1명 정도였으나, 이젠 학급 학생이 20∼30명으로 줄어든 학생 중 지역에 따라 차...
일찍이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막연해서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는 말로 교육에서 생각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생각은 청소년들에겐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굳건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그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 있는 행동을 당당하게 수행하는 것은 바로 생각의 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철학교육 역할이 날로 증대하고 있다. 서양의 철학 교육 실태를 살펴보자. 유럽의 엘리트 양성을 담당해 온 교육기관에서는 오래전부터 철학과 역사를 ...
고등학교에 밤 11시까지 온 교사동에 불이 켜져 있던 시절,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로 마냥 신비스러워 했다. 서구 유럽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요 불가사의한 일로 한국의 교육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그때 그 시절이 불과 얼마 전쯤 일이지만 사실 그랬다. 새벽부터 심야 시간까지 불 켜진 교실 모습이 한강의 기적처럼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던 일상의 모습이었다. 공부를 좋아서 하는 학생은 없다지만 심야까지 불 켜진 교실에 공부에 신들린 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지나친 비하일까? 왜냐면 하면 ...
국가와 사회발전 그리고 개인의 미래가 어떨지는 현재의 교육 열기와 교육정책으로 정확히 알 수 있고 또한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 교육 현장은 더 뜨거워져 한층 더워진 열기로 교육 현장에 힘이 보태진다. 현재 교육 현장에 펼쳐지는 각종 교육 시책과 선생님에 대한 근무 및 승진 임용 규정을 보면 학생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실 현장에 대한 고민보다 정치색 짙은 교육감 시책 사업이 많아지다 보니 가르치는 일을 벗어난 교사 잡무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학생 인권으로 학생...
목 놓아 울부짖는 심정으로 다시금 일본을 생각한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폭넓은 영역에서 우리는 일본에 중독돼 있다. 오죽하면 우리의 미래는 일본의 현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할 정도일까. 일본과 우리는 역사상 수많은 교류가 있었다. 불행히도 우리 역사 교과서의 치욕적인 기록을 대부분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침략 DNA는 삼국시대를 넘어 고려시대에는 더욱 강화돼 우리 해안에서 끊임없이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대는 지울 수 없는 치욕의 7년 전쟁 침략자로,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로 힘을 불린 근대에는 무려 36년의...
이른 아침부터 족히 70이 넘어 보이는 백발의 어르신들이 백팩을 둘러메고 삼삼오오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인천 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는 백발의 어르신을 만난다는 것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격동의 시기에 배움 대신 생업에 뛰어 들면서 정규학교 교육의 기회를 놓치신 우리의 부모님들이다. "어르신들 공부하러 오셨어요?" 라는 인사말에 늦은 공부에 대한 주위의 시선과 배움의 한이 맺혀 있는 듯 답변 대신 엷은 미소를 띠신다. 비문해 및 저학력자에게 교육과정 이수를 통한 문자 해득능력과 초·중학교 학력 취득 기회를 주기 위한 학력인정 성...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이는 널리 알려진 인권 메시지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사람은 귀한 존재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일찍이 칸트도 말했다. "인간은 수단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항상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 인간은 물질문명의 어떤 도구보다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항상 인간답게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은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품격 있는 행동으로 살아야 한다. 여기엔 인간 개개인의 차원과 함께...
오늘날,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모든 것을 경쟁(競爭)의 논리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미국을 위주로 한 자본주의 국가들의 신자유주의 정책시스템은 그 기저에 극심한 경쟁논리를 내세워 정치, 사회, 문화, 교육의 제반 영역까지도 지배한다. 사람들은 이에 희생돼 삭막하고 끔찍한 삶을 살아간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하게 될 경쟁은 이른바 ‘폭력사회’ 내지 ‘야만사회’의 주범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경쟁은 이미 ‘국시(國是): national policy’가 돼 버렸다. 이제 한국에선 열등감이 없는...
일찍이 공자는 ‘위정’에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막연해서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고 말했다. 이는 학문에서 배움과 생각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만 몰두한다면 그 지식은 실천할 수 없기에 무용한 지식이 된다. 학벌과 지식은 많은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 또한 생각만 많고 지식으로 뒷받침하지 않은 사람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는 풍부하나 실속 없이 허무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