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도망가면 죽을 때까지 도망가야 합니다." 예전에 뵀던 스님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기자에게 보낸 글귀다.스님과는 스쳐 지나가듯 자리를 함께한 인연이지만 수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좋은 글귀를 보내 주시는 마음이 참 감사하다. 그 글귀들이 기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고맙기 그지없다.그동안 스님이 보내 주신 글귀를 되새기면서 배운 세상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니, 아마 스님과는 전생에 수많은 인연 중 이번 생에 만난 인연이 아닐까 싶다."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어떤 결정이 가장 나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2.11.16
-
추워진 날씨에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국내로 유입된 시기가 2020년 1월이니 벌써 3년이 다 돼 간다. 지긋지긋한 만큼이나 한편으론 무덤덤하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잘 적응한 결과라고 본다.외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마스크 착용은 누굴 만나든지 상대방을 향한 배려와 예방의 아이콘이 됐다. 유행 초반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났을 땐 아껴 쓰겠다고 한 개의 마스크로 며칠을 난 적도 있었고, 마스크가 귀한 선물이 되는 풍경도 낯이 익다.1년에 한 번쯤 떠나는 해외여행은 어림도 없어졌고,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은 당연한 교육 방
서해안
이강철 기자
2022.11.15
-
일본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 일본 프로야구를 점령한 뒤 2001년 미국으로 진출한 첫해부터 타율, 최다 안타, 도루 1위를 기록해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하며 메이저리그에 동양인 출신 타자로서 큰 획을 그은 선수다. 메이저리그 10년 연속 200안타와 3할 타율을 유지하며 깨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 "나는 태어나서 나 자신과 약속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치로가 한 명언으로, 그는 엄격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아침에 몸을 가볍게 하고자 항상 카레를 먹고, 날마다 체력 단련을 위해 수영을 한다. 잠을 적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2.11.14
-
간혹 누군가의 삶을 훔쳐보는 행위는 즐거움을 준다.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은 ‘방랑식객’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임지호 셰프의 삶을 보여줬다. 개인의 긴 역사에 견주면 80여 분 남짓한 영화가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짧다.‘정’이라는 단어는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어로 어떤 표현을 갖다붙여도 이 단어를 정의하기가 어렵기는 매한가지다.영화에서 임지호 씨는 요리를 하면서 사람을 만난다고 말한다. 그가 식재료를 찾아 나서는 여정은 누군가를 위한 준비 과정이었고 사람과 소통 수단이었다.그 과정은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기대’
서해안
신경철 기자
2022.11.11
-
참혹했던 그날에서 11일이 지났다. 여전히 믿기지 않는, 믿기 힘든 그날 밤 잔상들이 어지러이 떠다닌다.‘2022년 대한민국’,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 너무나 어이없게도 수많은 청춘들의 시간이 멈췄다. 비극의 4·16 세월호 참사 이후 너도 나도 ‘잊지 않겠다’던 그 다짐이 무색하다.진상 규명을 위한 움직임은 진행 중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는 경찰청장과 서울청장, 용산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이에 앞서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했다.무엇도 와 닿지 않는다. 참사가 일어난 뒤 이미 우리는 국민을 지켜야 할 이들의 책임 회피와
서해안
남궁진 기자
2022.11.10
-
생각보다 후유증이 오래 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사고 얘기다. 이미 지난 5일로 국가가 정한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이번 사고를 안타까워하고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움직임은 끊이지 않는다. 언론에서도, 사석에서도 이 사고는 여전히 중요한 화젯거리다.이렇다 보니 이제는 10·29 참사와 관련해 온 국민이 후유증을 겪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생존자나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물론이고 각종 매체에서 사고 현장을 간접경험한 이들까지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우려다. 만원 대중교통과
서해안
김희연 기자
2022.11.09
-
지방자치단체는 시장이 바뀌면 일명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새로 들어온다. 어공은 시청 내부로 들어오기도, 공사나 기관·단체에 터를 잡기도 한다. 겉으로는 시장의 공약사항 추진에 도움을 주는 구실이라고는 하나, 기자의 시각으로 본 어공은 대부분 선거에 도움을 준 인물 혹은 그 친·인척이다. 그러니 시민 혈세로 월급을 받으면서도 시민이 아닌 시장에게 충성하는 부류가 바로 어공이다. 물론 자신의 할 일에 충실한 어공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앉아만 있으면서 월급을 축내는 어공이 더 많아 보인다. 대체 왜 시민 세금으로 그들을 먹고살게 해야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2.11.08
-
국가애도기간이 지난 5일까지 이어지면서 기사 작성에 작은 혼란이 있었다.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참사로, 사망자에서 희생자로, 용어 선택이 중요한 기사 특성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목요일자 기사는 사고 사망자로, 금요일자 기사는 참사 희생자로 작성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는 참사 다음 날 행정안전부가 용어 통일을 주장하며 ‘사고’, ‘사망자’로 써야 한다고 전국 17개 시도에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생긴 일이다. 이후 정부는 지난 2일 혼용해도 된다며 말을 바꿨다. 용어의 차이는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사고
서해안
백창현 기자
2022.11.07
-
온 국민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국가애도기간을 보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논란도 많은데, 정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게 장례비 따위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히면서 국민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댓글에서는 이태원 참사 사망자와 유가족을 향해 비방과 비난을 가하는 2차 가해자들까지 기승을 부리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물론 국가는 세금으로 지원하기에 납세자는 누구나 옳고 그름에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고, 찬반 논쟁을 벌이는 일까지야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힘든 일도 부지기수다. 참사
서해안
전정훈 기자
2022.11.04
-
세월이 흘러도, 세상이 변해도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작은 식물을 키우는 데에도 정성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 하물며 커 가는 어린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겠나 싶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으로 자란다. 부모에게 사랑을 배우고 삶을 살아가는 기본 태도를 배운다.모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낸 한 청취자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금은 과장된 말과 행동을 했더니 이제는 중학생이 된 딸이 ‘엄마는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라고 했다"며 "앞으로 조금 근엄하게 행동해야 할지, 그냥 지금처럼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2.11.03
-
지난 토요일 저녁, 몸살이 난 듯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잠이 깨기는 했지만 몽롱한 상태에서 아내가 켜 둔 TV에서 14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조그맣게 들려왔다.꽤 이른 시간이라 비몽사몽한 상태여서 기자는 그 얘기를 외신으로 여기고 10여 분 정도 엎치락뒤치락했다.정신을 차리고 TV를 보면서 사고가 발생한 곳이 용산 이태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에 빠져들면서 기자도 모르는 불안감이 생겼다.사고 전날 딸아이는 아내와 통화하면서 일찍 집에 들어가 쉰다고 했기에 한시름 놨다. 하지만 문제는 아들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2.11.02
-
재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믿기지 않는 일이다. 지난 주말 이태원 압사 참사로 31일 오전 기준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대참사다. 외국인 26명을 포함해 대부분 20∼30대 꽃다운 청년들이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강제로’ 등졌다. 경기도민 38명도 희생됐다.코로나19 사태 이후 들뜬 마음으로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나간 청춘들이다. 그 중엔 10대 학생들도 포함됐단 소식이 가뜩이나 주체 안 되는 마음을 더욱 옥죈다.좁은 골목길에 삽시간에 몰려든 군중에다 내리막이라는 구조
서해안
이강철 기자
2022.11.01
-
얼마 전 제빵공장에서 생산 일을 하던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굴지의 외식·베이커리 브랜드를 거느린 SPC그룹의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이 그룹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샤니, 삼립식품 등 우리가 아는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식품전문 기업이다. 고객들에게 맛있게 만들어진 빵이나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이면에 이런 제품을 만드는 공장 노동자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그런데 이들이 근무하는 현장 곳곳은 위험이 상존해 다양한 사고가 발생한다. 여성 근로자 끼임 사망사고 뒤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2.10.31
-
올해 5월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2021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종합점수·순위’는 전국 75개 시 단위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했는지를 가늠해 보는 중요한 자료다. 평택시는 과연 경기도내 31개 지자체 중 몇 위를 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자료 내용을 보니 평택시는 31개 경기도 지자체 중 31위를 했고, 전국 75개 시 단위 지방자치단체 중 최하위인 75위, 꼴찌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갑자기 궁금해지는 부분은 평택 관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국내 굴지의 양대 전자회사가 있어 재정이 넉넉한데, 시정을
서해안
김진태 기자
2022.10.28
-
여기도 저기도 파행을 겪는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국회도, 경기도·경기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거듭 불발된 경기도의회도 파행으로 얼룩졌다. 중앙이나 지방이나 정권 재편에 따른 교체기였기에 어느 정도 충돌이나 대립은 예고됐으나 이렇게 사사건건 정쟁으로 치달으며 파행만을 반복하리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지 이제 겨우 반년 남짓. 국민과 경기도민이 행사한 소중한 표에 담긴 바람들이 과연 이런 대립의 반복이었을까. 답답한 노릇이다. 기자로서는 민선8기 경기도와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출범한
서해안
남궁진 기자
2022.10.27
-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던 어느 주말,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평소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OTT 플랫폼에 접속한 적이 있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경기를 보려고 결제해 뒀던 OTT 플랫폼이었는데, 생각보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가 다양했기에 생각 없이 이리저리 둘러보게 됐다. 그때 눈에 띈 드라마가 바로 ‘안나’였다. 이 드라마는 아이돌 출신 배우 수지가 주연으로 나섰는데, 기자가 기억하기로는 이 작품을 잘 이끌어 간 수지를 두고 꽤나 호평이 나왔다고 들었다. 연기력이 성숙해졌다든가, 외모나 스타일이 관심을
서해안
김희연 기자
2022.10.26
-
최근 가족들과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여행은 계획보다 더 여유롭게 보내면서 관광지 몇 군데밖에 들르지 못하고 끝나 버렸다.하지만 목적이 힐링에 있었기에 일말의 후회는 없다.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쉼 없이 살아온 삶이, 결혼 10여 년 만에 3일 이상 한 첫 여행이라는 사실 자체가 후회로 남는다.뭐 그리 바쁘고 힘들었는지,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에 관심이 부족했다는 사실이 말이다. 다행인 점은 그렇게 열심히 산 덕분에 심각한 수준의 쪼들림(?)은 없다는 현실이다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2.10.25
-
기준금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면서 시중에는 10%가 넘는 적금도 잇달아 등장한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단 1년 만에 이자 10%를 받는 적금은 IMF 이후 처음일 테다.이자가 오른데다 이사를 잘 하지 않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부동산 거래에도 찬바람이 계속 분다. 뭔가 심상치 않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주변에는 벌써 억대 손해를 봤다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다만, 집값이 떨어져 손해를 본 분풀이를 엉뚱한 데 하는 사람이 있다. 이웃이 시세보다 싸게 아파트를 팔았다며 신상털기를 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이른바 ‘
서해안
백창현 기자
2022.10.24
-
기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 동네엔 빈집이 많다. 오후 산책길에 만난 낯선 집 중 두 집 건너 한 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하다. 동생들과 ‘염소 할머니’ 집이라 부르던 산등성이 집도, 겉보기엔 제법 번듯해 보이는 옆 마을 입구께 집도 이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집은 허문 지 오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시던 집 역시 5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로 사람이 살지 않는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은 아무 때나 집을 가꾼다. 마당에 멋대로 자란 풀을 뽑고, 아궁이에 쌓인 오래된 재를 퍼올린다. 외양간에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을
서해안
홍봄 기자
2022.10.21
-
인간관계에서 오랜 세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적절한 균형’이다. 특정인의 일방 배려나 존중, 희생과 의존이 아니라 적절한 균형을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는 일은 꽤 중요하다. 어느 관계에서나 그렇고 경제·사회 같은 다양한 옆면과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인생을 살면서 쌓아가는 많은 관계 속에서 신뢰·존중·배려·안정이 지속되려면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함과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아마도 공감이 아닐까 싶다. 공감은 곧 소통을 뜻하고, 소통하는 힘을 길러야 세상이 따뜻해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2.10.20