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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집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웠다. ‘세리’라고 불렀던 암컷 불독인데, 귀엽던 강아지 시절은 짧게 끝나고 몇 개월 만에 몸집이 거대해졌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주는 세리를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곤 했다. 세리는 어른 견이 되자 목줄에 쇠사슬을 달아 말뚝에 묶어서 키웠다.어느 날 세리처럼 보이는 큰 개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개장수한테 주눅이 들어 질질 끌려가는 개의 모습이었는데, 바로 그 개가 세리라는 사실을 집에 와서 텅 빈 개 집을 보고 알았다. 기자가 어린 시절 잠깐 겪었던 개에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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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선거와 국민투표를 관장한다. 또한 정당과 정치자금에 관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독립적 헌법기관이다.선거는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기에 외부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나 유권자들이 선거법을 어기지 않도록 예방·감시하고 단속하고, 선거가 끝나도 선거비용 수입과 지출을 확인하고 조사해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한다.선거관리위원회의 2023년 5월 뉴스 내용 중 일부를 보니 선거여론조사 신뢰성과 객관성 제고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 선거여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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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기자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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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월이 오면 아우 생각에 가슴이 저려 온다. 묘비 번호 1337. 묘비명 ‘육군 이병 이창남의 묘.’ ‘1984년 7월 30일 철원에서 순직.’1984년 7월 30일 3사단 포병부대에서 복무 중인 아우가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고 순직한 지 올해 39년이 되는 해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전현충원을 찾은 기자 가족들은 해마다 6월 첫째 주 토요일이면 아우 묘비 앞에서 향을 피우고 준비한 음식을 제단에 올려놓고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다.6월은 유난히 아픔이 많은 달이다. 그만큼 잊어선 안 될 중요한 날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6월
서해안
이창현 기자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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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 때마다 공기 내음이 달라져서 좋다. 올 여름은 정확히 석가탄신일 연휴가 끝나고 시작했다. 출근길 여름 내음이 훅 났기 때문이다. 초여름은 풀 내음이랑 어슷비슷하다. 그러다 날씨가 후덥지근해지고 비가 좀 더 내리면 젖은 흙 내음에 가까워진다.제대로 각인한 시기는 대학교 1학년 때다. 첫 학기가 끝난 6월, 종강과 맞추기라도 한 듯 비가 끊임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처음 맞는 방학에 무얼 해야 할지 몰랐다. 하릴없이 도서관 영화감상실에 드나들었다.도서관에 가려면 기숙사에서 나와 작은 연못을 지나
서해안
정양지 기자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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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수용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감자’다. 사람의 도리로 이들을 받아들이면 종교·치안 같은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우리나라가 이 문제로 갈팡질팡하며 정책 방향을 잡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선진국들은 인구절벽 대책으로 난민과 외국인 유입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다. 이민 수용 정책을 적극 펼치면 역효과보다는 긍정의 효과를 내 자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는 그간 혈통주의와 옛부터 내려오는 유교 사상에 따라 외부 세력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정책을 펼쳤지만, 최근에는 국적
서해안
박건 기자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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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2015년 음식점에서 화상을 입은 아이에게 식당 측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어린이 손님이 사고를 당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처지가 되자 어린이 출입을 제한하는 ‘노 키즈 존(NO KIDZ ZONE)’ 가게가 하나둘 생겼다.사회 약자로 돌봄을 받아야 할 아동에 대한 차별이라는 의견과 자영업자 권리라는 주장이 대립하면서 논쟁이 이어졌다.1일 기준 노 키즈 존 위치를 알리는 지도에 따르면 전국에 노 키즈 존 영업장은 460여 개다.일부 자영업자들은 아이가 아닌 부모 때문에 노 키즈 존 매장을 운영한다고 말한다. 아직 배워야 하는
서해안
이은채 기자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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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대사에 자주 등장하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은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다.간단히 "꽃은 붉음이 열흘을 가지 못하고, 권력은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얘기로 막강한 권력이라도 영원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다.기쁘고 행복한 일만 반복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름다움도 권력도 영원하지 않다. 봄이 오기 전 눈이 녹는다. 꽃이 피면 언젠가는 진다. 불꽃 같은 뜨거운 사랑도 세월이 흐르면 식게 마련이다. 인간은 어렵게 얻은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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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신 기자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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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절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당시 들은 봉축법어를 떠올려 본다. "이 세상 고통은 사랑과 자비의 헌신 없이는 줄어들지 않고, 중생의 고통을 제 몸에 담는 비원 없이는 구제되지 않는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대비의 한 생각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바꾸게 하니 오늘 우리가 밝힌 자비의 등불은 좌절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오만해진 사람들에게는 회심의 눈을 뜨고 자기를 낮추게 하는 하심의 등불이 돼야 한다."자신의 마음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겸허와 겸손을 뜻하는 하심은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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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촌은 무엇을 이뤄 내는가. 아직 제2공항 건설을 막아 내지는 못했다."지난 겨울 제주에 머문 시간을 기회로 책 한 권과 연이 닿았다. 윤여일의 「광장이 되는 시간」이다. 저자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 내려고 제주도청 맞은편 길가에 천막을 치고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회학자의 시각으로 담아냈다.2019년 펴낸 이 책을 최근 다시 들춰 보게 된 이유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기본계획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사업비 6조6천743억 원을 들여 제주 온평리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공항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했다.기본계획을
서해안
홍봄 기자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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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프랑스 유력 일간지는 콧대 높은 세계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우리나라에서 패션쇼를 개최하자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명품에 대한 관심은 겉모습으로 사회적 위치를 보여 주는 유교사회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성형으로 얼굴을 바꾸는 것처럼 명품 가방은 자신의 지위를 보여 주는 사회적 갑옷이 됐으며,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의 배출구가 됐다"고 했다.갑자기 갑옷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가장 잘 어울리는 집단이 생각났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거대하게 선사하고, 국민 상식에 맞지 않은 행동과 불법
서해안
김진태 기자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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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려는 욕망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위해 한반도까지 사람을 보내 약초를 찾았지만 결국 49세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로는 상당히 장수한 셈이다.수명은 삶의 여건이 좋아지면 절로 늘어나므로 소득 수준과 비례한다. 세계 여러 국가를 살펴보면 개인소득이 1천 달러인 나라는 평균수명이 45세, 5천 달러면 65세 그리고 3만 달러면 80세 정도다. 지난 반세기 만에 소득 1천 달러에서 3만 달러 이상으로 기적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수명이 늘어나는 나라다.정부가 2
서해안
이창현 기자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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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영화는 1분 남짓한 ‘다큐멘터리’였다. 초기엔 인물 움직임 따위를 담는 수준이었지만, 차츰 치밀하고 정교하게 발전한다. 어수선해 보이지만 꽉 들어찬 현실과 그 틈에 숨은 진실. 그 날것을 포착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 중 한때 유행한 ‘다이렉트 시네마’와 ‘시네마 베리테’라는 제작 방식이 있다.둘은 정반대 견해를 보였다. 다이렉트 시네마는 감독, 즉 연출자가 촬영장에서 웬만하면 나서질 않았다. 마치 벽에 붙은 파리처럼 카메라를 설치하고선 가만히 기다렸다. 출연진들이 긴장을 풀어 자유롭게 행동하고 말하게끔 내버려둔 뒤
서해안
정양지 기자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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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든 생각, ‘청년을 위한 현실이 정의로운가?’거창하게 청년 정책을 논하려는 뜻이 아니다. 평균수명이 늘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 우리 이웃의 현실을 직시함이다.이미 기득권을 쟁취해 평생 먹고 살 충분한 자산을 축적하고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들이 "요즘 애들은 패기도, 열정도, 꿈도 없이 흥청망청 살아간다"는 헛소리를 남발한다.그저 핑계일 뿐이다. 그리 사는 청년도 있겠지만 그냥 퇴사하기 싫다고 말함이 어떨까?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의 가혹한 현실은 당신의 아갈머리를 찢어 놓기에 충분하다.청년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인간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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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문제에 대처하는 인천시와 경기도가 큰 온도차를 보인다.인천시는 수도권 최초로 소득 구분 없이 모든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를 지원한다. 인천 난임 부부는 약 1만1천9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4천300명 정도가 시술로 난임을 극복하려고 한다.시는 지금까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만 시술비를 지원했다. 난임 시술비는 시술 종류에 따라 1회마다 200만 원이 넘는다. 몇 회에 걸쳐 거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 부담이 상당하다.중위소득 180% 이하 부부 약 3천350명은 지원을 받기에 부담을 덜지만 이 기준을
서해안
박건 기자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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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면 어머니에게 하루 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하루는 친구와 다퉜고 잘잘못을 따져 보니 잘못한 쪽은 기자였다. 다음 날 사과하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진심이 필요하다고 하셨다.마음에 생긴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흉이 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과를 하고 말고는 선택이지만 사과를 받을지는 상대방 몫이라고 덧붙였다. 그 뒤로 사과 받는 처지에 놓이며 말뜻을 이해했다. 상대방 태도 때문이다. 끝내 못 이긴 척 "미안"이라고 내뱉었지만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상황을 쉽게 무마하려는 행동 같았다. 차라리 달갑지 않은
서해안
이은채 기자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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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갖는다. 가치관이라는 형태로 명확히 무엇을 정하거나 혹은 설명을 못한다 해도 그 또한 한 인간의 가치관이다. 세상을 살면서 그래도 이 원칙만은 지키겠다는 자신과 작은 약속이 존재하듯 말이다.정답은 아니겠지만 진보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가치는 보통 ‘평등과 공정’이라고 한다. 또 보수주의자들이 중시하는 가치는 ‘자유’로 개인의 선택을 중시한다.민주주의에는 자유와 평등, 공정 같은 가치들이 필수 요소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정치에는 함량 미달의 보수나 진보가 있을 뿐, 진정한 보수와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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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자 어버이날이 있다. 자식이라면 누구나 1년 중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을 가장 많이 되새기는 달인 듯싶다.간혹 부모님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를 듣다 보면 부모님께 미처 다하지 못한 효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리움을 달래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가슴에 와 닿는 글을 읽었다. 그동안 대다수 부모가 겪었을 이야기이고, 기자 역시 같은 처지여서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어느 교도소에 복역 중인 죄수들에게 "세상에서 누가 가장 보고 싶은가?" 하고 물었더니 ‘엄마’와 ‘어머니’라는 답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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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취재를 시작할 무렵 상당히 생소하게 느낀 문화가 있었다. 하위직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간부공무원과 점심을 같이 먹는 관행이다.‘0월 과장님 오찬 지정’, ‘0월 식사 지킴이’처럼 표현은 달랐지만 부서를 막론하고 다수 사무실에 당번표가 붙었다. 그 중 일부 간부공무원은 직원들이 다달이 갹출하는 식비에 무임승차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당시 민원을 듣고 취재를 시작한 기자는 또 한 번 놀랐다. 정작 많은 당사자들이 이 문화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돈을 쓰지 않는 간부에게 불만을 가지긴 해도 점심 당번 자체는 필요
서해안
홍봄 기자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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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액체 ‘술’은 적당량을 마시면 보약이 되고 과하게 마시면 독이 된다.좋은 이들과 웃으며 즐기는 음주는 즐겁고 운치와 낭만이 있지만, 술이 술 먹고 소위 ‘맛이 가도록’ 마시다 보면 정신을 잃고 자신이 블랙아웃된 동안 무슨 짓을 한지도 모른다.이런 만취 상태에 운전이 합쳐지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신도 인생을 망친다. ‘음주 운전’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뉴스를 찾아 보니 각양각색의 최신판 사건·사고가 시선을 잡는다. 음주 운전하다 시민에게 붙잡힌 경찰관, 대낮 음주 운전 차 은행 돌진, 사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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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민회는 지난 2일 정기총회를 열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유철 전 국회의원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원 전 의원은 평택갑에서 5선을 한 인물이다. 원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23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석방이 확정됐다. 그리고 11월 30일 석방됐다. 그는 2013년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해 주는 대가로 코스닥상장사에서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7월 징역 1년6월과 벌금 90만 원이 확정된 사건이었고, 이로 인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됐다.검찰은 2019년 지역구 업체 대표에게서 수억 원
서해안
김진태 기자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