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공화국은 이미 겨울이건만 게릴라처럼 잠복한 모기와 달갑지 않게 조우가 잦은 곳이 엘리베이터 안에서다. 모기는 혐오와 두려움과 분노의 대상으로 고정관념화 돼 있다. 사회심리 혹은 문화심리 연구자라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모기와 맞닥뜨린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반응은 사회상황이나 문화맥락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흥미롭게 관찰했으리라. 모기, 모기가 주는 혐오와 공포는 우리사회 도처에 존재하면서 나 혹은 타인에게 있을 수 있는 현재적 혹은 잠재적 위험의 은유다. 엘리베이터는 이런 위험과 마주한 우리의 인식과 행동이...
지난 7월, 정부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으로 100대 국정과제를 천명했다. 기초자치단체의 발전은 중앙정부와의 유기적인 협조와 온전한 지방분권이 실현될 때 원활히 이뤄질 수 있기에, 기획부서에 100대 국정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우리 구의 공약사항이나 역점시책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검토결과 33개 정도가 큰 틀에서 국정과제와 연계 추진돼야 할 사항으로 파악됐는데, 그 중에서 계양구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비중 있는 것은 일자리경제 분야로 생각된다. 일자리 창출은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 계양구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의 근간...
1995년 6월 27일 본격적으로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지방자치제도는 계속해 발전하고 있지만 재정의 뒷받침이 없는 현실에서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재정 수입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수입의 비율은 8 : 2 구조로 지방에서는 한정된 재정수입에 비해 날로 늘어나는 재정 수요를 채우기 위해 국세의 지방세 전환 등 지방세 수입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우리 수원시에서는 지역...
인천 강화지역은 최근 상습 가뭄을 겪고 있다. 도서지역의 지정학적 특성상 수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가뭄의 영향으로 대지가 타고 농민들의 가슴도 타 들어간다. 봄철이면 저수지는 바닥을 보이고 지하수는 고갈돼 염수가 올라온다. 가뭄피해 극복을 위해 배수로의 물을 반복 이용하고 관정을 뚫고 물을 실어 날라도 역부족이다. 지난달 24일 ‘강화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 기공식’ 행사가 있었다. 이번 사업은 2014년 이후 강화지역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농민의 절실한 바람과 인천시와 강화군의 강한 의...
문화·예술의 수준이 그 지역의 자부심이자 미래가치가 될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물질문명의 비약적인 발전 뒤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가치로 문화욕구를 해소할 방법들을 찾게 된다. 여주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구한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수도권 최고의 문화·관광 대표도시라는 것에 자부심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러한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문화·예술을 융성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춘 기구나 장치가 부족해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고 있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창의...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22년이 지났다. 그러나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한 제도적, 정치적 기반은 취약하기만 하다. 특히 2016년 말부터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우리 정치사의 격변은 고도의 중앙집권적 국정 운영 방식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에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회가 주관하는 지방분권 순회토론회에서 자치단체장으로는 최초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개헌안’을 제안했다. 이 개헌안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필자가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개헌을 최초 제안한 이후 지난 7월 자치...
너나없이 백세인생을 말하는 시대지만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낸 98세 어느 노(老) 철학자 정도면 몰라도 이제 겨우 지천명 문턱에 이른 주제에 감히 삶에 대해 말하기는 한참 아득하고 가당치 않아 보인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지럽지 않게 살피고 가능한 사람 생각하며 살아가는 가치지향의 꼰대는 되어야지 생각하는데, 잔잔한 호수 같은 내 마음에 돌을 던지는 이가 있다. 아내가 종종 나를 새가슴이라 핀잔이다. 좀 비싼 옷가지 하나 저지르지 못하는 등 매사에 좌고우면해 통 큰 결단을 못하고, 싫고 좋음을 얼굴에 감추지 못...
2017년은 가평군이 호주에 국제교류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확대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가평군은 올 한 해 호주와 총 15건의 국제교류와 2건의 사업제안을 받았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호주를 상대로 이렇게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첫째, 가평전투와 관련된 호주와 인적 물적교류이다. 호주 4개 도시에는 ‘호주군한국전참전비’가 있고 ‘가평스트리트’, ‘가평부대’, ‘가평의 날’ 행사도 있다. 호주 국민들은 가평전투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가평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애착을 갖는다. 그 결과 호주의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여수에서 열린 ‘지방자치의 날’ 개막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자치와 분권이야말로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하며 "강력한 지방분권시대, 새로운 지방분권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며 그 개헌 내용에는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해 명문화"하는 한편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인천 달동네에서 시험지를 배달하는 아줌마, 공부방 선생으로 살다가 1991년 첫 지방자치선...
마침내 물맑음수목원이 개원했다. 처음 시작한 지 무려 9년 만이다. 국비와 도비, 그리고 시비 모두 합해 무려 110억 여 원이 들어갔다. 산림청과 도청, 시와 시의회, 관계 기관과 유치원 등 많은 곳에서 2천여 명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개원 행사는 매우 성황리에 진행됐고 모두가 진정 축하하는 마음으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경기도 도유림 안에 들어선 물맑음수목원은 우리 시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수동면 지둔리에 자리하고 있다. 예로부터 계곡물이 맑고 풍부해 물골안으로 불리는 곳이다. 수목원 이름 역시 지역 특성을 따서 지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의 이익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는 사회적경제는 사회(social)와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반기업과 달리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청년실업과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시장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대안경제로서 지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 올해는 사회적기업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각각...
10월 2일은 우리나라가 정한 ‘노인의날’이다. 노인에 대한 공경과 예우 등 경로효친 사상 앙양과 국민의 관심, 그리고 국가대책 마련을 촉진하기 위해 1997년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노인의날에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표창과 격려, 경로잔치, 축하행사 등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한평생을 국가와 사회,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100세가 되신 분에게는 명아주로 만든 전통 지팡이인 청려장을 증정하기도 한다. 남동구청에서도 지난 10월 17일, 제21회 노인의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구를 관통하는 수인선의 청학역 신설이다. 주민 약 3만 명이 거주하는 청학동은 공동주택 10곳과 중·고교 3곳, 도서관 1곳, 유원지 1곳 등이 위치한 인구 밀집지역이다. 그러나 인근에 가까운 역이 없어 주민들은 다소 먼 수인선 연수역이나 송도역까지 가야 한다. 연수역과 송도역 간 거리는 약 2.6㎞로, 수인선 전체 평균 역간 거리(약 1.2㎞)의 두 배가 넘는다. 단순히 이 수치만 봐도, 연수역과 송도역 사이에 청학역이 새로 생겨야 할 이유는 ...
‘유엔 지속가능 발전목표’는 빈곤과 불평등 해소, 사회발전, 경제발전 등 다양한 의제를 포함해 "미래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자원과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실험을 국가 주도로 실행하고 있는 곳이 중미의 쿠바와 코스타리카다. ‘지속가능 도시’와 ‘사회연대 경제’를 정책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인천시 남구로서 지난 6월 쿠바의 도시농업과 코스타리카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탐방은 의미가 있었다. 쿠바의 지속가능 발전은 ‘인간 잠재성 확대’를 중심으로...
올해의 가장 큰 화두는 ‘일자리’다. 그 중에서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정책은 가장 큰 이슈를 낳았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추진하는 청년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넘어 포퓰리즘, 복지 이념 등과 맞물리며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이미 OECD 평균보다 높고, 그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청년층 파산신청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에 대한 이슈는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청년의 미래와 맞물린 대한민국 미래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이 때문에 중앙과 지방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청년...
추석이 중간에 낀 초유의 긴 연휴가 끝났다. 한가위 명절을 맞아서 고향을 찾아가는 긴 행렬은 우리네 삶의 설렘이다. 고향은 외지로 떠나 보낸 부모님의 간절한 자식 사랑과 기다림으로 남아 있다. 간절함은 소원이 되고 꿈이 된다. 꿈을 이루려는 데는 도전이 기다린다. 지난 3년의 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계속되는 도전에는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구 명칭을 역사와 문화가 담긴 화도진구로 바꿔 구민의 자존심을 높여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올 추석에 동구가 고향인 출향민들은 지역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했다. 저출산과 고령...
인천에 거주하는 박모 씨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2009년 5월 어느 주말 그녀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올케가 갑작스러운 구토와 함께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난데없는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가족들과 함께 부랴부랴 찾아간 병원에서 올케는 밤늦게 수술을 시작해 다음날 새벽이 거의 넘어가서야 끝이 났고, 진단명은 모야모야병이라는 뇌혈관 질환이었다. 친정어머니는 이미 1999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약물치료를 해왔지만 해가 갈수록 근육강직, 통증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져 누군가 부축...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개최로 세계적 재즈의 메카로 떠오른 가평 자라섬은 명칭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오래전 이 섬은 이름도 없는 갈대와 잡목이 우거진 모래섬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방 후 중국사람 몇 가족이 이 섬으로 유랑해와 수박이나 참외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가평읍내 사람들은 이 섬을 중국섬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 후 이 섬은 화성섬, 암반섬, 남이본섬 등 여러 이름으로 회자되다가 1986년 가평의 지명위원회가 중지를 모아 자라섬이라 명명했다. 왜냐하면 이 섬이 자라목이라 불리는 늪산을 바라보고 있기 ...
도시가 형성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주택과 함께 도로·하천·공원·학교 등 시민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있다. 이를 기반시설이라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따르면 기반시설 중 도시관리 계획으로 결정된 시설을 도시계획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종류는 총 52개에 달한다. 인구의 급속한 도시집중화로 도시가 팽창하면 지자체는 도시계획시설을 도시 규모에 맞게 적재적소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도시지역의 확장을 전제하거나 기대하면서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결정한 것이 ...
다문화 가정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살아가는 얘기를 듣다 보면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글로벌 시대, 또 인구 300만 명을 돌파한 인천시에 있어 그들이 여전히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 많이 퇴색돼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사회에 뿌리 박혀 있는 단일민족 의식이나 순혈(純血)에 대한 생각 때문일 것 같다. 남구에 있는 한 베트남 쌀국숫집 ‘잇다카페’ 를 찾아가 그들의 성공적인 창업 스토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