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왔지만, 희망보다 불안감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 조선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가 주권국가로서 스스로 국가 운명을 결정한 때가 없었다. 외세의 강압에 의한 개항에서부터 한일합방, 해방과 분단, 미국의 방위선 배제와 이로 인한 한국전쟁과 휴전, 그리고 최근의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회담도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2월 말 열린다는 이 회담에서 혹 미군철수가 결정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9·19남북군사합의에 의해 안보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방백서에는 주적이 빠져, 우리 군은 방어해야할 대상을 ...
1921년 4월 15일 인천에는 오전 3시부터 황사현상이 일어나 가시거리가 300m(당시 표현은 ‘米突’)에 불과했고, 1928년 3월 4일에는 오후 2시에서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1.13g/㎡의 황사가 거리를 뒤덮었다. 인천지역 황사기록은 이때부터이나 우리나라 황사기록은 서기 17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조와 조선조 때에도 관련 내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황사를 일컫는 용어를 놓고 여러 주장이 있어 혼란스럽다. 일제강점기에는 황사(黃砂), 황사(黃紗), 흙비(土雨), 모래티끌 등으로 표기했다. 매일신보 기사에...
우리나라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2000년 초반부터 가질 정도로 OECD 국가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높다. 자살 분포를 볼 때 고령인구가 급증함으로 인해 노인 빈곤, 홀몸노인 증가 등으로 인해 노인자살이 매우 높다. 자살 충동을 가장 많이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37.3%, 다음이 외로움, 고독, 가정 불안 등으로 인한 인간관계 장애가 있을 때로 31.6%로 이 두 요인을 합하면 68.9%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 사회적 활동제한이 생기고 이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외로움을 조장...
통상 해가 바뀌면 한 해(歲)의 시작을 12지지(地支) 동물의 이미지를 통해 예견해 보려는 것이 오랜 관습이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상징하는 동물은 글자 그대로 돼지(亥)다. 돼지는 생김새에서 짐작되듯이 일반적으로 재력을 상징하고 부귀를 나타내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또 굿이나 고사를 지낼 때 제물로도 사용된다. 돼지머리를 놓고 절하며 입과 귀에 돈을 꽂는 의식인 두개숭배(頭蓋崇拜)사상은 민속학에서 인간세계의 간절한 희망을 신의 성역에 전달하기 위해 돼지머리를 통한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던 옛 조상들의 의식에서 비롯...
최근 들어 정권 말기에나 나타나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언급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출범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미숙함 때문인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기 때문인지 묵은 폐해를 일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조차 허무하게 놓쳐(혹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정책의 실패, 소통의 부재, 수권의 미숙함, 독선의 팽배 등 현 정부와 여당이 보이고 있는 부정적인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가 경제는 말이 아니고 상생의 정치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민생은 더욱 팍팍해지고...
소래포구. 여전히 제자리에 있어도 왠지 아련하다. 협궤열차의 추억 때문일까? 인천에 오래 살았어도 아련하다. 협궤 자리에 표준궤 복선으로 복원돼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수인선은 인천 원도심에서 연수구를 지나 소래포구까지 쾌적하게 연결하지만, 정겹지 않다. 협궤열차가 사라진 이후 소래포구는 인천 정서에서 멀어졌다. 낯설다. 몇 년 전, 일본의 마을운동가 몇 분과 발 디딜 틈 없는 소래포구 어시장을 지난 적 있다. 살아 펄떡이는 어패류들을 늘어놓은 좌판 사이를 어깨 부딪치며 한참을 걷고 식당에 앉은 그들은 상기된 모습이었다. ‘현대...
미세먼지의 위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PM10은 물론 PM2.5에 대한 수치를 아침마다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신문의 지면에 ‘오늘의 미세먼지’라는 고정코너를 두어 독자에게 친절을 베풀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안내도 곁들이기까지 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심지어 부산 동래구 등 몇몇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와 노인일자리 어르신, 기초생활수급자 등 건강취약계층에게 먼지차단 마스크를 무상으로 전달한다.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면 마스크는 불이 난다. ...
어느덧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가는 시간여행의 끝자락에 2018년도 와 있다. 개인, 기업, 정부도 이제 한 해를 마감하며 지나온 날들의 행적과 성과에 대해 차분히 평가하고 성찰해볼 시점이 됐다. 이런 때에는 인디언들의 지혜가 생각난다. 인디언들이 목적지를 향해 말을 타고 평원을 질주할 때, 가끔 멈춘 다음 달려온 길을 바라본다고 한다. 이는 혹 그들이 너무 빨리 달려왔기 때문에 그들의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한 것이 아닌지 확인해 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영혼이 도착했다고 생각하면 다시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고 한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는 도시도 늙어가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우리나라의 도시는 쇠락 속도도 이에 못지않게 빠르다. 도시의 노화정도를 판단하는 평가지표는 인구와 사업체 감소, 노후 건축물 증가 등 3가지이다. 해당 지역에서 지은 지 20년이 경과한 건축물 비율이 50% 이상이면 도시가 노화됐다고 본다. 국토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146개 읍면동 가운데 95개가 노후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인천의 도시노화도는 65.1%에 달한다. 수치대로라면 인천전역에서 도시노화가 진행되고 있...
얼마 전 인천에서 다문화 가정 중학생 소년이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놀랍고 안타까운 학교폭력사건이 있었다. 사망한 학생의 어머니가 러시아인이어서 다문화에 대한 우리의 수용성 부족을 추측할 수 있고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를 다녀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폭력에 시달린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해가 갈수록 학교 폭력의 강도가 심해져서 뉴스를 접하는 이들이 청소년에 대한 우려를 점점 더하게 만들고 있다. 학교 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의하면 ...
2018년 11월 25일 해양경찰청이 인천으로 환원된다. 인천은 1600여 년 전 고대 중국으로 가는 뱃길 능허대로부터 1883년 제물포 개항을 거쳐 오늘날 송도 신항에 이르기까지 해상교류와 해양주권 수호의 거점이었다. 1953년 부산에서 창설된 해경이 1979년 인천 북성동으로 신축 이전하게 된 것도 국가 안보의 요충지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대 개항을 전후한 시기 조선은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요호사건 등 외세의 침략으로 서양 전함의 위력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신식 배를 만들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자본...
만약 이루고자 하는 모든 좋은 일들이 동쪽에서 해가 뜨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너무도 당연하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을 뿐더러 만약 그렇다면 의지와 노력이 사상(捨象)된 우리들의 삶이란 얼마나 무미건조한 것일까요. 다만 ‘좋은 일’의 행복한 실현 혹은 안타까운 좌절과 관계없이 적어도 자신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새로운 전망의 확립을 위해 ‘칼레파 타 칼라(아름다운 일은 이뤄지기 어렵다라는 그리스 속담)’를 외치게 된다면, 그 외침은 좌절의 슬픔을 새로운 희망으로 전환시켜...
지난 25일, 강력한 위력을 가진 태풍이 사이판을 휩쓸었고 1천800여 우리 국민이 부서진 호텔에서 공포에 떠는 일이 발생했다. 지옥을 경험했다는 우리 관광객들은 기능 잃은 공항에서 군항기의 도움과 긴급 편성한 여객기의 도움으로 모두 귀국할 수 있었지만 교민들은 살아갈 길이 막연해졌다고 언론이 전했다. 최근 기상관측 이래 유례가 없는 자연재해가 빈번해진다. 지난 9월 중순 남중국과 홍콩을 강타한 태풍 망쿳은 지역 고층빌딩 유리창을 처참하게 깨며 지나갔다. 이변이라는 말이 식상해질 만큼 태풍이 거세졌고 그 발생마저 잦은 건 다시...
지난 10년간 황사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 활동이 점차 변질되어 가고 있다.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살펴볼 여유도 없이 표면적인 형태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대량 발생하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조림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객관적인 공론화 결과물이 없다. 이 활동의 목적은 기후변화 대응과 황사, 사막화방지 등이고 몽골이 더 이상 사막화가 진행되지 않는 상태가 실질적 목표다. 전 국토의 85% 이상이 사막화 되고 있는 몽골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그린...
‘미국우선주의’를 기치로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중심의 새로운 세계정치·경제 질서재편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제국주의적 팽창 야욕을 숨기지 않는 시진핑이 ‘중국 몽’으로 버티며,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 ‘공포의 균형’ 관계를 유지해온 미·중 G-2의 공존은 한계점에 다다라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난 10월 4일 미국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펜스 부통령의 ‘미 행정부의 대중국 외교정책에 관한 천명’이란 연설이 그러하다. 그의 연설 원문은 무려 A4용지 11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으로, 외교적 수사 없이 사...
‘2019학년도 전문대학 수시모집 입학정보박람회’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9월 13일부터 3일간 열렸다. 전국 136개 전문대학 가운데 88개 대학이 참여한 이 박람회는 첫날부터 수험생과 학부모가 줄지어 찾았다. 연인원 3만 명 정도가 다녀갔다고 한다. 이번 박람회 특징은 관람객이 많았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박람회장은 평일임에도 고3 수험생들로 붐볐고, 각 대학 부스를 돌며, 관심 있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합격 가능성을 가늠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실 10여 년 전까지만 전문대학을 다니는 학...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85세 이상 인구층도 함께 두텁게 증가하고 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해 건강보험 지출의 주요 연령층으로 걱정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건강보험 통계 연보자료에 의하면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13.4% 가 65세 이상 인구인데 그들이 사용한 진료비는 전체의 4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노인의 1인당 진료비는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뉴스에서 보...
인천은 1981년 인구 100만 시대 직할시를 거쳐 1995년 인천광역시로 발전했고, 30여 년이 흐른 지금, 인구 300만의 대한민국 제3대 도시로 성장했다.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공간이기도 하다. 나날이 급변하는 도시 인천의 변화는 경이로움과 신선한 충격도 주지만 개발에 밀려 부지불식간에 사라져 간 역사의 흔적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그 와중에 다행스러운 것은 광역화 된 인천의 빠른 변화 속에 사라져 가는 역사의 흔적들을 시사(市史) 편찬 작업만으로 다 포괄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10개 각 구(...
며칠 전 인터넷신문인 ‘뉴스페이퍼’에 실린 한 기사(9월 12일자, ‘300만 원이면 등단할 수 있다고요? 문예창작과 입시생 혼란스럽게 하는 등단 장사 조심’)를 보고 무척이나 우울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앞둔 9월 초, 문예창작과 입시생들이 모여 있는 익명 채팅방에 "300만 원이면 등단해서 쉽게 대학 갈 수 있다는데……."라는 이야기가 올라왔고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고 한다. 학생들을 혹하게 만든 ‘300만 원 등단’이란 ‘등단장사’에 대한 이야기다. 등단장사란 운영이 어...
경인전철을 이용해 서울에서 부천을 지나 인천에 다다르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어디가 인천인가? 창가에 전개되는 풍경에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건물과 도로, 그 사이에서 자동차와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데 멈춤도 한가로움도 없다. 그래서 그런가? 자신의 위치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부평에서 인천시청을 지나 연수구로 지나가는 길 좌우를 높이 띄운 드론으로 촬영해 보자. 우리는 어디가 어디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을까? 경인철도 동암역과 문학경기장 사이에 중앙공원이 가늘고 길게 보이겠지. 중앙공원 지나 선학동에 약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