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불온한 사자성어의 범람시대다. 저들만의 여야 분쟁은 끊일 날이 없고 임기 절반을 넘긴 현 대통령의 동떨어진 현실 인식은 안타깝다. 이로 인해 유체이탈, 진영논리, 국론분열, 자가당착 등등 사회 비판성 조어들이 판을 친다. 게다가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의 억센 지도자들 중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방식은 거북스럽기까지 하다. 세계는 지금 뜻밖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급변의 시대다. 2015년 과테말라의 모랄레스나 2019년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가 대표적이다. 다 같이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으로서 70% 이상의 압도적
인류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보와 지식을 빠르게 학습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정보와 지식 습득은 인간에게 경쟁력을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학습에는 책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식인들은 종종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요즘 성인이나 학생, 가정에서나 학교, 하물며 일하는 직장에서도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독서는 읽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자유론」을 쓴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다음과 같은 이
지난 11월 7∼8일 인천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됐던 제11회 아시아 경제공동체포럼(Asia Economic Community Forum)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확립 전망 - 한반도 평화체제와 인천의 평화도시 구축’이라는 주제하에 평화와 갈등의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기회와 위기 요인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남북한 통합과 아시아 지역통합을 어떻게 같이 추구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금년에는 인천시와 인천연구원이 주도하는 서해평화포럼과 공동으로 개최됐으
"2027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1회 ‘유럽 한국 전통시조(時調) 창작 및 낭송 백일장’이 열렸다. 중견 시조시인으로서 한국말로만 살아온 나는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집행진과 함께 참가했다. 유럽 각국에서 초·중·고 및 대학·일반부에 응모한 사람이 상당했다. 창작 참여자들은 주어진 시제(아리랑, 김치)에 따라 3장 6구 12소절로 된 시조를 한글로 지어 제출했다. 낭송 참여자들은 고시조나 현대시조를 한국말로 멋들어지게 낭창했다. 수준이 높아 당선작 심사가 녹록지 않았다. 한국인 못지 않은 실력들이었다. 지난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
발전에는 치열한 노력이 따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피한 희생이 수반되기도 한다. 발전은 혁신의 결과며 진보의 열매다. 하지만 혁신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야기하고 격렬한 저항에 부딪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재도약을 위한 근본적인 혁신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각종 규제법이 발전법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을 비롯해 방송산업발전법, 대중문화발전법, 전통시장발전법, 택시발전법, 전시산업발전법, 지속가능발전법 등 그 종류만 해도 40여 가지가 넘는다. 그런데 이 발전법은 모두 국가 보
작년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이 가득한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키고 수출규제를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로 한일간 외교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정치권의 팽팽한 시위는 양국의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줘 상호국가의 관광은 물론 생산품을 배척하는 국민운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 민간과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 사실 양국 모두에게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계는 지속될수록 불리하다. 그러나 양국 모두 상대의 양보가 선행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서민 또는 평민으로서 상식 속에 산다. 일상의 희로애락 속에 글줄이라도 쓰면서 그때그때 자그만 성취에 족히 지내는 나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쉬이 다양한 외국인들을 접하면서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내심 자부했다. 하나, 지난 8월 이후 조국 장관 임면(조국 가족 사태)으로 인한 작금의 혼란한 사회 상황은 삶을 송두리째 되돌아보게 했다. 가치관이 흔들렸다. 내 자식 교육이나 지나온 인생 여정이 오버랩되면서 망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혼돈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요지경 세상이다. 후안무치,
‘인천’은 야구도시, 구도(球都)의 대명사로 불린다. 2018년 인천 연고팀 SK는 우승을 하며 인천시민을 즐겁게 해주었다.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선수와 구단을 지원하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와 같은 지원팀, 그들을 열렬히 응원한 인천시민의 합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우승의 총지휘에는 힐만 감독이 있었다. 2016년 10월 SK와 2년 계약으로 인천에 와서, 2017년 시즌과 2018년 시즌을 맡아서 우승으로 이끌었다. 힐만 감독은 인천에 오기 전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 리그에 이름이 있던 감독이었다. 우승을 하고 다수의 사람들
2019년 7월 4일 일본은 전격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3개의 소재에 대해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달 후인 8월 2일 일본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했다. 반면에, 한국 정부는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일본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급기야 한국도 일본과 똑같은 방식으로 일본을 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고, WTO 제소 및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배출 문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거부를 의결하는 등 대응조치를 취하면서 양국
한국전쟁이 장기화되자 여기에 부담을 느낀 미국은 한국에서 발을 빼기 위해 서둘러 휴전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자 이승만은 이에 맞서 휴전협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2만7천여 명의 반공포로를 석방하고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이 압력에 굴복해 미국이 이승만 정부와 맺은 협정이 올해로 66주년을 맞이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이승만의 평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조약 체결로 인해 한국은 비로소 경제적·심리적으로 과중한 안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어 강화된 미국
요즘 동남아에는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태국에서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는가 하면 제2외국어로 선택돼 올 대입시험에 반영됐다. K팝, K드라마 같은 한류 붐의 영향도 없지 않지만, 밑바탕에는 세종이 만든 한글의 우수성이 그 속내를 드러내고 있음이다. 한국어는 우리 국민이 사용하는 언어다. 형태상 교착어이며 계통상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표기는 한글과 한자를 사용하지만 요새는 주로 한글을 쓴다. ‘한글’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 국문, 국어라는 말을 쓸 수 없을 때 1926년 주시경이 ‘대한’의 ‘한’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한글의
지난 6월 마지막 날 오후 남북의 경계에 있는 판문점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과 깜짝 만남을 성사시켰다. 70년 남북 분단 역사상 미국의 대통령이 남북의 경계를 넘은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못했지만 적어도 하노이에서 불발된 북미회담이 곧 재개될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동선이라 성공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역사적 회동 옆에 모든 은공은 두 사람의 몫이라며 그림자 마킹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었다. 플래시가 김정은과 트럼프에게 쏠리고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처럼 그 자리에 없었
한글은 옛 글자를 모방했다면서 왜 창제라 할까. 세종대왕이 만들었다는 한글을 새삼 궁리궁리하면서 우리 문자의 비망록을 정탐해본다. 한글의 원이름은 훈민정음이다. 1940년 안동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문살 착상설, 파스파문자 기원설 같은 20여 가지의 창제설이 있었다. 그 해례본 정인지 후서에 ‘자방고전’(字倣古篆)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즉 ‘옛글자를 모방했다’는 말이다. 최만리의 훈민정음 반대 상소문에도 ‘본고자’(本古字)라 하여 비슷한 말이 나온다. 여기서 ‘古篆=古字’라고 볼 때, 그 ‘옛글자’가 무엇인지 궁금하
늘 함께하면서도 잘 모르고 지내는 게 있다. 바로 ‘한글’의 품격이다. 명색이 이 나라 글쟁이랍시고 우리 시가를 수월찮이 지어왔지만 한글의 참된 값어치를 지나친 지 오래 같다. 틀림없이 아귀가 딱 들어맞는 시어, 그것도 문득 순 한글 토속어가 떠올라 낚아챌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분초를 다투는 이 급변 세상에, 한순간 온몸을 타고내리는 카타르시스는 곧 한글 때문이란 걸 근년에야 새삼 더 깨닫는다. 한글의 본이름인 ‘훈민정음’의 위대성을 나는 1446년 반포 당시 정인지의 말을 빌려 이 글 제목에 넣어보았다. 그는 「훈민
거닐어 보면 그곳이 보인다. 동인천역에 내려서 채미전 거리가 있던 길에서 오래된 과자점에서 과자를 사들고 조금 걸어보자. 70년을 그 자리를 지켜온 설렁탕집이 있고 맛난 온면집이 있고 커피와 차를 파는 예쁜 카페가 있다. 지금의 경동사거리에서 애관극장 앞을 지나 배다리 마을로 넘어가는 길목- 이곳이 싸리재다. 동인천에서 율목동과 신흥동을 가려면 거쳐가는 길목, 예전의 맞춤 양복점과 가구골목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문화복합공간 카페 싸리재가 들어서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카페 싸리재는 동네 터줏대감의 우직함으로 약방 겸 의료기기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더 애착을 가진 것은 그보다 먼저 쓴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이다. 그가 오래 몸담았던 글라스고우 대학에서 가르친 것은 당시에는 학문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경제학이 아니라 도덕철학이라는 과목이었다. 따라서 그가 더 오랜 시간 고민했던 문제는 인간의 도덕과 윤리가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끼치는 영향이었다. 국부론은 그가 교수를 그만두고 어느 귀족 자제의 가정교사가 돼 프랑스를 여행하고 온 이후에 집필한 것이다. 당시 프랑스는 ...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조국 후보자가 국회에서 돌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절차상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여야의 의견 충돌로 청문회가 무산되고 조국 후보자에 대해 무수히 쌓이는 의구심을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여당이 나서서 기자들을 모아 자리를 만들었다. 조국 후보자는 물론 그 가족에 관한 비리 의혹에 인사청문회도 없이 임명이 되면 끊임없는 잡음이 일어날까 예정된 청문회 불발 후 기자단에게 돌발 간담회가 통보됐다. 정해진 절차도 아니고 돌발적으로 만들어진 후보자 기자간담회는 쌓여 있는 수많은 ...
대개 어릴 때 알게 된 일은 사실로 믿고 지낸다. 요즘 문제적 고위 공직 후보자의 자기변명 투의 이기적 편향은 도를 넘었지만,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근대까지 수수천년 우리 국문자의 자리를 지켜온 한자는 누가 만든 문자인가. 오래된 문자일수록 단독 창제설은 납득이 잘 안 된다. 외려 여러 사람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게 더 수긍이 가지 않나 싶다. "누구는 어느 분야 처음이요 무엇은 어느 부문 최초라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처음 아닌 게 없다. 중국 창힐의 갑골문자보다 천년이나 앞선 신지의 골각문자가...
앞선 기호포럼에서 어떻게 한자라는 타국 문자를 한 자도 빠짐없이 한국말로 발음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과거 중국 왕조에서 만든 주요 옥편 「설문해자」와 「강희자전」에 표기된 반절법(反切法)에 따른 정확한 발음과 한자의 3요소(모양·뜻·소리)에 잘 어우러지는 발음은 한국말임을 밝혔다. 따라서 보통 알고 있는 상식과 달리, 한자는 중국문자라기보다 한국문자라는 게 더 타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자의 속성이나 기원을 살필 때는 현재 국가 간 강역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 그 문자가 발생했던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고대에 중...
이제는 매사 그대로 받아들일 때가 많다. 그럼에도 이것은 아닌데 하는 일이 상당한 세월 내 속을 툭툭 건드렸다. 한자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한자는 중국문자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남의 나라 문자인 그 수만 개 한자마다 이른바 중국말이 아닌 한국말 발음이 가능한지 의아했다. 틈나는 대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자전(字典)에 한자의 발음방법을 한자로 표기한 것을 ‘반절법’(反切法)이라 한다. 우선 자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허신의 『설문해자』와 4만9천여 자의 한자를 집대성한 『강희자전』에 대해 알아본다. 앞엣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