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포대로 인한 중국의 반발은 우리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성주 골프장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보복과 한국산 불매운동 확산, 보아로 포럼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초청 취소, 일대일로(一帶一路)정상 회의에 한국 미초청, K뷰티와 한류문화에 대한 통제 등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은 자국민의 한국 관광 통제에서도 나타났다. 한국 방문 단체 관광과 자유여행 관광상품의 판매 중단을 지시했고, 여행사를 통한 비자 발급이 불가하도록 조치했다. 이러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
대선주자들마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을 공론화하는 데에 기여한 사람이 다보스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시작과 동시에 출현했으며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더 저렴하면서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혹자는 4차 혁명은 20세기 중반 이후 시작된 디지털혁명의 연장선으로 지금의 변화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우리 삶에 줄지 명확하지 않지...
봄이 익어간다. 청명 한식도 지났으니 텃밭에 뿌린 갖은 채소들이 싹을 틔운다. 저간의 세정은 미사일이다 사드다 하여 번잡한 가운데 나라는 조기 대선일정으로 바쁘다. 노지에 움트는 새싹과 같이 바람직한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고대한다. 4월은 바야흐로 꽃 천지다. 도시 담장의 노란 개나리와 근처 산 언덕의 박홍빛 진달래가 한창이다. 전국 곳곳은 수안보온천 시조문예축전 등 벚꽃축제로 몸살 아닌 몸살을 앓는다. 이 분분한 세월, 본인의 졸작 시조 한 수로 달래본다. ―《봄날》― 오늘 본 / 꽃 세상이 / 꿈인지 생시인지 ∥ 해마다 / ...
나무 심기에 좋은 계절 봄이 왔다. 계절적으로 청명(淸明)을 전후해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해 이날을 식목일로 지정했다. 1960년에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폐지, 1961년에 식목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돼 공휴일로 부활됐고, 1982년 기념일로 지정, 2006년부터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된 것이 식목일의 역사이다. 못 살던 시절에는 전국의 관공서·직장·학교·군부대·마을 단위로 나눠 각각의 토양에 맞는 나무를 심었으며, 이 식목일 전후 한 달가량을 국민 식수 기간으로 정해 산림녹화 및 산지 자원화를...
논어 자로(子路)편에 "子曰 苟有用我者 朞月而已可也 三年有成"이라는 구절이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나를 써 주는 사람이 있다면 1년 만이라도 괜찮다. 3년이라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쯤으로 번역될 것이다. 공자가 위나라에 있을 때 한 말이라고 한다. 이 구절만 보면 공자조차도 몹시 현실 정치에 참여하고 싶어 조급해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또 아주 자신만만하게 자기 자신을 내세우려는 자부심 강한 인물로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논어 전편을 다 읽지 못한, 공자라는 위인(偉人)을 전혀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생각이...
왕조국가에서 권력은 왕에게서 시작되고 왕에게로 다시 돌아가는 순환구조로 작용했다. 따라서 국왕의 일방적인 권력 행사를 제한하지 못하거나, 독선적인 권력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면 왕권 자체도 부패의 늪에 빠졌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권력형 비리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뇌물 수수와 내란죄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천205억 원을 부과받았다. 노태우 대통령도 기업인들로부터 수천억 원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에 추징금 2천628억 원을 선고받았다...
2017. 3. 10. 오전 11:00, 온 국민은 숨죽여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11시 20분께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탄핵 결정 주문이 낭독됐다.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 소추 92일 만의 일이다. 헌법 제65조를 보면, 대통령 등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고(제1항),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되며(제3항),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치지만 민사상,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
MICE산업은 Meeting(회의), Incentive Travel(포상관광), Convention(국제회의), Exhibition(전시)과 관련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이렇게 MICE산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영향 때문이다. MICE산업으로 인해 나타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MICE산업은 경제적인 측면은 지역소득 증대, 고용창출, 세수증가, 국제수지 개선, 인프라 및 편의시설 확충 효과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파급효과...
우수도 되기 전에 개구리가 벌써 알을 슬었단다. 개구리가 잠을 깬다는 경칩은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온도 상승이 예년 절기보다 점점 빨라지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모두가 제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 말 없는 수도권 도시의 발코니 수목에도 벌써 살포시 꽃눈이 텄다. 연분홍 수줍음이 서린다. 어김없는 봄소식을 졸작 시조 한 수로 대신한다. 앞뜰에 해볼그레 / 홍매화 막 꽃순 열면∥뒤뜰에도 뒤질세라 / 녹매화 갓 눈을 뜨니∥살바람 / 매신(梅信)에 놀라 / 골목어귀 돌아서네. ―‘봄소식’ 전문 시조(時調)...
3만 원을 받아서 은혜를 갚은 부산의 형사와 피의자의 이야기가 사랑으로 번지고 있다.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는 2월, 날도 춥고 마음도 추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온전한 사랑이 번지기를 소망한다. 졸업은 기쁘기도, 설렘도, 두려움도 상존한다.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내 선택의 결과가 아닌 사회의 선택으로 취업과 미취업으로 방향이 나뉜다. 작년 12월 부산에서는 형사가 절도피의자에게 3만 원을 건네준 따뜻한 사랑이 있었다. 형사가 건넨 밥값 3만 원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마음이 너무 ...
아직은 밤이 긴 겨울, 요즘같이 잠 못 이루는 밤에 그래도 한번 읽을 만한 책으로 하남(霞南) 김성한(金聲翰 1919∼2010)의 「거인들의 시대」를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근현대 인물들의 역사적 활동과 비화를 당시 현실 여건 설명에 곁들여 담담한 필치로 적은 에세이집이다. 시기적으로는 풍운의 구한말로부터 일제강점기, 광복 직후 질풍노도의 시대를 거쳐 이승만 시대와 1970년대를 아우른다. 하남은 소설가로서 1950년대 손창섭(孫昌涉), 장용학(張龍鶴) 등과 더불어 한국 문단의 총아였다. 등단에 즈음해 월간지 「사상계」 ...
한국 외교가 총체적인 난관에 직면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동맹에 적지 않은 재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압력 또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여기에 소녀상과 관련한 일본과의 갈등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강력한 지도력을 앞세우는 트럼프, 아베, 시진핑, 푸틴 등이 각각 자국의 이익과 번영에 주력하고자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정치적 혼란과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유력 대선 후보들의 면면 또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재건하는데 확신이 들 만큼 희망적이지 못하다. 구체제에 대한 적폐...
벌써 12차 촛불집회가 지나갔다. 지난주 토요일, 영하 10도에 이르는 강추위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몇십 만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쳤다. 작년 10월 말 몇 만 명으로 시작된 광화문 촛불집회는 헌법을 농단한 최순실의 행위를 방조하고 나아가 적극 비호, 동조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거부하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국회에서 재적 ⅔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를 결의했다. 2016년 촛불집회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누적 1천만 ...
정유년(丁酉年) - 붉은 닭띠의 해, 오덕(五德)을 칭송하고, 액을 쫓으며, 풍요와 다산 속에 새 세상이 펼쳐지는 희망의 시대를 예제서 노래하고 있다. 이에, 본인도 시골에 살 때 흔히 들어보던 ‘닭 울음소리’를 제목으로 한 수 시조를 지어 읊어본다. - 울 때가 되어 우는 / 그 울음 참 환하다 // 새벽이 곧 따라 오고 / 밤은 어언 간데없다 // 꼬끼오! / 거룩한 득음 / 두고두고 울리리. - 골이 깊을수록 산은 더 높아진다. 흔히 시기로 나눌 때 1894년 갑오경장 이후의 시조를 현대시조라 한다. 고시조의 찬란한 이력...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이 시대, 닭의 울음소리 흔히 듣지 못한다 해도 새 아침은 어디선가 그가 홰를 치며 낸 상서로운 울음소리에 의해 밝았으리라. 필경, 저문 해의 암울과 좌절과 분노와 비탄을 그의 새벽 목청은 진정 후련하고 말끔하게 씻어 주리라. 무릇 닭은 하루의 시작을 표상하는 동물로 여긴다. 그의 울음소리가 미명(未明)을 걷고 태양을 들어 올려 날을 밝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닭은 인간 삶의 밝아옴, 즉 시원(始原)과도 상징적으로 통한다.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
매년 이맘때 한 해를 돌이켜 지난 일들을 정리해 보면 항상 어렵고 힘든 일들만 생각나곤 한다. 하지만 올해만큼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일들이 많이 일어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난 여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에 이어 미 대선에서의 트럼프의 당선 그리고 국내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이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 결의까지 그야말로 난세(亂世)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대 이후 대외개방과 수출지향 경제정책으로 고도성장을 유지해와 타 개도국이 부러워하는 경제로 발전한 나라다.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모두 그간의 대...
척박한 환경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공동체의 따뜻함과 무욕(無慾)의 지혜를 가진 제주 해녀 ‘바다의 어멍’. 바다에서 평생 자식을 키우고 남편의 뒷바라지, 삶의 고단함을 살았던 제주 해녀가 이달 초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 해녀의 삶은 한국 어머니들의 전형적인 삶과 다를 바 없다. 자식을 위해 무조건적 사랑과 희생, 묵묵히 삶의 무게를 바다와 생활하면서 이겨낸 인생극장이다. 제주 해녀에게 삶의 소리는 ‘숨비’이다. 어머니의 숨비 소리, 물속에서 숨을 참은 채 작업을 하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 수면 위로 올라와 ...
조선왕조는 백성들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다시피 한 배고프고 굶주린 나라였다. 이처럼 가난한 왕조가 5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단일 왕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강상(綱常)과 윤기(倫紀)를 치도의 이념으로 삼아 국가기강을 올바르게 견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엄격한 국가기강의 배후에는 도덕적 용기를 갖춘 언관들과 사간들의 목숨을 내놓는 직언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용기 있는 직언을 편년체의 일기로 기록한 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은 붓을 든 선비가 칼을 찬 무반을 통제했던 국가였다. 세계사적으로도 흔치 않...
정부는 지난 11월 28일 국정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와 중학교 1, 2학년 역사 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을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1개월간 여론 수렴을 거쳐 학교 현장의 적용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 10여 년간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과 이념논쟁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이번 발표한 검토본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으며, 역사적 사실과 헌법 가치에 충실한 교과서가 될 것이라...
지난 25일, 토요일에는 오전부터 눈이 내리고 오후에는 진눈깨비가 내릴 것이라는 보도로 날씨가 추워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저녁 6시경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차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인 150만 명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그 몇 시간 전에는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청운동 주민센터에 10만 명 이상이 몰려가 인간띠 잇기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빨리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소를 몰고 와 청와대를 향해 진격하겠다는 농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